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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어르신, 황혼이 꽃보다 아름다워-1
일하는 어르신,
황혼이 꽃보다 아름다워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어 어느새 뒷방 늙은이로 전락해 버리고 쓸쓸한 여생을 보내는 어르신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8.3%인 396만 명에 이르면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우리시의 경우에는 노인인구가 18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하고 싶고, 일할 수 있는 노인들께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우리시가 발 벗고 나섰다.
글-정경애 (본지 편집위원) | 사진-김성환 (자유사진가)
할아버지와 함께 하늘천 따지~
지난 3월 31일. 재능대학 대강당에는 20대의 대학생이 아닌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우리시가 모집한 실버유아보조강사 교육생 수료식 현장이다. 핵가족화의 문제점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고학력 어르신들께는 사회에 참여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시가 실버유아강사를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삼산동 주공2단지에 자리잡은 뜨란채어린이집에서는 하늘천, 따지 소리가 울려 퍼진다. 교실 안을 들여다보니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께서 아이들의 책상 사이를 오가며 획순을 바로잡아 주고 계신다.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훈장님’은 숭실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한 박춘성 어르신(71). 박춘성 씨는 “실버유아강사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정년퇴직한 후로 평생 갈고 닦은 지식을 썩히게 되는구나 하는 아쉬움을 가졌었는데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이렇게 아이들을 다시 가르치게 되니 우리 늙은이들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이 생깁니다.”라며 매우 즐거워한다. 한자를 배우는 아이들도 신이 나기는 마찬가지. 윤다은 어린이(굴포초 3)는 “우리가 한문쌤이라고 부른데요, 학교 선생님보다 안 무서워서 천만다행이구요, 한자가 재미있어요.”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박춘성 씨처럼‘실버유아보조강사’로 명명된 어르신들은 집에서 가까운 민간보육시설에 배치를 받아 일주일에 세 번씩 4시간 동안 한자, 동화구연, 보조강사 등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일’을 하고 월 2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이를 위해 우리시는 60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 중 자격증이나 경력을 소지했거나 교직은퇴자 등으로 참여자를 모집했다. 그 결과 195명이 신청해 재능대학 에듀테이너교육센터에서 한 달 동안 교육을 받고 집에서 가까운 195개소의 민간보육시설에 각각 배치를 받아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뜨란채어린이집의 임재숙 원장은 “지금은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 수업으로 한자교육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하반기에는 원아들에게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어르신들이 유아들의 수준에 맞게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의 _ 시 가정청소년과 (440-3956),
각 구청 사회복지과 및 거주지 동사무소 노인복지담당자
우린 동지, 동병상련 느껴요~
도화2동사무소 김선숙 사회복지사와 함께 찾은 김근순 할머니댁(98)은 화창한 봄날과 대조적으로 아직도 한겨울의 추위가 남아있는 듯 하다. 아흔 여덟의 노구를 움직이는 것조차 힘에 부치는 듯한 김근순 할머니 곁에 또 다른 할머니 한 분이 손을 꼭 잡고 앉아 있다. 이틀이 멀다하고 찾아오는 윤옥분 씨(68·남구 도화동)다. 윤옥분 씨는 우리시에서 모집한 노-노케어 도우미. 윤 할머니는 김근순 할머니 말고도 김금순(82), 김옥임(79) 할머니댁도 차례로 방문한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며칠째 집안에 방치돼 있었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즈음이다. 우리시는 도우미 노인이 다른 노인 3명을 찾아가서 돌보는 ‘노-노케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옥분 씨처럼 우리시가 모집한 노-노케어 도우미는 모두 240명. 이들이 찾아가는 노인은 제도적으로는 비보호 대상인 차상위 계층의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다. 도우미들은 외롭고 쓸쓸하게 홀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을 일주일에 세 차례씩 찾아가 말벗을 해주거나 집안일을 대신 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한달에 얻는 수입은 20만원. 비록 적은 돈이지만 도우미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게 됐으니 신명나게 일할 수 있고, 도움을 받는 어르신들은 친구처럼, 자식처럼 의지할 사람이 생겼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다.
윤옥분 씨는 “김 할머니가 워낙 깔끔한 성격이시라 집안일은 손도 못 대게 하세요. 저를 보면 먼저 돌아가셨다는 딸 같은지 손을 붙잡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시고 제가 집을 나설 때면 오히려 조심해 가라며 문밖까지 배웅을 나와 제 걱정을 해주시지요.”라며 “저는 형편이 어려워 꼭 일을 해야 하는데 힘 안들이고 이렇게 편하게 일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라고 고마워한다.
문의 _ 시 가정청소년과(440-3956),
각 구청 사회복지과 및 거주지 동사무소 노인복지담당자
구석구석 치우고 광내는
우리동네 환경지킴이
쓰레기종량제가 실시된 후 동네 구석에 자리 잡은 쓰레기통은 애물단지가 돼 버리기 십상이다. 아파트라도 되면 경비원이 있어 정리를 한다지만 주택가에서는 방치된 종량제 봉투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청소차가 와서 치워가기 전까지 쓰레기봉투 위에 쓰레기가 더해져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경우도 많다.
한가로운 오전시간이면 쓰레기봉투를 정리하고 동네 구석구석을 정리하고 다니는 분들이 있다. 바로 ‘우리동네환경지킴이’들이다. 우리시가 일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께는 일자리를 드리고 뒷골목 환경을 개선해 깨끗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시책으로 지난해 34억원을 투자해 139개 동에 연인원 2천502명을 고용했다. 올해도 2천224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환경지킴이 활동을 하는 어르신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근무로 매일 4시간씩 열심히 일해 33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문의 _ 거주지 동사무소(노인복지담당 직원)
노인취업정보센터에서 ONE STOP 서비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하지 못하는 여러 노인들께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전문 기관이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인천시노인취업정보센터(회장 신원철)다. 최근 2년간 개최한 노인취업박람회에 참여한 7천여 명의 어르신들 대부분이 구직신청 후 채용소식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 미취업 장기대기 노인들의 취업욕구 해소에 우리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센터는 5월 1일 우리시가 2억 1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노인복지회관 안에 문을 열고 어르신들께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노인에 맞는 일자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지하며 평가 관리해야 한다. 또한 차원 높은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노인인력의 체계적인 관리와 수급대책, 틈새시장 개발 역시 절실히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앞으로 노인취업센터가 할 일이다.
센터는 전국 최초로 노인취업박람회 사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설 운영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취업전문 상담사를 채용하며 노인인력 활용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확산 및 인식의 전환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새로운 일자리 발굴과 교육훈련의 강화, 인력풀제를 활용한 광역 단위 사업 운영을 통한 효율성 증대에도 힘쓴다. 센터는 앞으로 우리시와 (재)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보건복지부, 각 기초 자치단체, 노인단체, 각 취업지원센터 등과 연계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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