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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 대접으로 실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
5월의 어느 월요일 오전. 부평역사 앞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있다. 출근 인파가 줄어들고 역사가 한산해 질 무렵 그 분들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발걸음이 닿은 곳은 대형 할인매장 주차장과 입구를 마주하고 있는 창고 같은 건물. 그곳에서는 찾아오는 분들께 표찰을 나눠주고 있다. 표찰은 받은 어르신들은 점심 배식시간 전 까지 하릴없이 다시 역사 앞으로 나와 해바라기를 한다.
이곳은 김용구 (주식회사 코아 대표이사)씨를 비롯한 김운봉(대한극장 사장), 김운섭(파레스외국어학원장)씨 등의 형제들이 65세 이상의 노인들께 무료로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형제의집이다. 95년 3월 첫 무료급식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형제의 집에서는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150명의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해 지난해 말까지 모두 23만 여명이 다녀갔다. 처음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이어지던 무료급식은 인근 교회에서 뜻을 같이해 화요일과 목요일 급식을 대신하고 있다.
12년 전, 선친의 기일을 맞아 모였던 김 씨 형제들은 그동안 모은 재산을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하겠다던 선친의 유지를 받들자고 뜻을 모으고 어떤 방법으로 봉사를 할 것인지를 다음 번 가족모임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프랑스어로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자는 것이었다. 3개월 후에 다시 모인 형제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었다. 바로 노인들께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자는 일이었다.
봉사하는 방법에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지만 문제는 장소와 자원봉사자를 찾는 일이었다. 어르신들이 한끼라도 편안하게 식사를 하실 수 있게 해야지 무료급식소라고 해서 허술하게 길에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료급식은 삼 형제의 힘만으로 하기에는 턱없이 힘든 일이기도 했다. 취사시설이나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야만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도 기분 좋고 힘들지 않게 봉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무려 40군데의 장소를 둘러본 끝에 지금의 장소인 부평역 앞 형제의집을 선택했다. 그리고 봉사하시는 분들이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기 위해 4천500만원을 들여 창고건물을 개조해 지금의 형제의집을 꾸몄다. 편하게 취사를 할 수 있는 입식 부엌시설은 물론 오가는 어르신들이 위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까지, 여느 식당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급식소를 꾸민 것이다. 게다가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므로 철저한 위생관리를 하기 위해 모든 식기와 수저 등은 끓는 물에 소독해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10년간 보건소에서 점검을 나왔어도 그 흔한 지적한번 당하지 않았다.
장소가 해결되고 나니 스스로 우러나와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때 160명에 이르던 자원봉사자는 지금은 교회 등을 통해 찾아온 15명의 자원봉사자가 조를 편성해 봉사하고 있다. 5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며 굳이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강 모(57세) 아주머니는 “형제의집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봉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며 “형제의집이 문을 열면서부터 10년째 봉사를 하는 분도 있다”고 귀띔해 주기도 했다.
한 달에 평균 500만원 정도 소요되는 비용은 3형제가 똑같이 나누어 분담하고 있다. 김 씨의 누이인 김순혜 씨를 비롯해 3형제의 부인들은 형제의집에 나와 몸으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김용구 씨의 부인 조동숙 씨는 “새벽 장을 봐다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즐겁게 식사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기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처음 형제의집이 문을 열었을 때는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10년을 한결같이 하다보니 이젠 자리를 잡은 듯 하다”는 것이 김용구 씨의 설명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일주일에 세 번 나들이 삼아 여기 나와서 밥을 먹어. 참 맛있어”라고 말하는 나동한 (80세·계양구 효성동)할아버지의 환한 미소가 형제의집의 따뜻한 마음과 닮아 있었다.
글 _ 정경애 · 사진 _ 김정식
숨은 자원 봉사자 격려합니다
지난 5월에는 우리시에서 이군자 씨를 개인부문의 모범봉사자로, 간석4동 새마을부녀회를 단체부문의 모범봉사자로 각각 선정했다. 남동구 남촌동에 사는 이군자 씨는 약 16년 동안 한 달에 7~8회 정도 화장장인 시립승화원을 비롯해 인천의료원, 은광원 등에서 안내, 거즈접기, 물리치료 보조 등의 노력봉사를 해왔다. 특히 일반인들이 꺼려하는 화장장에서의 자원봉사를 정립시켜 국내유일의 화장장의 자원봉사체제를 마련했다.
간석4동 새마을부녀회는 24명의 인원이 13년간 복지관 식사봉사, 방범순찰 및 청소봉사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 단체부문 우수 자원봉사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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