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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오시려나 산 너머 오시려나

2004-03-01 2004년 3월호

잔뜩 벼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겨우내 꿈쩍도 않던 새순은 날이 풀리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껍질을 뚫고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겨울의 뒷그림자에 가려 아직 제 빛을 온전히 내지 못하지만, 봄은 일찌감치 사람들의 마음 한켠에 터를 잡고 들어 앉았다. 속내야 그렇다 치고, 봄 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하려면 어서 어서 들로, 산으로 나갈 채비를 해야지. 어떤 이는 봄은 바다 건너 오는 것이라며 월미산 정상에 올라 인천앞바다를 건너 오는 봄을 맞이하겠단다. 날 따듯한 오후, 한 손에 겉옷을 든 채 느릿느릿 산을 오르다 보면 봄은 어느덧 목전에 와있을 것이라며. 그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다른 이는 계양산만한 봄마중 장소가 없다고 말한다. 꼬슬 꼬슬하게 잘 익은 밥알같은 흙을 밟으며 산에 올라 인천 시내를 서서히 점령해 들어오는 봄을 지켜보리라…고 벼른다. 인천대공원도 괜찮고 청량산, 혹은 자유공원도 좋겠지. 아니면 내친김에 강화 들녘에 피는 봄아지랭이를 보러 드라이브를 떠나도 그럴듯하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또 어떠리. 봄엔 무얼해도 다 봄마중같다.
글 _ 박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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