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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테마 - ‘가족’

2004-05-01 2004년 5월호

효도가 별건가요
“엄마, 낼 우리 언니네랑 진안 마이산 가기로 한 거 아시죠? 새벽에 엄마 집앞에 차를 대기시킬테니 준비하세요.”“야, 야, 난 싫다. 괜시리 늙은이가 가면 두 집 놀러 가는데 방해만 된다야.”
어머?? 뭔 소리? 엄마를 위해서 가는 여행인데. 처음엔 이렇게 한사코 반대를 하시던 울 엄마. 막상 새벽에 도착해 보니 어느새 빨간 립스틱까지, 예쁘게 꽃단장하고 기다리시네요. 오랜만에 저희 가족은 인천을 벗어나 진안 마이산으로 향했답니다. 아주 이른 새벽에 출발해서 그런지 그런 대로 초행길치고는 아주 단번에 제대로 도착을 했어요.
이갑룡 척사께서 홀로 하나 하나 쌓아 올렸다고 하는 한국의 칠대불가사이 진안 마이산. 처음에는 그 정교함과 황홀함에 탄성을 질렀지만 사실 내가 더 기쁘고 행복했던 것은 정말 우리 가족이 함께 한다는 자체가 아니었나 싶어요.
마이산에서 숯불 바비큐로 허기를 채운 우리 가족은 남원 광한루로 향했답니다. 아~~~~춘향이와 이도령의 정기가 물씬 풍겨지는 곳 광한루.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맞이해 주기라도 하듯이 활짝핀 꽃. 그 속에서 싹텄을 두 사람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생각 하니 잠시나마 가슴속이 싸아~해지더군요.
춘향이 사당을 들어가는데 작은 글귀가 보이더군요. 이곳을 들어가는 사람은 백년해로 한다고. 문득 직장 때문에 못 오신 친정 아버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담에는 정말 두분 꼭 같이 모시고 와야지.
함께 간 다섯살배기 조카 녀석 보다 더 신나 하시는 울 엄마. 왜 진작 몰랐을까요. 엄마가 이렇게 즐거워하시는 모습은 정말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어린애처럼 팔짝 팔짝 뛰시는 모습. 사진 찍는 걸 처음에는 어색해 하시더니 어느새 어느 잡지 모델 이상으로 포즈를 취하시는 울 어머니. 해외 여행이 아닌들, 좋은 선물이 아니면 어떨까요. 진정으로 즐거워하시는걸 보는게 바로 효도 아닐까요?
아, 이제 곧 어버이날이기도 하네요. 우린 선물 대신 두분 모시고 부여여행 가기로 했답니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한 사람들 바로 가족이라는 이름이 아닐까요.
이 봄이 가기 전에 부모님 모시고 멋진 추억 많이 만들고 오겠습니다.
박미숙 (남구 주안8동)

 

 

 


그래 걷자, 뛰자, 날자
세상에 하나뿐이고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은 저희 남편입니다. 저희 남편은 올해 31살로 현재 구로지점 SK텔레콤 야간 휴대폰 분실습득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2시간 근무를 하는터라 하룻밤은 혼자 자고 하룻밤은 같이 자는 일일부부죠.
저희 남편은 일반인과 조금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장애우입니다. 장애우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던 저였습니다.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인해 척추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지 어느새 11년.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지만 저희 남편은 특별하게 불편한 곳 없이 요즘 같은 경기불황에 일도 하고, 또 운전도 합니다.
장애인이라면 나약하고, 자신의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게 턱없이 부족하기에 저부터가 더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데 제 남편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생활력도 강하고, 자기관리 또한 잘 합니다. 야간근무를 하다보니 저도 일을 하는 터라 6시면 집 문밖을 나서서 출근하는 남편을 보지는 못하지만 남들 자는 시간까지 일을 하기에 턱없이 피곤 해 보이고 힘들어합니다.
사고로 인해 다리를 저는 남편의 모습은 뒷모습을 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언제인가 뚜렷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으나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남편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178cm가 넘는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이라 솔직히 큰 볼품은 없지만 어찌나 듬직하고 자랑스러운지. 하지만 그런 마음 한켠에는 너무나 안타깝기 그지없어 전 이내 남편의 뒷모습을 오래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근육이 워낙 굳어있어 운동도, 재활치료도 꾸준히 받아야하는데…. 전 그런 남편에게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또 모자랍니다. 남들은 제가 그랬듯 저희를 향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지언정 저는 제 남편…, 제가 선택했기에 세상누구보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남들보다 더 앞서겠다는 욕심은 없습니다. 아직은 장애인에 대한 모든 게 턱없이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장애인에게도 저희들처럼 일반인 생활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부터 모든 것이 재생되는 것이 앞으로의 저의 희망입니다.
그 전까지는 남들 못지 않게 열심히, 그리고 저희보다 못한 이들을 바라볼 수 있고 또 그들에게 힘이 된다면 베풀며 봉사하며 사랑하며 살 것입니다.
오늘도 남편은 출근을 하는데 세상을 향한 남편의 발걸음은 조심스레 한 걸음… 한 걸음… 세상을 향해 내딛을 것입니다.
이임녀 (강화군 강화읍)

 

 

 

 

 

우리 가족 첫 나들이
“엄마 이제 일 그만하시고 집에서 손주들 재롱이나 보시며 편히 지내세요.”하고 말씀드려도 저희 엄마는 한결같이 저에게 “내 죽는 그 날까지 너희들에게 폐가 되지 않는 부모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내 손으로 벌어 손주녀석들 용돈이라도 주는 것이 내 삶의 낙이다.”하시며 한결같은 미소로 오늘도 손님을 맞이하고 계십니다.
저희 엄마는 올해로 64세입니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지금까지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일을 하고 계십니다.
사실 저희 엄마는 36살의 젊디젊은 나이에 남편을 먼저 보내고 지금까지 재혼도 하지 않으신 채 저희 4남매를 입히고 가르치고 또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주셨습니다. 그런 엄마의 희생과 사랑덕분에 막내 동생을 제외하고 언니 오빠 그리고 저 이렇게 3남매는 각자 가정을 꾸미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그렇게 각자의 가정을 꾸미고 살다보니 내 남편 내 아이를 먼저 생각하고 되었고 그토록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엄마생각은 차츰 멀리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사를 하던 엄마가 “요즘은 대형할인매장이 많이 생겨서 가게세 내기도 버겁다.” 고 하시며 한숨을 내쉬는 걸 보게되었답니다. 그렇게 장사가 되지 않아 하루하루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뭘 해드리면 좋을까 고민하다 저희 가족은 엄마를 모시고 여행을 가기로 했답니다.
여행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허튼 곳에 돈을 쓴다며 싫은 내색을 하시던 엄마도 막상 탁 트인 자연 속에서 시원한 바람 맞아가며 또 맛난 음식을 드시고 자식들과 함께 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시며 무척이나 흐뭇해 하셨답니다. 그렇게 저희 남매는 난생처음 엄마를 모시고 지난 겨울 여행을 갔다 왔답니다. 사진은 지난 겨울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저희 엄마 이쁘시죠?)
김금순 (남구 주안4동)

 

 

 


어머니의 청국장
오래 전 친정어머니가 다시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되어 짐 정리를 돕고 있던 중, 어머니가 하셨던 말이 떠올라 목이 메이고 말았었지요. 큰딸이 마흔이 되는 해 운수대통이라 가게를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점쟁이 말에 “장사나 한번 해보려무나! 진짜 큰 돈을 벌지 누가 알겠니?”하셨습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저는 인하대학교 근처에 음식점을 차렸습니다. 낮에는 남편과 여동생이, 저녁엔 어머니까지 도와주었습니다. 대학근처라 학생들의 모임과 하숙생들이 많아 가게는 잘되어갔습니다.
그러나 얼마뒤 IMF가 닥쳐 우리 음식점에도 큰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학생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가게 월세를 제외하면 생활하기도 어려워서 나중엔 보증금을 다 날리고 권리금도 없이 서둘러 가게를 처분했습니다. 대출금이 산더미처럼 불어나 그나마 좀 있던 생활자금도 다 날리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쳐서 “내가 왜 점쟁이 말을 귀담아 들은 어머니 말을 듣고 가게를 했는지 몰라!”했습니다. 너무 상심해서 순간적으로 나온 말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내가 미쳤지, 점쟁이 말을 듣고 망할 가게를 차리게 해서 큰딸 고생만 시키고 빛만 지게 되었구나!” 하시며 상심이 크셨습니다. 어머니는 얼마 후에 살던 집을 처분해 목돈을 저에게 내놓으셨습니다. 저는 그 돈으로 다시 가게를 시작해 가족의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어머니 그때 큰딸을 위해서 하신 말씀인줄 다 알면서도 맘 아프게 해드려 정말 죄송해요, 이제는 어머니께 효도하는 큰딸이 될게요’
저에겐 자연의 품 같은 어머니. 올 설날에 가족과 함께 찾아뵈었을 때 어머니가 떡국과 함께 끓여주신 청국장 뚝배기 생각이 나서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안부전화를 드렸답니다.
강예숙 (남동구 간석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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