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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버리면 나눌 것이 생겨요

2006-04-01 2006년 4월호

 

 


 


 


 


 


 


 


 


 


 


 


 


 


 


욕심 버리면
나눌 것이 생겨요


 


글-박상문 (사단법인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봄꽃소식이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해마다 이때쯤이면 봄맞이 대청소를 한다. 올해도 겨우내 묵은 먼지와 여기저기 쌓인 가재들을 정리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집안 정리를 할 때마다 고민하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버려야 할 것을 선별하고 결정하는 일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집안을 대청소하거나 이사를 할 때 이 문제는 약간의 골칫거리일 것이다.
오래 전 우리 어머니도 어느 것 하나 버리지 못하고 대청소를 하거나 이사를 다녔었다. 그리고 그 때마다 누이들이 어머니 몰래 필요 없는 물건을 슬쩍슬쩍 버렸던 것이 생각난다. 그런데 그런 누이들도 버리지 못했던 것이 있었는데 누렇게 색 바랜 고물 책들이다. 이 책들은 내겐 누이들 몰래 버리고 싶었던 첫 번째 물건이었다.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20여년을 살아오면서 몇 번의 이사를 하는 동안 나도 버리지 못하고 질질 끌고 다니는 물건들이 있으니 그것은 누렇게 변색된 고물 책들과 여기저기서 수집한 잡동사니들이다.
무슨 보물이나 되는 듯 끌고 다니던 책과 잡동사니들을 버리고 나누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몇 년 전 서재를 꾸미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책들을 한 곳에 모아 놓으니 방하나가 책으로 가득 차서 서재가 아니고 종이 창고 같았다. 버려야 할 것을 선택하지 않으면 분위기 좋은 서재를 꾸미기 위한 애초의 계획은 불가능해졌다. 마음 단단히 먹고 버릴 책들과 나눌 책들을 선택하였는데 오래된 책들과 중·고생이 된 아이들에게는 불필요한 아동용 서적들에 대한 욕심을 버렸더니 많은 책들을 주변과 나누어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때 나는 처음으로 쓸데없는 것들에 대한 욕심을 버려보았고 이로 인해 책을 나누는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서재가 훌륭하지는 않지만 그나마 정리되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갖추게 된 것은 읽지 않는 책들에 대한 욕심을 과감하게 버린 결과인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쌓여지는 욕심들은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그 욕심을 버리면 얼마나 많은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입지 않는 장롱 속의 옷가지, 한 번도 쓰지 않은 찬장 속의 신접살이 그릇들, 그리고 한 번도 제대로 써먹지 못한 고등교육 지식들을 썩혀두고 있는 것은 욕심스런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 반복되는 신변잡담 수준의 국한된 언어와 행동으로 인한 한정된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의 틀에서 안주하려는 것이 욕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욕심을 버리면 나눌 것과 나눌 곳이 보인다.
가끔 우리에게는 생활의 변화가 오게 되는데 그 변화의 분위기에 따라서 우리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자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욕심을 버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생활 속에서 변화에 따르는 일은 쉽게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상황이나 사회적 현상에 따라 변화를 시도할 수 있기도 하다. 자기를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보는 일은 욕심을 버리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버릴 것과 나눌 것을 분별하고 실행하는 일은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지혜일 것이다.


 


 


<내 가슴에 새긴 한 구절>



“무엇인가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 법정스님<무소유>중에서


 

살면서 여러 가지 일에 얽매여 나 자신도 모르게 쌓이는 욕심은 얼마나 많은가? 자꾸 무언가를 이루려하고, 더 가지려고 애쓸 때가 있다. 그런데 이럴수록 작은 일에도 탐욕스러워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탐욕은 그 스스로가 무엇을 이루는 것이 못 된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깨닫기 시작했다. 세상 일이 어디 욕심대로 되는 것인가? 그저 열심히 주변과 어울리며 살아갈 때 빛나는 것 아닐까.
법정스님의 <무소유>와 최근 읽은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는 무소유의 참 진리를 깨닫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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