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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속살 오롯이 내주다

2006-06-01 2006년 6월호
부드러운 속살 오롯이 내주다
 

글-김미희 (본지 편집위원) | 사진-김정식 (자유사진가)


 


니들이 게 맛을 알아?
꽃게라고 다 같은 꽃게가 아니다. 한때 광고에서 나온 유행어처럼 제대로 된 게 맛을 음미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올해처럼 3월말까지 추위가 길어지면 제철이 되어도 온전하게 토실토실한 꽃게를 구경하기조차 힘들어진다.
하지만 연평도와 백령도 등 국내 최대 꽃게 어장이 자리한 우리시의 미식가라면 누구보다도 꽃게의 참맛을 알고 있을 것이다. 송도, 소래, 연안부두 등 우리시 곳곳에는 맛과 전통을 자랑하는 꽃게음식점이 모여있고 꽃게거리가 형성돼 있을 정도다. 그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진 곳이 소암마을이다. 송도유원지에서 송도비치호텔을 지나 직진하면 지금은 동막으로 더 잘 알려진 소암마을이 나온다. 본래 토박이말로‘쉬암말’이었으나‘소암말’로 바뀌고 한자로 음차해‘小岩마을’이라고 쓰고 있다. 이곳에 가면 아직도 소박한 시골집들과 꽃게음식점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당시 꽃게가 그곳 앞바다에서 흔하게 잡혔고 주민들의 생계유지 수단이었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매립과 개발 등으로 400여년 꽃게마을의 역사는 점점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일등 꽃게, 송도에 살과 껍데기를 묻다
다행히도 거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송도꽃게거리’가 형성돼 인천 대표음식인 꽃게탕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년도 훨씬 전, 송도유원지 로터리 주변에는 꽃게찜과 조개탕 등을 팔던 포장마차들이 수두룩했고 차츰 자리를 잡아가며 가게를 얻어 꽃게거리가 조성된 것이다. 충남서산회집(사장 안오순, 68)을 비롯해 많은 음식점들이 초창기 멤버 1호다.
그 당시 사람들의 입맛이 소박했던 탓인지, 꽃게 고유의 맛을 즐기려고 했던 탓인지 대부분 아무 양념이 없이 꽃게찜으로만 팔았다고 한다. 안오순 할머니 역시 포장마차에서 꽃게찜으로 시작을 했으나 고향에서 담벼락의 늙은 호박을 뚝뚝 썰어 넣고 된장을 풀어 끓여먹던 꽃게탕이 그리워 집에서 하듯 그대로 맛을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32년을 한결같은 맛만 고집했으니 우리입맛이 고급화되었다는 말도 무색해 진다. 지난 98년 우리시 향토전통음식 품평회에서 우수하게 평가받은 이 집을 비롯해 꽃게거리 음식점들은 변함없는 맛으로 사철 꽃게탕이 제철(?)을 맞은 듯 손님들로 북적인다.
안할머니는 7남매에게 그 비법을 전수해 많은 손님들에게 그 맛을 나눠주고 있다. 이미 매립된 지 오래라 그 옛날 송도 앞바다에서 잡은 꽃게의 맛은 아니겠지만 대신 연평도, 백령도에서 나오는 알이 꽉 찬 암게만을 골라 탕을 끓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주문할 수 있다. 일등상품으로 판정된 꽃게들만 송도 꽃게거리에 입성할 수 있으니 송도에서 생을 마감한 꽃게들은 적어도 명예롭지 않을까?


 


샥시, 꽃게탕집 내도 되겠시유~
일일요리사 강규임(남동구 구월동, 35)씨는 충남서산회집 안할머니의 손맛을 이은 막내아들 조은행 씨의 강의를 받는다. 청출어람이라고 어머니가 알려준 노하우에 또 다른 비결을 더해 이 집 특유의 꽃게탕 맛을 내고 있다. “꽃게탕은 실패하기 십상이라 선뜻 요리를 못해요. 비싼 재료 망치면 사먹느니만 못하잖아요. 특히 집에서 하면 이상하게 비린내가 많이 나요.”라고 풋내기 요리사가 은근히 물어오자 조 씨는 “사실은 화력이 중요해요. 집에서 쓰는 불은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화력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비린 맛을 없애기 쉽지 않거든요. 끓는 물에 꽃게를 살짝 데쳐서 사용하면 비린 맛을 없앨 수 있어요. 무엇보다 우리집 꽃게탕에는 단호박이 들어가 맛이 좋대요.”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시키는 대로 하나씩 따라 해 꽃게탕이 완성되어가자 지켜보던 안할머니는 비법이 공개돼 은근히 걱정스러운 듯 하다. 하지만 젊은 새댁이 근사한 꽃게탕을 끓여낸 것이 대견스러운지 꽃게탕집 하나 내보겠느냐고 농담반 진담반 종용한다.



여러분도 일일 요리사가 될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주부는 <굿모닝인천> 편집실 (440-2072)로 연락 주세요.



꽃게탕 맛나게 끓이기


<재료> 꽃게(2마리), 파, 다진 마늘, 양파, 감자, 쑥갓, 단호박,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다시마와 각종 야채를 끓여 우려낸 육수
<만드는 방법>
① 암게 고르기-배꼽이 뾰족한 삼각형 모양이면 수게이고 둥근 삼각형 모양이면 암게다.
② 준비된 육수를 센 불에 끓인다. 팔팔 끓을 때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등 양념을 넣고 다시 끓인다.
③ ②가 끓으면 파, 양파, 감자, 단호박 등 야채를 넣고 다시 끓인다. 감자는 국물을 부드럽게 하고 단호박은 달달한 맛을 낸다. 다시 팔팔 끓으면 손질한 암게를 넣고 다시 끓인다. 상큼한 향을 내기 위해 쑥갓을 넣는다.
〈알아두기〉
① 꽃게는 3월부터 6월까지, 그리고 9월부터 12월까지 전성기를 두 번을 맞는다. 알을 풀기 전인 봄철에 먹는 암게라면 영양도, 맛도 만점이다.
② 꽃게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당뇨병 치료, 간 기능 강화에 탁월한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다. 특히 산후풍, 월경불순 치료 등 여성들에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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