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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가 바다의 별 같아요” 인천시 수산종묘배양연구소

2006-05-01 2006년 5월호

불가사리가 바다의 별 같아요”


인천시 수산종묘배양연구소

바다는 얼마나 넓을까? 바다 밑은 어떻게 생겼을까? 바다 속엔 어떤 생물들이 있을까? 파도는 왜 일어날까? 밀물과 썰물이 발생하는 원인은? 호기심으로 가득한 여섯 친구들 강진원(만수중학교 1년), 강지현(인수초등학교 6년), 김석진(먼우금초등학교 5년), 김령아(인수초등학교 2년), 강지우(7세), 강동훈(6세)과 함께 바다에 대한 온갖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옹진군 영흥면 수산종묘배양연구소로 향했다.
글-한정민 (전 더클래스 기자) | 사진-김성환 (자유사진가)


 


 


바다가 보이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영흥도는 2001년 10월 영흥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연안부두에서 뱃길로 1시간 반 거리였던 곳. 하지만 일행은 월곶IC에서 시화방조제, 대부도, 선재도를 지나 영흥도로 이어지는 길을 배 한 번 타지 않고 갈 수 있었다. 도로 양 옆으로 펼쳐진 짙푸른 바다를 맘껏 감상하면서 아이들은 가는 길 내내 차창을 스치는 경관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영흥화력발전소가 나타난다. 세계 최대라는 해상송전선로와 철탑이 장관이다. 남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니 드디어 대지면적 18,710평의 인천광역시 수산종묘배양연구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참 넓고 조용하고 깨끗하다. 햇볕 따사로운 봄날인데도 비릿한 바다 내음을 실은 바람이 제법 거세다.
밝은 베이지색 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차순옥 선생님이 아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연구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1층에 체험학습관이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재미있는 바다여행의 시작이다!”


물고기를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학습장에는 유치원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천의 바다와 섬, 생물과 서해안 갯벌이야기가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전시돼 있다. 령아, 지우, 동훈이가 꼼꼼하게 이것저것 들여다보는 가운데 맏형인 중학생 진원이는 다소 시시한 듯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터치 풀(Touch Pool). 손으로 직접 물고기와 조개 등을 만져 볼 수 있는 공간을 보자 여섯 아이들 모두 흥이 난다. 바위 위에 전시된 각양각색의 조개를 집어든 아이들은 문질러도 보고 두드려 보며 마냥 신기해한다.
‘찰랑, 찰랑’ 조그만 파도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길을 돌리니 바닷물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여 만든 작은 바다다. 불가사리와 성게, 해삼 등 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것들을 직접 물에서 건져보는 아이들. 불가사리는 친구들에게 단연 인기 1순위다. 몸통에 해당하는 체반을 중심으로 다섯 개의 팔이 다섯 방향으로 뻗어 있는 데다 연노랑, 보랏빛을 띠고 있어 마치 별 같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가장 흔한 ‘아모르 불가사리’는 다리 하나가 떨어지면 다시 자란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라는 아이들. 잘린 꼬리가 다시 자라나는 건 도마뱀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불가사리는 주로 조개류를 잡아먹는데 홍합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차 선생님의 설명에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예쁜 빛깔을 띤 바다의 마스코트쯤으로 알았는데 조개까지 마구 잡아먹는 포식자이라니… 놀라운 모양이다.
바위에 찰싹 붙어있는 전복을 직접 떼면 주겠다는 차 선생님의 말을 듣고 친구들이 힘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아무도 전복을 떼어 내지 못했다. 해녀들이 칼로 요령껏 떼어내야 겨우 떨어진단다.
이번엔 성게다. 지현이가 성게를 집어 들자 너도 나도 그 자흑색의 뾰족뾰족한 동물을 하나씩 집어 든다.
“우리나라와 일본 연해에 분포해 있는 성게는 보통 지름 6cm가량 되지요. 입은 한가운데에 있고 항문은 위에 있어요.”
입 보다 배설기관이 위에 있다니 신기한 노릇이다. 그런데… 차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하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텀벙대며 물장난 삼매경에 빠져있다. 가장 어린 동훈이까지 작은 망둥어를 잡아 박수를 받고 있었다. 매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에 찌들고 컴퓨터 오락에 길들여져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을 아이들. 이들에게는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게 더 소중한 교육이 될 터였다.
“물고기가 아주 빨라요” “바닷물이 오르락내리락 거려요” “조개도 조금씩 움직이네요!”
놀이에 열중하던 아이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한마디씩 남긴다. 주입식이 아니라 스스로의 체험을 통한 교육이 역시 효과적이다.


소라껍질 속의 바다
바닷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라껍질. 귀에 소라껍질을 대니 저 멀리서 ‘쏴아~ 쏴아~’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소라껍질은 주변 여러 소리 중 자신에게 맞는 진동수의 소리에 항상 공명하고 있으며 소라껍질을 귀에 가까이 댔을 때 우리는 그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소라껍질 입구에 귀를 바짝 붙인 채 눈을 감는 아이들. 지난 여름방학 때 갔던 바닷가의 추억을 떠올리는지 천진한 얼굴마다 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크레파스를 이용해 꽃게, 불가사리 등의 모양을 탁본으로 떠서 기념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석진이는 다채로운 색을 이용해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우와 멋지다~” 동생들이 부러운 시선을 보낸다.
2층에 오르자 48석 규모의 입체 영상 시스템이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생생한 화면의 3D 입체 만화영화에 아이들이 몰입하는 사이 20분이 훌쩍 지나간다.


“어린물고기는 아기처럼 돌봐야 한대요”
땅에 씨를 뿌린 뒤 수확해야 하는 식물처럼 물고기도 바다에 씨를 뿌리고 잘 보살펴가며 키워야 한다. 인천시 수산종묘배양연구소는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다. 치어(어린 물고기) 사육동을 포함한 7개의 생산동을 보유하고 있다.


꽃게, 조피볼락, 감성돔, 대하 등 다양한 어패류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방류한다. 물고기도 새끼는 예민하고 연약해 1시간에 한번씩 먹이를 줘야하고 물의 온도 등이 정확하게 맞아야 하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밤낮없이 노심초사 돌보고 있다.
때문에 단체관람도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일행에게도 잠깐씩 두개 동을 둘러보는 것만 허용됐다. 서해안 특성에 맞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수산자원을 늘리고, 어민들의 수입을 늘리는데 기여하고 있는 곳에 피해가 가면 안되니까.
“자 이제 갯벌에 가보자!” 차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이 먼저 자연학습장으로 달려간다.
연구소 내 해송 군락지 1,295평에 조성된 자연학습장에서는 해안가에 자생하는 100여종의 염생식물과 서해안 갯벌 등 연안 생태를 체험할 수 있다. 다음엔 공을 가져와 갯벌에서 축구도 하고 맑은 공기 마시며 점심도 먹으면 딱 좋겠다고 한마디씩 하는 게 소풍 분위기다.


가꾸는 만큼 더 큰 선물을 주는 바다
‘유령그물’이라고도 불리는 바다 쓰레기는 햇빛이 바다 속까지 들어가는 걸 방해해 플랑크톤이나 해조류가 제대로 살 수 없게 만든다. 또 독과 병을 일으키는 물질들을 내뿜기도 한다. 이 유령그물 때문에 수많은 바다생물이 다치고 상처를 입어 우리 바다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바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 즐거운 여행지가 되기도 하고 각종 생선과 조개, 게 , 해조류 등 우리 식탁을 즐겁게 해주는 먹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바다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바다 환경은 점차 더럽혀지고 파괴돼가고 있다. 오염이 심해지면 바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들이 사라져 더 이상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없게 된다. 결국 바다가 우리에게 주었던 많은 혜택도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가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함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에서 받는 혜택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남겨줘야 하는 것이다.



견학안내


*관람대상 :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 (단체 15인 이상 관람 가능)


*예약방법 : (전화) 883-0398 (팩스) 883-0418 5월부터 온라인 인터넷 접수도 받을 예정


찾아가는 길


*남동구청-소래대교-옥구공원-시화방조제-대부도-선재도-영흥도


*장수IC-월곳IC-옥구공원-시화방조제-대부도-선재도-영흥도


 


까마득한 쓰레기 분해 시간
현재 바다에는 육지와 배에서 버려진 온갖 종류의 쓰레기들이 떠다니고 있다. 인천에서 멀리 떨어진 덕적도와 영흥도 부근 바다는 옛날 ‘물 반 고기 반’으로 불리는 황금어장이었다. 하지만 요즘 바다에서 그물을 걷어 올리는 어민들은 ‘물 반 쓰레기 반’이라고 한탄한다. 육지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물고기를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바다 쓰레기를 분해하는 데는 매우 긴 시간이 걸린다. 종이는 약 6주, 우유팩은 3개월, 페인트칠한 목재는 13년, 일회용 컵은 50년, 스티로폼 부이는 80년, 알루미늄 캔은 200년, 플라스틱 병은 450년, 낚싯줄은 600년 이상이 소요된다. 유리는 언제 분해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아주 긴 시간이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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