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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겨운 딸의 특별한 생일
눈물겨운 딸의 특별한 생일
3월이 생일인 우리 딸에겐 6월에 특별한 생일이 또 있습니다. 정말 긴 세월이 흘렀네요. 93년 6월 어느 날 새벽. 중학교 등교준비를 하던 딸에게 병마가 찾아왔습니다. 건강하던 딸은 하루아침에 뇌출혈이란 병명에 생사를 넘나들며 1%의 기적을 걸고 두 차례의 대수술을 받았었죠.
의사들조차 포기했었던 상황에 각서까지 쓰며 매달려야 했습니다. 긴박했던 순간들… 오랜 시간의 수술은 기적처럼 대성공이었죠. 심한 출혈 탓에 시신경에 문제가 생겨 앞을 볼 수 없다던 그때. 정말로 절망적이었던 그때 기억은 잊을 수 없는 고통이네요. 딸은 사춘기시절 갑작스레 닥친 병마에 좌측마비라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6월 그날 아침만 되면 새로이 태어난 딸을 축하해주고자 고마움의 마음을 담아 미역국을 끓여줍니다. 그 힘든 고통과 아픔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당차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딸이 자랑스럽네요.
송영해 (부평구 일신동)
아버지의 목소리
가끔 하늘을 보면 아버지의 얼굴이 비친다. 그리곤 이내 눈시울이 적셔진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27년 전 일인 셈이다. 그날은 내 생일이었지만 생일에 대한 기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어머니가 시루떡인 백설기를 해주시는 것으로 만족했던 것 같다.
저녁 늦은 시간이었다.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그리고는 아버지의 음성이 들렸다. “사랑하는 딸! 밥 먹었니? 생일 축하한다!!!!”“네 먹었어요. 아버지는 드셨어요? 지금 어디세요?”“응. 회사란다. 좀 늦을 것 같다. 있다 보자.” 아버지는 전화를 끊으셨고 난 아무런 생각없이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5분이 채 안되어서 아버지는 대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술이 약간 취한 듯한 모습에 목소리의 톤은 다른 날과 달랐다 . 늦으신다던 아버지는 집앞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하셨던 것이었다. 그리고는 생일 축하한다며 하얀 봉투를 내미셨다. 내 생애 처음으로 받아보는 생일선물이었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에게 해주신 아버지의 이벤트였다.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니 눈물이 나온다. 평소에 엄하시고 말씀도 없으셨던 아버지셨다. 지금은 몸이 불편하셔서 집에서 하늘을 가끔 바라보시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아버지. 너무도 나약해지신 아버지께 그때의 일을 기억하게 해드리고 싶다. 너무 감사했다고 너무 사랑한다고…. ‘사랑합니다, 아버지. 그리고 당신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아름다운 하늘을 보면 아버지께 전해드리고 싶다. 그래서 난 아름다운 하늘을 보면 카메라에 담는 습관이 생긴것 같다. 지금도 난 그때의 그 생일 추억하나로 지금도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생일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인용 (남구 관교동)
사진 속의 아버지
몇 해 전만 해도 이른 아침이면 아버지께서 생일 축하한다는 전화를 해주셨는데 지금은 아버지의 목소리까지도 잊혀진지 오래다. 아버지께서는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다. 워낙 꼼꼼하고 자상해 집안의 대소사를 기록해두셨다가 일일이 연락해주시고 가끔 기쁨을 전해주는 한통의 편지도 보내주신 그런 아버지셨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병원이라고는 평생 가본 적이 없으시고 건강은 자신있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위암 말기라니…. 믿기지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그 순간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오래도록 살아계시기만 바랬다. 그런 나의 마음은 헤아리지 않고 이별은 나의 곁에 맴돌다 들꽃이 만발하고 코스모스가 실바람에 산들거리는 10월. 가장 예뻐한 둘째딸의 생일날 다시는 올 수 없는 먼 곳으로 가신 나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면서 가끔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면 지갑 속에 꽂아둔 작은 사진을 보면서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길미영 (남구 주안2동)
자기야, 미역국 정말 맛있었어
지난 5월29일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남편이 하루전날 뭘 갖고 싶냐고 하기에 남편이 돈이 없는 걸 아는 저는 그냥 미역국을 끓여 달라고 했습니다.
아침운동을 매일하는 저는 다음날도 5시30분쯤에 일어나서 밥을 해 놓고 운동을 나갈까 하다가 어젯밤에 남편한테 한 말도 있고 해서 그냥 운동을 나갔습니다. 한 시간 가량의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남편이 잡곡밥을 해놓고 마침 미역국을 끓이고 있었습니다. 제가 알려 주려고 옆에 가니 오지도 못하게 하고서는 말이죠. 그런데 남편이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국에 간장을 넣으려고 간장병을 여는 순간 부엌바닥에 간장병을 쏟아서 온 집안이 간장냄새로 가득찼지요. 얼마 후에 미역국이 다 되어 밥을 먹었는데, 우리 남편이 끓여준 미역국 정말 맛있었습니다.
“자기야, 자기가 끓여준 미역국 정말 맛있었어. 정말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자기 생일 때는 내가 미역국 맛있게 끓여줄게.”
저희 남편이 끓여준 생일 미역국 정말 맛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일년에 한번만이라도 미역국 끓여 주세요.
송경자 (남동구 만수동)
엄마의 생일
어제 그러니까 6월3일 엄마의 전화를 받았어요. 저희 어머니가 서울에서 일을 하셔서 집에 매일 계시지 않거든요.
“오늘 무슨 날인 줄 아니?” 엄마가 물으셨을 때 전 토요일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더라구요. “오늘 누구 태어난 날인데~~ 모르겠어?” 라고 엄마가 말씀하시자마자 전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오늘은 바로 저의 하나뿐인 엄마의 생신이었던거죠.
엄마의 외동딸인 제가 생신을 잊어버리고 있었으니 얼마나 서운하셨을까요. 힘들게 키워주신 보람도 없으셨을 거예요. 말씀은 괜찮다고 하셨지만 전 너무 부끄러워서 말이 나오질 않았어요. 얼마 전부터 새로 시작한 일에 바빴다는 핑계는 정말 핑계인거죠. 떨어져있어서 더욱 잘 해드려야 하는데….
내년 생일엔 제가 정말 잘 해드릴게요. 미역국도 직접 끓이고, 손잡고 영화도 보고, 엄마 닮은 장미꽃도 드리고, 예쁜 선물도 사드릴게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김혜란 (부평구 부평2동)
복잡한 8월의 생일
휴가철이 시작되는 8월이면 우린 시댁에서 한꺼번에 밀린 생일 파티를 하느라 분주하다. 8월이 시작되면 월초에 어머님생신, 며칠뒤 남편의 생일, 그 하루 뒤 내 생일, 3일이 지나면 시누이 생일, 그리고 2일이 지나면 손아래 동서의 생일이 된다.
축하해야할 생일이 여러 번이다보니 아예 한꺼번에 합동으로 묶어서 생일파티를 한다. 이산가족으로 이북에 고향을 두신 시부모님께서는 제목이야 어쨌든 언제나 가족들이 모여 시끌벅적한 그분위기를 너무도 좋아하신다.
더운 여름 태어난 본인보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님 생각은 잠깐뿐 그냥 즐겁게 모여 하루를 보내는 자체가 즐겁기도 하고 같은 달에 생일을 두고 있는 가족들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남남끼리 만난 우리부부의 생일이 하루차이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왠지 남다른 인연이 아니었던가 하는 억지춘향의 이유이기도 하다. 정말 말씀 없으시고 무뚝뚝하신 우리 시아버님께서 며느리 생일을 꼬박꼬박 챙겨주시는 일은 더욱더 감사할 일이다. 어머님 입장에서는 괘씸하기도 한 일이지만 정말 기억하셨다 용돈이라도 한 푼 주실 때는 더욱더 훌륭해 보이는 우리 아버님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후 늦게는 아버님 고향의 풍습대로 냉면을 먹으러 간다. 국수가닥처럼 오래 오래 건강하라는 생각으로 면으로 된 음식을 먹는다.
올 여름에도 얼마 남지 않은 그날에 식구들이 모여 즐거운 하루를 보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거창한 선물도 분위기 있는 생일파티도 별로 부럽지 않은 하루다.
박현주 (남구 용현5동)
이렇게 하는 생일 축하 방법도 괜찮죠?
우리 큰 언니가 올해 생일은 아주 특별하게 기억될 거라고 얼마 전 통화에서 자랑(?)을 하네요. 조카는 직장생활을 집 근처에서 하는데 주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답니다. 언니 생일이 올해는 5월 말경이었는데, 글쎄 조카가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아니 양해를 구하고 쏜살같이 달려와 집안 청소를 말끔히 해놓고, 케이크를 사놓고 갔다지 뭐예요? 카드에는 원래는 미역국도 끓일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못해서 내년엔 꼭 끓여드리겠다는 말과 함께, 존경한다고, 항상 건강하시라면서요.
저녁에 퇴근한 언니는 관리사무소에서 꽃바구니 가져가라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꽃바구니도 언니 이름으로 와 있었다네요. 나중에 알고 보니 꽃바구니는 형부의 모임에서 보낸 것이었고, 케이크와 말끔한 집안 분위기는 조카가 엄마를 위해 낸 1시간의 배려와 지혜가 가져다 준 선물이었다네요.
언니는 “값비싼 선물보다도 가족간에 나누는 배려와 정이 고마울 뿐”이라며, “내가 자식농사는 실패하진 않은 것 같다”라고 하네요. 저도 조카가 지혜롭게 행동한 건 인정해야겠다는 생각과 어느새 어엿한 어른이 된 조카가 대견하네요. 마음이 예쁜 조카를 두어서 행복했습니다.
임승미 (중구 덕교동)
외가에서 치른 철부지 생일잔치
돌아가신 어머님은 제사나 생일을 무척 까다롭게 챙기셨다. 제삿날은 목욕부터 시작해 정성 드려 제수를 준비하셨고 생일날에는 미역국은 물론 갖가지 음식에 인절미까지 마련해 축하해 주셨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란 나는 생일은 특별한 날로 알고 지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처음으로 부모님 슬하를 떠나 외숙댁에서 생일을 맞았다. 아침상은 미역국도 떡도 없는 여느 날과 다름없는 보통의 상차림이었다. 묵묵히 밥을 먹다가 슬그머니 속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억지로 참고 참다가 드디어 성질이 폭발했다. “외삼촌, 오늘이 무슨 날인줄 아세요?”하면서 냅다 큰소리를 쳤다. 깜짝 놀라시는 외숙께 볼멘 소리로 오늘이 내 생일인데 미역국도 떡도 없이 그냥 지낼 수 있느냐고 대들었다. 외삼촌은 깜짝 놀라시며 미안한 표정으로 아무 것도 모르시는 외숙모께 조카 아이 생일도 모르냐며 별명대로 기차 화통같은 큰소리로 호통을 치셨다. 저녁상에는 미역국에 잘 차린 음식으로 식구들이 때 늦게 생일을 축하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그리 속 없고 철모르는 짓을 했는지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지만 그때는 그게 아니었나 보다. 나는 지금껏 작고하신 외숙 내외분의 지극한 조카 사랑을 잊지 않고 지내면서 내 나름대로 그분들의 생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그리워하고 있다.
송두홍 (서울시 동작구)
생일잔치의 후유증
초등학교 5학년 아들 이야기입니다.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생일잔치에 시큰둥하던 아이가 4학년 생일에는 자기도 잔치를 해달라고 하더군요. 은근히 친구가 없나하며 걱정하던 터라 더위도 잊고 정성을 다해 집에서 상을 차려주었습니다.
염려와는 달리 아이들 웃음소리가 시간이 흘러도 끊이지 않아 좋았는데, 어느덧 놀이도 지쳐갈 즈음 활짝 열린 현관문 옆에 얌전히 있는 축구공을 기분이 상기돼 있는 생일 주인공이 후다닥 달려가서 찬다는 것이 그만 문 옆 모서리를 차는 바람에 발가락뼈에 금이 가고 말았답니다.
더운 여름, 무릎까지 깁스를 한 무거운 다리로 목발에 끼어 겨드랑이가 아프다고 하면 등에 들쳐 업고 3층 교실까지 데려다 주고 집에 올라치면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답니다. 반가이 찾아 온 여름방학. 온 식구가 심부름꾼이 되었답니다.
지금은 어찌나 건강한지 번쩍 안기조차 힘이 들 정도로 묵직한 아들이면서도 마음속엔 든든한 아들이랍니다.
황순미 (부평구 산곡2동)
생일
어버이로부터
생명을 받은 날
귀하고 즐거운 날!
볏짚에 쇠고기 묶어서
“계집아이 생일이라오”
손에 들고 오셨던 부친은
하늘나라에서도 내려다보시겠지!
창 밖에 내리는
동짓달 비는 서글프구나
인생이 끝자락인 생일을…
허무한 인생살이 고달파서
시대의 흐름은
번거로운 외식문화
화려한 요리 속에
자손들의 은혜의 보답을…
오로지 그리운 것은
부친의 손에 볏짚 묶인 쇠고기
그 때 그 시절에
부친의 사랑이 그리워서
생일은 누구나 즐거운 날
함께 나누며 축배의 잔을
즐거운 세상을 내가 만들고
아름다운 세상 떠나리!
김하주 (연수구 선학동)
다음달 글의 테마는 ‘휴대폰’ 다음달 테마는 ‘휴대폰’입니다.
휴대폰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사연을 글로 보내주세요(200자 원고지 3매). 사진은 주제와 관계없이 계절과 어울리는 재미있고 사연이 담긴 작품을 보내주세요. 책에 실린 분께는 작은 선물(문화상품권 1만원권 1장)을 보내드립니다. 게재된 사진을 돌려받기 원하시는 분에게는 돌려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실 곳 _ 우편번호 405-750 인천광역시 남동구 시청앞길 25(구월동 1138번지) 인천광역시청 공보관실 <굿모닝인천> 독자마당 담당자 앞 / 인터넷 신청 : www.incheon.go.kr → 화면 왼쪽 프레임 하단의 ‘월간 굿모닝인천’ 메뉴 클릭 → 독자마당에 올려주세요. 마감은 7월 18일까지 입니다. 응모하시는 분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정확하게 기재하셔야 접수가 됩니다. (문의 _ 440-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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