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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 소갈딱지? 맛은 화통하네~
밴댕이 소갈딱지?
맛은 화통하네~
글-정경애 (본지 편집위원) | 사진-김정식 (자유사진가)
밴댕이가 제철을 만났다. 저장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사시사철 회로 먹지만 밴댕이는 그물에 걸리면 제 성질을 못 이기고 곧 죽어버리는 까닭에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그 중에서도 4월부터 6월까지 밴댕이가 알을 낳는 시기라 씨알이 굵고 살이 기름져 가장 맛있는 때이다.
바다가 가까운 우리시에는 강화 선수리 포구의 밴댕이 횟집촌을 비롯해 예술회관 앞 먹자골목의 밴댕이 타운 등 ‘물’만난 밴댕이 거리가 여럿 있다.
인천국제연안여객터미널을 좀 못미처 오른편으로 좀 낡은 듯 오래된 해양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오밀조밀 1층부터 2~3층으로 빼곡히 비릿한 냄새로 손님을 끄는 식당들. 하나같이 대표이름표엔 ‘회무침’이 빠지지 않는다. 10여 년 전만 해도 불과 6곳밖에 없었다는데, 이제는 30여 곳이 밀집해 있어‘회무침 타운’을 이뤘다. 이번에는 여러 맛집 중에서도 맛집, 그리고 원조라고 자부하는‘금산식당’(884-1324)을 찾아 맛의 비결을 캐내기로 했다.
금산식당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벌써 30여년 전의 일이다. 손맛이 좋아 시어머니와 함께 연안부두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던 김옥규 사장의 눈에 버려지는 밴댕이들이 눈에 띈 것은 우연이었다. 당시만 해도 밴댕이는 천대받던 생선이었다. 잡히자마자 죽어버려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 회로 먹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연안부두에는 수많은 고깃배들이 드나들었는데 천지에 널려있는 밴댕이들은 모두 어묵공장으로 헐값에 팔려나가는 신세였다.
김 사장은 밴댕이를 활용할 방법을 찾다가 잘게 썰어서 회로 조금씩 손님들 상에 올리기 시작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밴댕이회를 찾는 손님이 늘어나자 더 이상 잘게 채를 썰 시간이 없어 지금처럼 뼈만 발라내고 반 마리씩 회를 떠서 내기 시작했다. 술안주로 팔리던 밴댕이를 식사대용으로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탄생한 것이 밴댕이회무침. 밴댕이와 신선한 야채를 초고추장양념으로 버무렸다. 밴댕이의 깔깔하고 좀 뻣뻣한 식감을 보완해 준 것이 바로 오징어. 고향이 강릉인 김사장은 흐늘흐늘 입에 착 달라붙던 오징어회의 기억을 되살려 밴댕이회와 적당히 섞어주었다. 손님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고작 테이블 6개에 방 한 칸이던 식당에 앉을 자리가 없어 회무침을 들고 신문지를 깔고 앉아 먹거나 물통을 엎어놓고 둘러앉아 먹는 손님들도 생겼다.
이렇게 입소문으로 밴댕이회무침이 알려지자 회무침집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해 건물 절반이 회무침 간판으로 채워지게 됐다.
금산식당에 회무침을 배우러 나선 사람은 임명선씨(부평구 십정동·35세). 2학년, 5살 두 아이의 엄마인 임씨는 아이들에게 맛난 음식을 해주기 위해 요즘 우리시 여성복지관에서 밑반찬 만들기를 배우는 등 요리에 푹 빠져있다. 금산식당의 김옥규 사장은 방송국의 모 프로그램에서 일명 ‘쪽박집’을 ‘대박집’으로 키워낸 경력이 있는 터라 초보 요리사를 다루는 데 이력이 난 모습이다.
밴댕이를 요령있게 회뜨는 법을 차근차근 설명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일일 요리사 임명선씨의 손에 칼이 쥐어져있고 임씨 역시 보기 좋게 회를 떠낸다. “곧 식당 내도 되겠네~”라는 김 사장의 칭찬에 임명선씨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어 밴댕이와 오징어를 잘게 채썰고 일곱가지 야채와 함께 섞는다. 여기에 금산식당의 비법이 숨겨진 초고추장과 양념장이 곁들여지고 참기름으로 고소함까지 듬뿍 담아 빠알갛게 먹음직스런 밴댕이회무침이 탄생한다.
접시위에 소복이 담은 무침을 한 젓가락 듬뿍 떠서 손바닥에 올려놓은 상추위에 놓고 다시 닫아 한입. 밴댕이 특유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하다. 다음에는 큰 그릇에 밥을 넣고 회무침과 뒤섞는다. 밥과 회와 야채가 어울려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술 안주로, 밥반찬으로. 요모조모로 요긴한 먹거리니 밴댕이 소갈딱지인들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다.
밴댕이 맛나게 무치기
<재료> 3~4인분 기준
밴댕이 30마리, 오징어 2마리, 양배추, 오이, 당근, 양파, 쪽파, 깻잎, 미나리,
양념장(고춧가루, 물엿), 초고추장(식초, 콜라첨가), 설탕, 깨소금, 마늘, 식초, 참기름
<만드는 방법>
① 밴댕이는 뼈를 발라내고 가늘게 채썰고 오징어도 채썰어 3:1로 준비한다.
② 야채는 밴댕이 길이에 맞춰 가늘게 채썰어 놓는다.
③ 생선과 야채는 3:4의 비율로 준비한다.
④ ③에 양념을 넣어 골고루 버무린다.
<Tip>
① 밴댕이회를 뜰때는 생선 배가 나를 향하게 도마 위에 올려놓고 지느러미를 비켜나가게 한다.
② 밴댕이는 미끄러우므로 회를 뜰때 한손에 장갑을 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③ 생선과 야채를 버무릴때는 살살 흔드는 기분으로 생선살이 허물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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