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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게, 장 받으시게나

2006-07-01 2006년 7월호

 

 


 


 


 


 


 


 


 


 


 


 


이보게, 장 받으시게나


 


오늘도 할아버지들은 느티나무 아래 모였습니다.
장마철 흐르는 땀을 씻을 곳으로 이만한 장소도 없습니다.
누군가 의자 밑에 있던 장기판을 내놓자
금세 차, 포, 마, 상이 뛰어다니고 졸도 부지런히 다닙니다.
슬슬 장기 두는 사람보다 훈수꾼들이 더 많이 모여듭니다.
훈수 들다 면박을 받아도 기어이 한수 거듭니다.
그들의 장기판에서는 ‘일수불퇴(一手不退)’라는 비정함은 없습니다.
“어허, 이사람”하며 못이기는 체 한 수 물러 줍니다.
할아버지들은 이미 양보의 미덕을 알 만큼 많은 세월을 보낸 탓입니다.
“외통일세, 빅장이구먼”
체스, 보드게임 등 서양식 놀이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들으면
통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를 외치며 그들은 그렇게 한여름을 보냅니다.



(용현동 철길 건너목에서)


 


글·사진 유동현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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