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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참게랑 냇가에서 놀아요

2006-03-01 2006년 3월호

 

 


 


 


 


 


 


 


 


 


 


 



반딧불이, 참게랑 냇가에서 놀아요



청계천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왜 우리 인천에는 이런 하천 하나 없을까 아쉬움이 많았을 터이다. 하지만 부러워할 필요 없다. 청계천 복원에 못지않은, 아니, 청계천처럼 인공적으로 꾸며내 짙게 화장한 도시 처녀의 화려함이 아니라 분을 바른 듯 바르지 않은 듯, 수줍은 소녀처럼 우리에게 다가올 하천이 꿈틀꿈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리시 하천살리기추진단에서 힘을 기울이고 있는 공촌천, 장수천, 굴포천, 승기천, 나진포천 등 다섯 개의 하천이 머지않아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올 것이다.


 


글-정경애 (본지 편집위원) | 사진-김정식 (자유사진가)


 


살아 숨쉬는 강을 꿈꾼다


지형의 특성상 큰 하천이 발달하지 못한 인천에는 30여개의 하천이 있다. 17.6km에 달하는 굴포천을 제외하면 대부분 10km 미만의 소규모 하천이다. 5~60년대까지만 해도 이 아담한 냇가에서 멱 감고 물고기를 잡았었다. 그러나 1960년 이후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 등의 개발논리에 밀려 하천은 콘크리트로 덮여지기도 하고, 인공적인 복토작업으로 물길이 끊기기도 했으며 오염물질이 흘러들어와 수질이 악화됐다. 게다가 쓰레기가 많아지다 보니 점점 물이 흐르기 어려워지고 오염이 심해져 시민들의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우리 주변에서 맑은 물 흐르는 강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죽어가는 하천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현재 우리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샛강 살리기 운동이나 자연형 하천 복원운동 등을 통해 하천의 옛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시는 하천살리기를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하천을 복원해야만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시민들과 함께 살아 숨쉬는 하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인공적으로 하천을 되살려 놓는다고 하더라도 시민의 사랑을 받는 하천이 아니라면 다시 하천의 기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함께 해요, 민·관 파트너십


1998년부터 승기천 인근 주민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하천을 살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인천의제21 물생태도시계획분과에서 인천하천사랑운동을 정식 의제로 채택했고 승기천사랑모임(승사모)을 만들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윽고 2003년 3월에는 제11회 세계 물의 날 행사를 승기천에서 개최하고 하천 오염정화 활동을 통해 하천살리기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렇듯 무르익은 분위기를 기반으로 우리시는 지난 2003년 9월 민·관 파트너십에 의해 하천을 살리기 위해 시민과 기업, 행정,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하천살리기추진단’을 구성했다. 추진단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하천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각 하천별 특성과 지역 정서에 맞는 하천을 복원하기 위해 하천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렇듯 하천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주민과 시민단체, 전문가 모두의 의견을 모아 하천살리기를 진행하다보니 추진 속도가 좀 늦어져 애를 태웠다. 또 주민참여를 통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복원 과정을 데이터화 하는데 시일이 많이 소요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과연 인천에서 하천이 살아날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 것도 사실이다. 2년여에 걸쳐 논의를 거듭한 끝에 지역 주민들이 원하고 또 지역 정서에도 맞는 하천별 테마가 결정되고 복원 방향도 정해지기에 이르렀다.


 


하천별 테마, 4천(川)4색(色)


남동구와 연수구의 경계를 흐르는 승기천은 넓은 고수부지를 가지고 있다. 물을 맑게 하고 고수부지를 잘 정비하면 주민들의 좋은 휴식공간과 녹지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도심지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을 테마로 했다.
부평구 청천동에서 계양구 하야동 사이를 흐르는 굴포천은 길이 17.6㎞로 인천에서는 가장 긴 하천에 속한다. 하지만 굴포천에는 지금 물이 흐르지 않는다. 물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수질이 오염되고, 그곳에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에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자연과 이야기하며 걷고 싶은 하천’으로 테마를 정했다.


남동구 장수동의 인천대공원과 서창동 사이를 흐르는 장수천은 우리 인천에서 유일하게 생태계가 살아나고 참게가 외출 나오는 하천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테마도 ‘반딧불이가 사는 하천’등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2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공촌천 네트워크는 ‘창포 꽃 하늘거리는 하천’으로 테마를 정했다. 공촌천이 살아있는 자연하천이라는 생동감을 주기 위해 하천 주변에 지난 2003년 노란 창포 꽃을 심었다. 창포 꽃 덕분에 공촌천은 살아 숨쉬는 하천의 분위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서구 마전동 당하지구에서 김포시계 구간을 지나는 나진포천은 중간에 자연형 하천이 포함돼 있어 농수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은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지 못해 테마를 정하지 못했지만 농수로의 역할도 하고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네트워크의 활성화와 함께 하천살리기 추진단에서는 하천아카데미를 운영해 시민의식을 높이는데도 힘을 기울였다. 하천과 관련한 교육, 그리고 실천 활동을 통해 하천에 대한 시민의식을 높여 시민들이 참여해 하천을 살리자는 붐을 조성하기 위한 활동이다. 아울러 미래 하천의 주인인 청소년들에게 하천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5개 하천에 대한 탐사활동을 통해 인천의 하천을 바로 알 수 있게 돕는 한편 하천일주를 통해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하천살리기 글짓기 및 그림대회, 하천 사진 공모전 등을 열어 우리 지역 하천의 소중함과 하천살리기 운동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시민의 참여를 통해 자연형 하천을 복원하려는 우리시의 노력은 전국 최초로 조례가 제정돼 다른 시도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우리시의 하천이 살아나는 결과물이 우리 눈앞에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굴포천 유지용수 공급을 위한 관로 공사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오는 5월에는 굴포천, 공촌천, 나진포천이 자연형 하천 조성 공사를 시작할 것이다. 또한 이미 1단계 공사가 완료된 승기천과 장수천은 오는 10월에 2단계 공사를 착공해 200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한잔 | 최계운 인천광역시하천살리기 추진단 공동단장


 


“네 개의 청계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청계천이요? 부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울엔 청계천 하나지만 인천에는 굴포천, 승기천, 장수천, 공촌천 네 개나 되는 하천이 곧 흐르게 될거니까요.” 인천대학교 이공관에서 만난 하천살리기추진단 공동단장인 최계운 교수 (인천대 토목환경시스템공학과)는 밝은 표정으로 인천하천살리기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우리 인천의 하천은 시민들과 함께 자연형 하천으로 다시 흐르게 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시민단체, 전문가, 행정의 의견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시민들의 뜻에 따라 하천살리기의 방향이 정해진 만큼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하천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서울의 청계천이나 양재천이 성공적인 복원으로 주목을 받지만 행정의 힘만으로 복원된 것이기 때문에 쓰레기처리 등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인천은 공촌천만 보더라도 주민들이 원해서 창포를 심었기 때문에 행여 장마에 떠내려 갈 새라, 주위에 쓰레기를 버릴 새라 주민들이 스스로 감시하고 관리하며 가꿔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천처럼 민·관의 협력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하천을 복원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귀감이 되고 있다.


3월에 멕시코에서 열릴 세계 물포럼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거버넌스를 통한 하천살리기의 사례로 우리 인천의 하천살리기가 발표될 예정이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공촌천에서는 창포가 하늘거릴 것이고, 장수천엔 반딧불이가 돌아오고, 굴포천에서는 연인들이 강가를 따라 데이트를 즐기며, 승기천에서는 하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게 될 것입니다.” 확신에 찬 최교수의 설명처럼 인천의 하천이 봄기운처럼 꿈틀거리며 살아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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