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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쉼표…단절을 즐긴다

2006-04-01 2006년 4월호

외로운 쉼표…


단절을 즐긴다


 


 


섬 이름이 낯설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섬에 대한 궁금증은 부풀어 오른다. 황사 때문인지 물안개 때문인지 시야가 아물거리면서 섬을 향한 여정은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을 자아낸다. 아차도는 주문도와 볼음도 사이에 옹이처럼 박혀있는 섬이다.


글-유동현 (본지 편집장) | 사진-김성환 (자유사진가)


 


외포리 포구를 떠난 삼보11호 여객선은 스크루 소리만 컸지 속도는 영 시원찮다. 새우깡의 유혹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일까, 그 흔한 갈매기조차 따르지 않는다. 이른 봄, 그 바다에는 교통체증이 없다. 강화도 앞바다를 1시간30분 남짓 한가롭게 헤쳐 나간 완행여객선은 주문도에 먼저 닿고 뱃머리를 바로 아차도로 향한다. 그 섬은 마치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듯 잔뜩 움츠려 있었다. 멀리뛰기라도 하면 뛰어넘을 만큼 주문도와는 가깝게 있는 섬이지만 ‘격강이 천리’라고 두 섬을 살 빠른 물길이 갈라놓고 있다. ‘아차도’라는 이름은 뭍에서 천년, 바다에서 천년 묵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는 도중에 임신한 여인을 보고 ‘아차’하는 순간에 바다로 떨어져 그대로 섬이 되었다는 전설에서 붙여졌다. 소박한 전설을 품은 섬답게 그 섬은 으레 선착장에 있을 법한 시끌벅적한 난장 없이 소박한 모습으로 이방인들을 맞이한다.


23가구 38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아차도는 지금은 바람결에 노인네들 잔기침만 묻어 나오지만 분단이 되기 전까지는 강화군에서 가장 부유한 섬으로 꼽혔다. 파시 때는 황해도와 충청도에서 몰려 든 300~400여척의 배가 선창에 빼곡히 정박하곤 했다. 면사무소도, 학교도 이 섬에 있었다. ‘왕년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만한 섬이지만 북쪽이 막히면서 앞 바다는 졸지에 ‘단절의 바다’가 되었다.


아차도는 어엿한 해수욕장이나 탄성 터질만한 기암절벽이 있는 섬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이 섬의 매력이다. 손 타지 않은 원초적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에 섬 고유의 순수성을 지니고 있다. 해안선 길이가 고작 5㎞에도 못미치기 때문에 빙둘러 한바퀴 도는데 한 시간이면 족하다. 명승지는 없지만 구석구석에 사람을 끄는 포인트는 있다. 마을에서 북쪽해안으로 가려면 빼물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오솔길 마루턱에 서면 바다 여백에 세워져 있는 빨간 등대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북쪽해안에는 한여름에도 손 시린 물이 샘솟는 얼음낭이라는 샘터가 있다. 옛날 어부들은 출항하기 전에 이 물로 목욕재개하고 안전한 항해를 기원했다고 한다. 서검도, 미법도 등 낯선 섬들이 손에 닿을 듯 하다.


동쪽으로 돌면 마치 고래가 한마리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30m 높이의 꼿치산이 솟아 있다. 멀리서 보면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이지만 모래톱으로 아차도와 이어져 있다. 꼿치해안에는 촉감 좋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초록빛깔을 띠는 이곳의 갯벌은 자세히 보면 금가루를 뿌린 듯 사금파리가 박혀 있다. 잔파도가 새겨놓은 물결무늬 갯벌이 깨진 거울처럼 봄햇살을 난반사시키며 몸을 나른하게 만든다. 고즈넉하게 여유로움에 푹 빠져 있다보면 ‘아차, 세상은 지금은 몇시더라’ 하는 몽환적 독백이 튀어 나올 정도로 한적한 곳이다.



가는 길 _


강화도 외포리에서 서도면행 배를 타면 주문도-아차도-볼음도 순으로 운항하는데 여름 성수기 이전까지는 하루 두차례 정도 왕복한다. 차를 싣고 갈 수도 있다. (문의 _ 삼보해운 932-5007) 섬 정보 _


제철에 가면 해안에서 자유롭게 굴을 까거나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은 없지만 갯벌에서 조개잡이, 머드팩 등 갯놀이를 여유롭게 할 수 있다. 민박, 식사 등 섬 안내는 진경식 이장(011-331-9619)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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