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사진가 눈을 통해 세상의 또 다른 모습 본다-사진그룹 IMAGO
사진그룹 IMAGO
사진의 이미지는 말과 글이 줄 수 없는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우리는 한 장의 사진이 주는 무게에 깊은 떨림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사진은 변해버린 것과 아주 사라져버린 것들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지난 역사를 생생하게 기억하게 한다.
글-신은주 (인화여고 국어교사) | 사진-김정식 (자유사진가)
사진그룹 이마고(IMAGO)를 취재하러 종합문화예술회관 근처에 있는 태양스튜디오를 찾았다. 이곳은 사진가 유재형씨가 운영하는 스튜디오로 이마고의 ‘아지트’이자 인천에서 사진 좀 한다는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이마고는 ‘image’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이다. 세상 모든 것이 고유의 형상을 가지지만 사진가의 눈을 통해 세상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것을 담고자 하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2002년 12월, 인천가톨릭대 사회교육원에서 사진공부를 한 사람들끼리 뭉친 사진그룹이다. 유재형씨는 당시 그들에게 사진을 강의한 교육원 교수였다. 스승이 강단에서 다하지 못한 강의를 동아리 형식으로 다시 제자들을 불러 모아 현장에서 함께 뛰며 도제형식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16명이 활동을 하며 2004년과 2005년에 두 번의 전시를 가진 이마고는 다른 사진 그룹과는 작업의 방향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지는 ‘아픈’ 곳을 찾아 앵글에 담는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인천의 몇 개 남지 않은 배 터 중에서 유일하게 생활터전을 갖고 있는 화수부두.
화수부두는 유재형 씨가 사회교육원에서 사진 강좌를 하기 전부터 20년간 드나들면서 작업을 해 오던 곳이다. 그에게 이곳은 공장의 숲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아파트, 부두가 있어서 삶의 이야기가 많고 인천에서는 의미 있는 지역이다. 사회교육원 수강생들도 이 화수부두에 마음이 끌려서 작업을 하다가 이마고에 들어와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바다로 물이 가득 들어오는 음력 7월 백중사리 때면 화수부두의 물이 넘친다. 이 때를 전시기간으로 정하고 첫번째 사진전은 각자가 보고 느낀 화수부두의 이미지를 표현한 화수부두 설치전으로 열었다. 고철부두의 이전으로 부둣가는 더 좁아지고 사람들은 철가루 속에서 살게 되었다. 잊혀져가는 마을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주는 것은 사진뿐이다. 햇볕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 먼 바다로 만선의 꿈을 안고 달려가는 뱃고동 울리는 꽃게 배는 아직도 남아 있는 희망의 흔적이다. 그 이미지를 담아 가겟집 유리창틀, 전봇대, 그물 등에 사진을 걸었다.
제 2회는 들물 - 화수부두의 또 다른 이야기를 담았다. 인물 사진을 위주로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담기 위해 회원 한 명이 2가구씩 맡아서 매주 한 번씩 방문하여 주민들과 함께 공동작업을 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다 오래 되었다. 카메라에 잡힌 집 안의 골목 담 벼락에 걸려 있는 사진도, 조명을 받고 있는 부두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노인만 남아서 마음이 아프고 작은 정원 앞에 있는 할머니의 흰머리와 자라나는 화초도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손자의 선물인 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는 할머니의 빈 치아 사이로 웃음이 새어 나가는 것도 슬프다. 천장에 매달아 놓은 낡은 선풍기 옆에 먼지를 쓴 채 흰 실타래에 묶인 북어가, 복조리가 희망을 품고 있는 것도 마음이 아프다.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는 것은 사람을 아프게 한다. 회원들은 그 연민 속에서도 다가오는 주민들의 따스함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면서 전시작품을 주민에게 모두 선물로 남기고 왔다.
이마고는 지금 그동안의 작업 현장을 벗어나 빈 집이나 공터를 활용한 옴니버스 형식의 또 다른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 첨부파일
-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온라인 열린 시장실 」 관리자 알림 >
그동안 해당 게시판에서는 댓글 기능을 제공해 왔으나, 댓글이 공식 의견으로 접수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부득이하게 운영을 종료하게 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
댓글은 공식 의견으로 접수되지 않으며, 향후 확인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의견 제출을 원하시는 경우 '의견내기 참여' 탭으로 이동하시어 본인인증 후 게시글을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리게 된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