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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대륙에도 감동은 있다

2004-06-01 2004년 6월호

지난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40여일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 모잠비크의 마푸토, 그리고 케냐의 나이로비 등 아프리카 3개국 4개 도시에 순회공연 및 연수를 다녀왔다. 외교통상부 산하 사단법인 아프리카문화연구소 국제게릴라극단에서 주최한 한국·남아프리카 공화국 합작 공연작인 <Sara Baartman & Four Karmas>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올 1월 말경 총기획 및 제작자인 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 이석호 박사를 처음 만나 섭외, 인터뷰 등을 거쳐 여러 경쟁자를 물리치고 2월에 출연 및 연수 확정을 받았다. 시립극단의 허락을 얻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고 3월 마지막 주에 드디어 아프리카로 출발해 22시간 만에 남아공의 수도인 케이프타운에 도착했다.
도착한 날부터 숨가쁜 일정이 이어졌다. 아프리카 배우와 스텝들을 만났고 학자들을 만나 세미나도 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인의 토속 움직임과 춤 및 노래도 연수 받았다. 시간이 너무나 아쉬웠다. 표면적인 것들을 겉핥기로 접하는 것 말고 진짜 아프리카의 정신을 만나고 싶었다.
여자로 사는 것에 대한 억압과 고통, 그리고 그것의 해방을 위한 해법찾기 작업을 표현한 작품 <Sara Baartman & Four Karmas>에는 모잠비크의 CHIMENE(27세) 씨와 케냐의 Lizz(26세) 씨, 그리고 대학로 배우 위희순 씨와 함께 출연했다. 남아공에서의 공연은 극장조건 및 스텝진이 훌륭해서 완성도가 높은 공연이 되었다. 모잠비크에서는 무엇보다 모기와의 전쟁이 힘들었고 우리나라 대사관이 없는 관계로 진행상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혀 힘든 공연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1호로 진출해서 공연했다는 의미에 자부심을 느끼며 공연했다. 그런 만큼 현지인, 교민들에게 뜨거운 환영과 환대를 받았다.
케냐에서는 3개월 마다 있다는 전력사고로 암흑천지에서 초와 전등을 켜고 공연을 준비했다. 공연시작 5분 전 문자 그대로 기적적으로 light on!! 밝은 빛속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치게 되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감동의 도가니인 그곳 극장 식구들 까지 포함해 모두가 외친 한마디는 Miracle! 그랬다. 내게는, 이 모든 아프리카에서의 시간들이, 만남들이, 깨달음들이 바로 그 Miracle과 같았다. 무대에 올렸을 때 현지 언론을 비롯한 연극인들, 일반 관객, 교민들, 대사관 직원들, 기업인들 모두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믿을 수 없는 감동적인 공연이었다’고 과분한 찬사들을 보내주었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과 얘기하는 세미나 시간이 있었고, 그때마다 한국어, 영어(케냐 배우), 포르투갈어(모잠비크 배우) 등 3개 국어와 3개국의 다른 노래, 춤형식으로 진행된 이질적인 공연 방식이 얼마나 이해되었을까를 묻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곳에서건 어떤 관객이건 그 느낌을 전달 받아 같이 느낀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진실은 통한다, 어떤 형식으로 표현되건 모든 사람들의 진실은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프리카도 한국도, 아프리카인도 한국인도, 아프리카 연극도 한국연극도 다르지 않았다.
나의 아프리카 여정과 공연은 그렇게 끝났지만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Africa is just being 이니까.
글 _ 송정화 (인천시립극단 상임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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