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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에서 80세까지 함께하는 디지털공동체

2004-01-01 2004년 1월호

# 사이버세계로 오르는 계단
흔히 한미은행 본점이라고 부르는 구월동의 한미은행 인천영업부 건물은 그 높이와 외형으로 인해 인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한미은행을 비롯해 각종 금융관련 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오피스빌딩인 이곳에 요즘 청소년들의 발걸음이 빈번해지고 있다. 그들은 언제부턴가 한미은행 건물을 사이버센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로비에 들어서면 1층에 있는 은행 쪽으로는 아예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급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뛰듯이 올라간다. 그들을 실은 에스컬레이터는 사이버 세계로 오르는 계단이다. 2층에 자리잡은 인천사이버시티센터의 문을 여는 순간 그들은 사이버시티의 당당한 시티즌으로 변한다.
인천사이버시티센터는 우리시가 ‘디지털게임산업의 메카’ ‘정보문화의 전당’ 등의 모토 아래 설립했지만 무엇보다 인천시민이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시민이 되길 소망하면서 지난해 5월에 220평의 규모로 구축한 사이버공간이다. 그 기능은 크게 보면 놀이(엔터테인먼트)와 교육(에듀테인먼트)이다. 그야말로 에듀테인먼트의 현장이다. 놀이로 접근해서 궁극적으로는 교육의 효과를 얻고 더 나아가 IT산업의 불씨를 키워보자는 데 있다.
요즘 유행하는 노래가 나오고 곳곳에 매트릭스 영화포스터가 걸려 있는 등 한껏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센터는 크게 이벤트홀, 인터넷카페, 전자도서관, 그리고 세미나실로 구성돼 있다. 명화와 만화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벤트홀에는 30개의 관람석, 첨단 음향시설, 대형 프로젝트 빔 등이 설치돼 있다. 전자도서관은 CD롬이나 DVD, 인터넷을 이용해 각종 정보를 검색하거나 영상관람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터넷카페는 인터넷서비스와 이메일 그리고 전자상거래 등을 하면서 정보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자 쉼터이고 세미나실은 게임개발업체나 리룩스유저 동호회 등 관련단체나 모임의 만남의 장이다.

 

 

 

# 센터의 한낮 풍경
학생들이 학교를 파하는 오후 3시경, 한 무리의 아이들이 달리기 경쟁이라도 하듯 로비를 가로질러 2층으로 오른다. 센터의 문을 열고 안내프런트에 줄을 서서 급히 신청서를 기재하면서 헐레벌떡 묻는다. “자리 있어요?” 자리가 있음을 확인한 아이들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한다. “아싸∼”
배정된 자리에 앉은 아이들은 각자 게임의 세계로 빠져든다. 길지 않은 시간에 그들은 게임 속 사이보그가 된 듯 순간순간 희노애락의 표정을 짓는다. “어디 사니?” “용현동” “이곳에 자주 오니, 일주일에 몇 번 오니?” “세번요”. 시선을 화면에 고정한 채 답변은 단답형으로 되돌아온다. 이미 그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서바이벌 세계의 지존이 되기 위한 사이버 전사(戰士)일 뿐이다.
센터가 게임방이나 풀스방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뒤따랐다. “게임시간을 보통 1시간으로 제한합니다. 그리고 자극적이거나 비교육적인 프로그램은 원천적으로 차단시키거나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지도를 합니다.” 이곳에 상근하는 시 정보화담당관실 정인숙 씨의 설명이다. 오히려 쾌적한 환경과 시에서 운영한다는 믿음으로 인해 부모들과 함께 오는 아이들이 점차 늘고 있고 아이들끼리 오더라도 이곳에 온다면 선뜻 OK 사인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형제끼리 남매끼리 온 팀이 눈에 띄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곳이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CGV로 가는 동선에 있는 덕분에 아예 이곳에서 약속을 잡거나 영화상영시간까지 이곳에 머무르면서 게임을 즐기는 아베크족들이 늘고 있다.
할머니 두 분이 센터로 들어왔다. 은행을 잘못 찾으신 건가. 할머니들은 센터 가운데에 자리 잡은 인터넷카페를 지나 교육장으로 들어선다. 그곳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눈을 가늘게 뜨고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매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인터넷기초반 학생들이다. 강의가 시작되려면 30분 넘게 남았지만 40석의 자리는 거의 다 찼다.
“자, 어제 배운 네이버 창을 띄워보세요”. 강사의 말에 그들은 배운 대로 능숙하게 창을 연다. “오늘은 음악을 다운받아 듣는 법을 배울꺼예요”. 한 시간 후 그들의 헤드폰에서는 나훈아의 빈잔,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등이 흘러 나왔다. 불과 일주일 전 만해도 ‘엠파스’하면 무슨 새로 나온 파스 인줄만 알았던 그들이지만 이제는 유리벽 저편의 아이들처럼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사이버세계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글 _ 유동현 · 사진 _ 김성환

 


이용안내 _ 인천사이버시티센터의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다. 일요일은 휴관이다. 이용은 무료이며 하루 이용시간은 이용객 수에 따라 1시간 내지 2시간으로 제한한다. 세미나실 등을 단체로 이용하려면 사전에 예약해야한다. 문의 _ 440-1501~6

 

 

 


해리포터 영화도 상영해요

 

센터에는 인터넷기초에서부터 홈페이지작성, 한글2002, 엑셀2000, 파워포인트, 컴퓨터관련 자격증반 까지 다양한 과정이 개설돼 있다. 보통 오전 10시, 오후 4시에 강의가 시작되지만 최근에는 직장인과 청소년들을 위해 오후 7시에 시작되는 야간반도 개설했다. 교육비는 전액무료이다.
이벤트홀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17일까지 매주 금(오후 2시, 6시)·토요일(오후 2시)에 DVD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마이크로코스모스, 선생 김봉두, 라이언일병구하기,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등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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