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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황금보듯’ 하는 신기한 나라
우리고장 에듀테인먼트(education+entertainment)| 강화 곤충농원 벅스투유
강화 읍내를 지나 진고개 부근에서 마실 가는 할아버지께 길을 여쭸다. “할아버지, 혹시 벅스투유 아세요” “버스… 뭐라고?” “곤충박물관 같은덴데요” “아, 벌레 키우는 거기. 조금 더 내려가서 왼편 언덕으로 올라가면 보일게요.”
벅스투유 건물 앞에는 ‘신기한 곤충들의 나라 Bugs2u’라는 글자가 크게 쓰여있다. 할아버지 눈에는 곤충들이 신기한게 아니라 아마 곤충을 키우는 사람이 신기하게 비쳤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벌레들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더 신기하게 보였을 지도 모른다.
곤충농원 벅스투유에는 두 날개를 펼치면 길이가 20㎝가 넘는 말레이시아 대왕여치, 빛의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헬레나물포나비, 세계최대 크기의 브라질 타이탄하늘소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채집한 나비, 꽃무지 등 2만여점의 곤충 표본이 전시돼 있다. 채집곤충 수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박제원(39)씨는 원래 팽이버섯을 키우던 농사꾼이었다. 중앙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곤충진화유전학을 전공한 그는 부친의 권유로 94년부터 팽이버섯농장을 운영했다. 95년도에는 새농민상을 수상할 만큼 농사일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98년 무렵부터 운명처럼 곤충에 빠져 들기 시작했다. 농장 일 틈틈이 박씨는 표충망 하나를 둘러메고 전국 각지로 곤충을 찾아다녔다. 먼지 쌓인 전공서적을 다시 펴보고 밤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곤충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곤충채집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이때부터 다시 벌레를 공부하는 ‘공부벌레’가 되었다.
99년 마침내 잘 나가던 버섯농장의 문패를 떼어내고 곤충농장 간판을 달았다.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애완용으로 사육해서 팔고, 그 돈으로 일본이나 인도네시아 등지의 루트를 찾아 해외 곤충 표본을 사들였다. 그렇지만 현재 벅스투유에 전시된 표본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국내 곤충들은 그가 직접 채집한 것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는 밤을 지새며 실오라기 굵기의 꽃무지 다리 하나라도 부러질세라 사지를 조심스럽게 펼쳐 핀을 꽂는 섬세한 작업들을 멈추지 않고 있다.
버섯농장을 개량한 150평의 곤충농장은 허름한 조립식 건물이지만 6개의 표본 전시실과 곤충 사육실이 있다. 외형과 달리 이곳에는 파푸아뉴기니의 ‘파라다이스 버드윙 왕나비’, 흰 몸뚱이에 긴 더듬이를 가진 ‘막가니 흰왕참나무 하늘소’, 아프리카에만 서식하는 세계 최대의 꽃무지 ‘골리앗 꽃무지’ 등 귀하신 몸들이 전시돼 있다. 이것들 앞에서는 ‘벌레보듯 한다’라는 말은 삼가해야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희귀하고 비싼 표본에 속한다.
‘touch & feel’ 박씨는 방문객들에게 단지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느끼게도 한다. 마침 인근 유치원에서 단체관람을 온 아이들을 대상으로 곤충을 기르는 사육실에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가 애벌레에서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보고 또한 직접 그것들을 만져볼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은 곤충을 들이대면 처음엔 말그대로 ‘벌레 씹은’ 얼굴을 하며 움츠러 들지만 금방 곤충들과 친해진다.
요즘 학교 앞 문방구에서는 연필과 공책만 팔지 않는다. 곤충도 판다. 성장과정을 직접 지켜보는 재미 덕에 애완곤충을 키우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벅스투유는 곤충을 전시하는 것 뿐만아니라 장수풍뎅이 성충, 넓적사슴벌레 유충 등을 분양 판매하고 있으며 사육방법에 대해서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사육중의 문제점이나 궁금증에 대해서도 인터넷 사이트(www.bugs2u.com)를 통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벅스투유(Bugs2u)는 농장이름에 걸맞게 Bugs to You (그대들에게 곤충을…)를 실천하고 있는 ‘신기한 곤충들의 나라’이다.
글 _ 유동현 · 사진 _ 김성환
찾아가는 길 _ 강화 읍내를 지나 강화산성 서문에서 1㎞정도 가면 진고개가 나온다. 이 고개를 넘자마자 왼편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여기서 좌회전해 언덕길을 들어서면 마을회관 뒤편에 가건물로 지어진 강화곤충농원이 나온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강화종합터미널에서 하점 방향 버스를 갈아타고 진고개 넘어서 하차한다. 버스 진행방향 반대편 좌측 산자락을 보면 건물이 보인다.
이용안내 _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관한다. 단체관람을 원할 경우에는 미리 연락(032-934-9405) 해야 한다. 관람료는 1인당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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