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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다

2004-04-01 2004년 4월호

섬, 바다, 항구…그리고 공항.
말 그대로 인천의 육·해·공은 어디에 내 놔도 손색이 없는 관광테마이다.
인천관광의 홍보맨이 되고자 관광관련 종사자들과 공무원들이 함께
지난 3월 16일, 17일 1박2일 일정으로 관광체험 섬 투어를 했다.

 


#갈매기와 함께 바다산책
우산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봄비가 온다고 예보된 날 이번 투어에 참가할 사람들이 시청에 모였다. 두 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영종도로 향했다. 짧은 코스이든 긴 코스이든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맘이 설렌다. 게다가 바다를 건너서 섬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뭍과의 격리감으로 ‘자유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갈매기와 새우깡. 언제부턴가 영종도 가는 길에서 맛볼 수 있는 색다른 이벤트이다. 이 정보를 미리 알고 있는 여행객들은 과자봉지를 사들고 서둘러 갑판으로 오른다. 새하얀 갈매기들은 먹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푸른 바다 위에서 집단 공중곡예를 펼친다. 새우깡 봉지가 텅 빌 즈음 되면 배는 섬에 닿는다.
영종도에 내린 버스는 또 다른 섬으로 가기위해 잠진선착장으로 향했다. 평일인데도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바로 코앞에 있는 무의도로 건너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영화 <실미도>는 인천 앞바다의 작은 섬 무의도와 그 섬에 딸린 실미도를 일약 ‘국민관광지’로 만들어 버렸다.
일행은 먼저 전셋배를 타고 실미도로 건너갔다. 실미도. 이제는 삼척동자의 입에도 오르내리게 된 섬이다. 영화가 촬영되었던 해변가로 바로 상륙한 사람들은 얼마 전에 관광객들을 위해 쳐 놓은 대형 군용천막과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사각의 링을 보며 잠시 상념에 빠져들었다. 슬픈 역사의 실제 주인공인 684특수부대원들의 모습과 영화 속의 주인공 설경구, 안성기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비록 세트장은 철거되었지만 실제 대원들이 마셨던 우물 등의 흔적과 아름다운 섬의 풍광 때문에 관광객들은 무의도와 실미도 사이의 물이 빠지기를 기다려 ‘비운의 섬’으로 꾸역꾸역 찾아든다.

 

 

 

# 천국으로 가는 해변
“정서야-” “승주오빠”. 아직도 그 바닷가에는 애절한 사랑의 메아리가 파도에 묻혀온다. 그 섬은 이제 ‘사랑섬’이란 애칭이 붙을 정도로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무의도 해변가에 세워진 <천국의 계단> 세트인 하얀 별장 벽면 이곳저곳에는 방문객들이 써 놓은 사랑고백이 빼곡히 적혀있다.
마침 희뿌연 구름 사이로 따듯한 봄 햇살이 내리쬐자 바닷가를 거니는 연인들의 실루엣이 햇볕에 반사되어 한 폭의 그림으로 변한다. 해송, 바위, 모래 그리고 파도, 이 모든 것이 소품이 되어 무의도를 찾은 사람들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린다.
영종도의 해수피아는 섬 기행으로 지친 길손의 심신을 달래주는데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미 인천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명소임을 반증이라도 하듯 주차장에는 전국 번호판을 붙인 관광버스로 꽉 차있다. 지하 200m 암반층에서 바닷물과 거의 비슷한 성분을 가진 무공해 지하수로 만든 해수는 염분농도가 높아 몸 안의 노폐물을 끌어내는 삼투압 작용이 잘 되는 것이 특징이다. 90종이 넘는 각종 미네랄과 염화나트륨, 마그네슘 등이 몸속에 스며들면서 신진대사를 돕기 때문에 신경통, 관절염은 물론 무좀,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짠물목욕’은 사이다병이 둥둥 뜰 정도의 염도를 지닌 인천 앞바다에서만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목욕문화이다.
인천국제공항에 옆에 있는 특급호텔 ‘하얏트리젠시 인천’에 여장을 풀었다. 호사를 부리기 위한 것보다는 관광인프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몸소 체험시키기 위한 배려인 듯 보였다. 지상 11층 지하 2층의 초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하얏트호텔은 525개의 객실과 고급레스토랑 및 라운지, 그리고 회의용 볼룸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평소 인천관광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안상수 시장이 김동기 행정부시장을 대동하고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안 시장은 관광협회 회원들과 기자들에게 종합관광지로서 손색이 없는 인천의 관광 명소를 소개하고 경제자유구역과 어우러진 미래 인천관광의 비전을 제시했다.
일행은 하루 일정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어둠이 점점 깊어지면서 때 아닌 광풍이 몰아치더니 이내 천둥과 번개가 밤하늘을 갈랐다. 공항의 불빛과 하늘의 빛이 순식간에 조우하며 일대 장관이 펼쳐지는 모습이 9층 객실 유리창을 통해 목격되었다. 이번 기행의 덤이었다.

 

 

 

# 장봉도의 해맑은 미소
어제 내린 비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삼목선착장에서 장봉도로 향했다. 배는 일단 신도를 들러 사람들을 내려주고 다시 바다 가운데로 나갔다. 고도를 낮게 잡은 비행기들이 갑판에 제 그림자를 남기며 하늘로 치솟았다. 장봉도에 다다르자 먼저 인어가 방문객들을 맞는다. 선착장 바로 앞에는 인어상이 세워져 있다. 전설 한 구절 없는 섬이 어디 있겠는가. 옛날 장봉도 앞 날가지어장에서 어느 어부의 그물에 인어 한 마리가 걸렸는데 불쌍히 여겨 산 채로 놓아주었는데 그때부터 만선을 이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장봉도에는 유명한 복지시설 하나가 자리 잡고 있다. 정신지체인 91명이 살고 있는 장봉혜림원은 우리나라 복지시설의 본보기 될 만큼 시설이나 시스템이 잘 갖춰 있는 곳이다. 그곳은 작은 사회이다. 장애인들은 그들끼리 가정을 이루며 살면서 원내에 있는 회사로 출퇴근하며 사회생활을 ‘체험’한다.
혜림원 언덕에 서면 바다가 양쪽으로 펼쳐진다. 원내에 있는 카페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한 폭의 유화그림처럼 아름답다. 이곳에는 게스트하우스가 설치돼 있어 가족끼리 회사동료들끼리 며칠씩 머물며 봉사의 기쁨을 누리면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꽃피는 계절이 오면 장애인들과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만들어내는 웃음소리가 섬 전체로 퍼져나간다.
글 _ 유동현 · 사진 _ 김성환

 


travel tip | 일정에서 건너 뛴 호룡국산 & 국사봉

 

바다 보며 하늘등산

 

봄 가뭄으로 인한 입산금지 기간에 걸려 무의도 산행은 이번 일정에서 취소되었지만 아쉬움이 많아 지면에 소개한다. 무의도는 여의도 보다 조금 더 큰 섬으로, 안개 낀 날 밖에서 섬을 보면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형상으로 보이기도 하고, 옷자락을 나풀거리는 무희(舞姬) 같다고도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섬 양쪽으로 ‘서해의 알프스’라는 칭송을 들을 만큼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호룡곡산(244m)과 국사봉(230m) 두 봉우리가 솟아있다. 고려바위, 마당바위, 부처바위 등 기암절벽이 있는 두 봉우리에 오르면 위쪽으로 인천국제공항이 내다보이고 서해쪽으로는 끝을 알 수 없는 바다 위에서 수많은 섬들이 점멸한다. 생태관찰로(340m), 산림체험로(4㎞), 전망대 등을 갖춘 삼림욕장도 있다.
샘꾸미선착장∼마을입구등산로∼호룡곡산∼구름다리∼국사봉∼애기봉∼실미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등산코스는 쉬엄쉬엄 걸으면 2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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