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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휘파람 불고 싶다’

2004-06-01 2004년 6월호


글 _ 김명권 (인천 미래신경과의원 원장, 425-4666, www.silverdoc.com)

 

 

 

갑작스럽게 입이 돌아가고 눈이 안 감긴다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이같은 안면마비는 안면근육이 마비되는 신경질환으로 안면근육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안면신경(제7 뇌신경)의 마비에서 비롯된다.
안면마비의 증상은 안면의 비대칭성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상이 있는 쪽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코와 입술 사이의 주름이 옅어지고 입 끝이 쳐진다. 또 음식을 먹을 때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 음식이나 침을 흘리게 되며 또 입이 모아지지 않기 때문에 휘파람을 불 수 없게 된다.
안면마비와 함께 동반되는 증상으로는 안면신경의 마비를 초래한 부위에 따라 미각, 청각장애, 눈물이나 침이 나오지 않고 소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되는 말초성 증상과 어지럼증, 보행실조, 반신마비 등의 중심성 증상이 있다.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바이러스성 감염, 외상, 뇌종양, 뇌졸중(중풍), 다발성 경화증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안면마비는 대개의 경우 ‘벨 마비(Bell's palsy)’라 부르는 말초성인 경우가 많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뇌졸중이나 뇌종양 등에 의한 중심성 안면마비는 상대적으로는 흔하진 않지만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신경학적 진찰에 따라 말초성인지 중심성인지의 여부를 감별하기 위한 안면신경검사(근전도 검사)와 MRI(뇌 자기공명사진) 등이 필요하다.
원인질환에 따라 예후는 다르게 나타나지만 가장 흔하게 접하는 벨 마비의 경우를 보면 약 80% 정도가 원상회복이 가능하다고 한다. 벨 마비 치유기간은 1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걸릴 수 있는데 이때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벨 마비에서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를 보면 대개 급속하고 완전한 마비인 경우나 60세 이상의 연령이 많은 경우, 후두부 통증, 미각의 이상, 하악침샘의 기능저하가 동반되는 경우, 당뇨, 고혈압, 알코올 중독, 만성질환 등이 있는 경우로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치료는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마비가 발생한 뒤 수일 이내 하는 것이 좋다. 또 약물치료와 안면신경과 근육의 물리치료, 안면맛사지 등을 주로 시행하며, 눈이 감겨지지 않는 경우에는 각막의 손상을 방지 위해 인공누액을 수시로 넣어주고 외출하거나 잠을 잘 때 안대를 하거나 눈꺼풀을 종이 반창고등으로 감겨지게 한 후 붙여 각막 손상을 피하도록 한다.
안면마비(벨 마비)의 후유증으로는 눈이나 얼굴의 근육이 자기도 모르게 수시로 수축을 하는 안면경련, 입을 움직일 때 눈도 같이 감겨지는 연합운동, 식사 시 눈물이 나는 증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적절한 약물이나 보톡스 주사요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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