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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가면무도회

2006-04-01 2006년 4월호

 

 


 


 


 


 


 


 


 


 


 


 


 


 


 


보랏빛 가면무도회
송년회라고 하면 꼭지가 돌 때까지 술을 마시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십상이지만, 무작정 마시기보다는 주제와 이야기가 있는 새로운 송년회 문화를 만들기 위해 인천여성회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파티가 있었다.
작년 겨울 십정동 ‘삶이 보이는 창’에서 열린 인천여성회의 송년모임 ‘보랏빛 가면무도회’ 역시 거한 술보다는 여성들의 흥겨운 수다와 감춰두었던 끼의 발산이 돋보였던 자리였다. ‘보랏빛 가면무도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회원들은 저마다 옷, 스카프, 가방, 장신구 등 보랏빛 장식에 자신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가면을 만들어 참가했다.
파티소식을 접하자마자 우리들은 무얼 입을까, 어떻게 꾸미고 갈까, 정말 남다른 개성으로 함께 하고 싶었지만. 기발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평범한 보라색 옷을 입고 참가했다. 가사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온 엄마들이 무대에 올라 열정적인 춤과 노래로 한해를 마무리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듯했다.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다음해는 어떤 주제로 파티를 열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가 생겼다.
장혜인 (부평구 일신동)


 


친구, 바비큐 되다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인 구정때 있었던 제 친구의 일을 소개할까합니다. 저는 2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나 강화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지금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하는 35살의 노총각입니다. 구정때 어머니가 계신 강화에 내려갔습니다. 친구 놈들은 강화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어서 명절날이면 친구들과 만나서 회포를 풀곤합니다.
그날따라 제가 내려간다고하니 동창인 친구는 돼지를 잡겠다며 파티를 열자고 했지요. 그래서 그날 저녁 숯을 사다가 온 동네가 떠나가라 돼지 한마리를 잡았지요. 그런데 화근은 이때부터였습니다. 숯을 피우던 친구가 겨우 한가닥 불씨를 살려 신문지에 붙이려던 것이 그 친구의 어머니가 비닐하우스를 고친다고 쌓아두었던 비닐에 불씨가 옮겨 붙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번졌습니다. 그때 다른 친구들은 술과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던지라 그 친구가 혼자 불을 끄기 위해 온몸이 시커멓게 그을림과 동시에 머리에선 김이 나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마당에 나가는 순간 “으악. 너 왜 그래?”라며 우리는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돼지 그을리랬지 누가 너 그을리라 했노.” 다들 한바탕 웃고. 그날 더 맛있는 돼지 바비큐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친구가 다치지 않아서 무척 다행입니다. 지금도 그날만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친구 덕에 다시 한번 웃을 수 있었으니까요. “친구야 덕분에 잘 먹었다~”
김승용 (강화군 불은면)



이제는 추억속으로
‘파티’하면 대부분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즐거움보다 더 큰 의미의 파티를 경험한 이야길 하고자 한다.
2006년 2월 17일. 남들에게는 그냥 지나간, 평범한 날이었을지 모르지만 우리 인화여고 1학년 5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날이다. 흔히 쫑파티라고 불리는 종업식날. 유난히 서로에 대한 끈끈한 정을 가지고 있던 우리 반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와 낯설었던 우리에게 첫날부터 사진을 찍어주시던 정 많은 신은주 담임선생님. 또 선생님의 지도에 잘 따르던 착한 우리반. 사진을 영상으로 보면서 지나간 추억들이 머릿속에 하나씩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또 마지막으로 선생님께서 직접 쓰신 글을 읽어주실 때는 모두 울고 있었다. 이런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이런 파티는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즐거움보다 더 큰 우리반의 사랑, 정이 묻어난 파티였던 것 같다. 이제는 추억속이지만…! 난 영원히 우리반을 사랑할 것이다. 인화여고 1학년 5반! 모두 사랑해!
김지윤 (남구 주안동)



메뚜기떼 습격사건
때는 바야흐로 작년 겨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동창 4명이 한 친구의 집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결혼한 지 2개월이 된 신혼이었죠.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했더니, 자신의 집에 초대를 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집들이였죠.
저희는 화장지, 세제, 가습기 등 여러 가지 선물을 사 가지고 갔어요. 친구도 저희들을 위해 많은 음식을 준비해 두었더라구요. 삼겹살과 소갈비는 기본이었고,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잡채와 여러 가지 산적들. 친구 아내의 음식 솜씨는 최고였습니다. 알고 보니 친구의 아내는 요리학과 출신이었다는 겁니다.
저희는 음식과 술을 먹고, 여러 가지 게임도 하면서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친구네 집 냉장고에 가득찼던 음식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 날 이후 저희의 별명은 ‘메뚜기떼’가 되었습니다.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 모든 작물을 거덜 내고야 마는 메뚜기떼 말이죠.
하지만 그 이후 우리 친구들은 모임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모임의 이름은 바로 ‘메뚜기떼’입니다. 언젠가 또 그런 날이 오겠죠. 우리 4명 중에 결혼을 하게 되는 친구가 있다면 반드시 멋진 이벤트를 해주고, 또 집들이도 해서 소중한 시간을 갖자고 말이죠. 우정이란 정말로 좋은 것 같습니다.
홍용혁 (계양구 병방동)



꽁꽁 언 생일파티
1학년 때 담임선생님과 반 친구들과 나눴던 잊지 못할 생일파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워낙 정이 많고 소녀 같으셨던 저희반 담임선생님은 매달 우리들의 생일을 챙겨주셨습니다. 제 생일은 1월. 추운 겨울방학에 속해있어서 언제나 쓸쓸히 지내야 했던 저에게는 설렘이었습니다. 마침 1월에 마지막 정동진 기차여행을 떠나게 되어서 1월 생일자만 특별히 정동진에서 생일파티를 하게 되었답니다.
바다에서 생일파티를 한다는 벅찬 감동에 정말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바다에 도착해서도 해를 못 볼 수도 있다는 다른 선생님의 진심어린 걱정에도 불구하고 해는 빨갛고 동그랗게 금세 피어올랐습니다. 설렘으로 가득 찼던 파티는 더욱더 불을 지피게 되었죠.
하지만 이게 웬걸요. 교실 교탁에서 사진 찍고 과자를 먹던 편안하고 따뜻한 생일은 어디로 가고 목도리에 장갑에 외투에 꽁꽁 묶어싼 우리들은 모래사장에 쭈그려 앉아 초코파이도 아닌 계란 두 판위에 불꽃 없는 촛대를 간신히 세우고는 생일파티 노래를 불렀습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아이들의 입은 모조리 얼어버려서 노래도 제대로 나오질 않았습니다.
보통때 선생님은 한사람 한사람 뜸을 들이며 정성스레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이날은 선생님도 추우셨는지 포즈 한번 바꿀 시간도 없이 한번에 4장의 사진을 파파팍 찍으셨습니다. 휴~
설렘으로 시작했던 정동진 생일파티는 허무하게 끝나버렸답니다. 종업식날 받아든 생일사진은 아이들의 발그레해진 볼과 귀가 뒤에 떠오른 해 마냥 빨갛게 얼어버리고 콧물도 훌쩍거리던 추한 사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반 친구들에게는 가장 귀한 추억이었을 것입니다.
김 희 (부평구 부평2동)



우리가족의 연말파티
지난 해 12월 31일 단 하루를 남겨놓고 우리가족은 조촐하지만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는 작은 연말파티를 가졌답니다. 하루 24시간은 물리적으로 어제나 오늘이나 마찬가지인데 1년을 마무리하는 날은 늘 느낌이 각별한 법이잖아요. 좀 더 열심히 살걸, 아이들에게 좀 더 너그러울걸, 책을 좀 더 가까이 할 걸…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늘 부족하고 아쉬움만 가득 남기 마련이죠.
몇 가지 음식과 케익을 가운데 두고 여러 얘기를 나누다 캠코더로 새해 소망과 결심을 말하는 장면을 찍어 두자는 제안에 다들 카메라 앞에서 한마디씩 했지요. 올해는 꼭 담배를 끊겠다는 남편, 올해는 태권도 검은띠를 꼭 따겠다는 아들, 올해는 키가 10cm이상 컸으면 좋겠다는 딸, 꼭 악기를 배워보겠다는 나까지, 그냥 말로 한 마디 하고 마는 것 보다는 캠코더로 찍어서 증거를 남기게 되니까 약간은 강제성이 있을 것도 같고 결심이 흔들릴 때마다 한번씩 그때를 돌이켜 보겠지요. 부, 건강, 자아실현 등 거창한 ‘이상’대신 지극히 작은 일상이 실질적인 행복을 주는 게 아닐까요?
직장에서 학교에서 또는 가정 내에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힘이 빠지고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느끼겠지만 그걸 버티는 것은 주변사람 ,특히 소중한 가족이 있기 때문에 또 다시 희망을 가지고 살아지는 것이겠지요. 올해 12월 31일에는 그때 그 장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벌써 궁금해지네요.
조예은 (부평구 삼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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