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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넘버 12번’ 못 막으면… 그 팀은 진다
“인천FC~ 승리하리라”
“인천FC~ FOREVER 인천~”
지난 4월 3일 토요일, 2004 K리그 개막일이다. 월드컵 4강의 신화가 잉태되었던 문학경기장에서 신생팀 인천유나이티드 FC가 전북 현대와 첫 경기를 치르는 역사적인 날이다. 휘슬이 울리기 2시간 전부터 지하철 문학경기장역 입구는 30~40명으로 구성된 서포터즈들이 외치는 구호와 노래로 후끈 달아올랐다. 북소리를 앞세운 그들의 응원은 운동장으로 향하는 관중들의 맥박수를 끌어 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인천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인 T.N.T 멤버들이다. 풀이하면 Terror & Trembling, ‘공포’와 ‘전율’이다.
경기장은 이미 서포터즈들로 인해 ‘전율’을 느낄 만한 분위기였다. 북쪽 골대 뒤 스타디움에 포진한 1천여명의 서포터즈들은 갖가지 깃발을 흔들고 손나팔을 불며 전의를 불태운다. 출정 준비 중인 선수들에게 기와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T.N.T, Stand up for the Champion’등의 구호가 걸린 여러 장의 현수막들이 빈틈없이 걸려 있다.
축구단은 창단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서포터즈들의 응원만 봐서는 결코 신생구단 같지 않은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줬다. “승리의 깃발 울린 우리, 그대와 함께 나간다.” 출정가를 비롯해 응원가 서너 곡과 구호 10개 정도는 누구나 따라서 한다.
이제 운동장에서 서포터즈 없는 경기를 상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관중들도 아직은 낯선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점점 일심동체가 되었다. 승부를 떠나 그들은 인천에 응원할 수 있는 축구단이 생겼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마냥 즐겁다는 표정이다.
휘슬이 울렸다. 수백발의 폭죽이 터지며 문학산은 순식간에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지난해 FA컵과 올시즌 슈퍼컵에서 우승한 강팀 전북 현대와 처음부터 일진일퇴를 펼쳤다. 특히 왼쪽 날개 최태욱으로 이어지는 왼쪽 측면 공격이 활발하게 전개되자 서포터즈와 관중들은 ‘골! 골! 골!’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90분간의 공방 끝에 종료 휘슬이 울렸다. 0-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인천유나이티드는 성공적인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무엇보다 이날의 승리자는 서포터즈들이었다. ‘백넘버 12번’을 서포터즈의 몫으로 영구 결번 시킨 구단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한시도 앉아 있지 않고 목청껏 응원했다.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자 관중들은 썰물처럼 운동장을 빠져 나갔지만 서포터즈들은 마무리 응원을 펼치며 주변을 말끔히 정리했다. 그리고 누군가 외쳤다. “4월 10일 다음 포항경기 원정 응원갑니다. 버스 준비돼 있습니다.” 이제부터 축구 시즌이 폐막될 때 까지 전국의 프로축구 경기장은 T.N.T의 공포와 전율에 휩싸일 것이다.
글 _ 유동현 · 사진 _ 김정식
※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서포터즈에 가입 할 수 있다. 현재 인천에는 T.N.T 외에 여러 개의 서포터즈가 있는데 가입을 원하는 사람은 인천유나이티드FC 홈페이지(www.incheonutd.com)를 클릭해 <UTD서포터즈 존>에 들어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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