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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한결같이 기어 이빨처럼 돈다

2004-03-01 2004년 3월호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 기계음, 짐을 잔뜩 싣고 어디론가 떠나는 화물차… 경기가 안좋다고 하지만 한낮의 남동공단은 여전히 활력이 있다. 삼공기어공업은 송도해안도로 소래 방면 끝지점인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 165블럭에 자리잡고 있다. 회사명에서 금방 알 수 있듯이 차량이나 동력장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동부품인 기어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7, 8평되는 사장실 한켠에는 그곳에서 생산되는 기어가 마치 멋진 조각품처럼 전시돼 있다. 삼공에서 생산하는 아이템 수는 2천여 가지에 이른다. ‘기어’라는 이름이 붙은 기어는 이곳에서 대부분 생산하는 셈이다. ‘요즘 기업 경영하기가 어떻냐’고 묻자 형남진(41) 사장은 ‘원자재 급등과 환율하락 때문에 죽을 맛이다’라고 하면서 ‘IMF 때보다 정말 더 힘들다’고 토로한다. 생산품의 65% 가량을 해외에 내다파는 삼공으로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최근에 받아 놓은 바이어의 주문은 취소시켜 버렸다고 한다.

 

 

 

삼공의 기계 멈추면 버스도 스톱
삼공기어는 우리나라가 한창 근대화를 위해 산업발전에 힘을 쏟던 1967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40년 가까이 한눈 팔지 않고 기어관련 부품만을 생산해온 보기드문 ‘외곬기업’으로 140명의 직원이 지난해 170억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알차다. 이렇게 되기 까지는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형 사장의 부친 형종호(74) 회장이 30년 넘게 흘린 땀 덕분이다.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던 형 회장은 대학 휴학 중에 임시로 철공소 사무원으로 취직하면서 경영인의 길로 들어섰다. 철공소를 그만두고 서울 보문동 구석에, 그의 표현대로라면 백묵으로 금을 그어서 9평짜리 공장부지를 마련해 ‘원공사’라는 간판을 붙였다. 규모는 작았지만 일본에서 들여온 밋션 등 중고 자동차 부품을 수리해서 파는 사업은 당시에 기술력과 희소성이 있었기 때문에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원공사 마당은 수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자동차로 매일 북새통을 이뤘다.
3년 후에는 아예 최신공작기계를 들여와 AS부품 생산업체로 변신하며 상호도 삼공기어공업사로 바꾸고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회사인 새한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했다.
기어 제작은 열처리 싸움이다. 그당시 우리나라 기술력은 보잘 것 없어서 국내산 기어는 마찰을 이겨내지 못하고 깨지거나 문드러지기 일쑤였다. 도로 곳곳에는 운행 중 기어가 파손되어서 주저앉은 자동차가 부지기수였다. 형 회장은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 사이에 일본기어공업 등 선진업체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서 현해탄을 수없이 넘나들었다. 기술 제휴를 통해 마침내 일본 제품에 버금가는 트랜스밋션 기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광주고속, 한진고속 등 10여개의 고속버스회사에 AS기어를 납품했다. 품질이 워낙 뛰어나 고속버스 간부들이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온 종일 공장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고 한다. 삼공의 기계가 멈추면 버스가 멈추던 시절이었다.

 

 

 

모범적 ‘외곬경영’
1983년에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된 후 생산품목을 점차 늘리고, 특히 열처리 공장을 신설하면서 서울 성수공단에 있기가 비좁은 느낌이 들었다. 1997년 7월 삼공은 마침내 남공공단 시대를 열었다. 이후 수출유망중소기업 선정, 주식회사로의 법인 전환, 5백만불 수출의 탑 수상 등 기술력과 외형이 함께 커나갔다.
삼공은 소재를 투입 한 후에 각 공정을 회사 내에서 끝낼 수 있도록 현재 열처리 시설까지 완비하고 있다. 가공의 자동화와 품질안정을 위해 특별히 원통 치차라인 등에 최신 C.N.C 장비를 도입하는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설계 품질을 높이기 위해 CAD와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을 활용하는 등 기술력에 온힘을 쏟고 있다.
주요생산품은 속비를 감속시키고 회전방향을 직각인 양바퀴에 전달하는 장치인 파이널 기어를 비롯해 변속이 쉽게 이뤄지게 하는 장치인 트랜스밋션기어, 상시 맞물림식 기어의 일종인 싱크로나이저, 그리고 자동차와 트랙터 및 전동기의 엔진기어 등이다.
이들 제품은 트랙터, 콤바인 등 국내 농업용 기계제조업을 선도해 온 LG기계(주), 국제종합기계(주), 동양물산기업(주) 등 국내 굴지 기업들에 납품되거나 독자적으로 세계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기술자가 아니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을 믿고 그들을 인정하며 앞선 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한눈 팔지 않고 뒤에서 도와줬을 뿐”이라는 형 회장은 오늘도 기름 장갑을 끼고 현장을 돌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구동축 역할을 하고 있다.

 


글 _ 유동현 · 사진 _ 김정식

 


<우리고장 우리기업>에 소개되길 원하는 기업체는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전화 440-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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