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2005-08-01 2005년 8월호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한모금의 시원한 물이 간절한 요즘이다. 깊은 산속 옹달샘, ‘찡’하고 손끝을 저리게 만드는 샘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저 만큼 물러난다.
하지만 옹달샘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물’뿐이랴. 휴식과 건강이 그곳에 있고 ‘어울림’ 또한 찾을 수 있다. 조용한 산책로, 운동시설, 쉴 곳과 깨끗하고 시원한 약수가 지친 도시인을 기다린다.
종합스포츠센터 ‘동네 약수터’
부평 백운역 부근 선포산(혹은 함봉산). 이른 아침이면 물을 뜨기보다는 운동을 하러 모여든 사람들로 조그만 운동장이 북적인다. 에어로빅, 기공체조 등 자연을 호흡하며 심신을 ‘맑고 밝게’하려는 도시인들이 산곡동 선포약수터의 새벽을 연다. 이곳은 야외공연장과 운동장, 실내배드민턴장, 기본 운동시설 등을 고루 갖춘 종합스포츠센터나 다름없다. 꽤 넓은 터에 조성된 약수터에는 아름드리 벚나무가 빼곡하고 그 사이로 계단식 벤치가 놓여 있다. 야간 조명시설이 있어 무더운 여름밤에는 잠 못 이루는 주민의 안식처가 된다. 약수터까지는 완만한 경사라서 누구라도 무리없이 오를 수 있고 중간 중간 쉼터도 있어 삼림욕에도 제격이다.
서구 석남약수터는 인천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다. 천마터널 옆에 위치한 이곳은 운동기구외 시설로 배드민턴장과 족구장이 있으며 약수터 옆 계곡으로 지압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계곡 중간에 얕은 여울을 만들어 아이들이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며 물장구를 칠 수도 있다. 지역주민의 손길로 너무도 아름답게 가꾸어진 약수터 길도 예술이다. 2개의 약수터로 구성 되어있는 이곳은 약수터 표지가 보이는 곳으로부터 처음 약수터는 약 5분 거리, 둘째 약수터는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다. 약수터 입구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으며 노견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부평공원묘지내에 흐르는 개울은 굴포천의 발원지로 그 상류에 칠성·부령약수터가 있다. 인천에서 가장 길고 유일하게 한강으로 흐르는 굴포천의 발원지라는 의미도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약수터다. 공동묘지이지만 운동과 휴식을 즐기려는 시민이 늘 찾는 이곳은 주변 전체가 공원이나 마찬가지다. 산등성이나 묘지 사잇길을 따라 등산을 하거나 조깅,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 좋다. 특히 물속 생태계나 곤충 등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생태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산곡동 명신여고 부근 현대아파트 뒤 철마산 등허리에 철마약수터가 있다. 이곳에는 한여름 물장구를 치며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면 배드민턴장이 있고 멀리 바닷가까지 보이는 철마정이 땀에 흠뻑 젖은 방문객을 기다린다.
자비의 향기 물 따라 흐르고
좋은 물과 사찰은 한 쌍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가장 돋보이는 곳으로 강화 마니산 동쪽 기슭에 있는 정수사를 빼놓을 수 없다. 신라 선덕왕 8년(639)에 창건된 이 사찰은 1426년 함허(涵虛·1376~1433)가 절을 고쳐 지을 때 법당 서쪽 산신각 아래 바위틈에서 맑은 물이 솟아났다. 석중천(石中泉)으로 그 맛이 오묘하여 무거운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나는 물이라고 한다. 이 물맛 때문에 함허에 의해 절 이름이 정수사(淨修寺)에서 ‘물 수(水)’자가 든 정수사(淨水寺)로 바뀌었을 정도다. 따로이 마련된 운동시설은 없지만 입구에서 정수사까지 오르는 숲길이 환상적이며 절 옆으로 마니산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가 있다.
연수구 방향의 문학산 중턱에는 청학사약수터가 있다. 문학터널 위쪽에 위치한 이곳은 탁트인 시야와 잘 가꾸어진 등산로가 있어 찾는 이들이 꾸준하다. 절까지 오르는 길 자체가 등산인 셈으로 우거진 숲과 아늑한 산사, 물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차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운동삼아 걸어가도 좋겠다.
아울러 연수구 청량산 시립박물관 못 미처 호불사약수터도 시민들이 즐겨찾는 약수터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곳은 최근 공원으로 조성돼 운동시설과 휴식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곳곳에 야외 헬스형 생활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목조데크로 산책로와 앉을 곳을 마련해 놓았다. 어린이 놀이터도 별도로 마련해 놓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나들이에 제격이다.
이밖에 징맹이 고개 옆 계양산 자락에 지선사약수터가 있다. 주변에 삼림욕장이 있으며 야생화동산과 사계절 자연학습장이 마련돼 있다. 운동과 산책은 물론 만남의 장소로도 유용한 곳이다.
역사의 애환서린 아릿한 물맛
강화산성 북문주차장에서 약수터를 향해 걷노라면 숲속 오솔길이 들려주는 역사이야기에 가슴이 울렁인다. 오읍약수는 고려때 생겼다고 한다. 고려 고종은 1232년 강화로 천도하여 2년간에 걸쳐 내성과 궁궐, 관아를 건축했다. 그때 많은 강화인들이 동원되어 북문을 건축하던 중 날씨가 가물어 더욱 힘들었다 한다. 고종은 북문 앞에 제단을 쌓고 기우제를 올렸는데 정성을 어여삐 보았음인지 하늘이 어둡기 시작하고 천둥까지 쳤다고 한다. 바로 그때 벼락이 큰바위에 떨어지며 물이 솟아 약수가 되었다. 이에 제를 지내던 모든 사람들은 “살았구나”를 외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오읍약수(五泣藥水)’라 부른다.
배드민턴장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면 약수가 일년내내 흐른다. 이곳에 가려면 강화대교를 건너 계속 직진해서 인삼센터 3거리를 통과한 후 강화군청 이정표를 지나쳐 고려궁지까지 간다. 고려궁지 왼쪽 주차장을 끼고 언덕을 계속 오르면 멀리 강화산성 북문이 보인다. 북문을 통과해 오른쪽 길이 오읍약수로 이른다.
또 하나, 찬우물약수터가 있다. 강화도령 원범이는 조선 24대 헌종의 뒤를 이어 왕으로 추대되어 강화를 떠났는데 훗날 철종으로 불리게 된다. 원범은 14살에 강화로 부친과 함께 유배되어 왔다. 강화도령은 천주교 박해에 부모님을 모두 잃고 홀로 19살까지 강화도에 숨어살았다. 그때 위로를 해주고 삶의 희망을 심어준 아가씨가 양순이다. 이들은 강화읍 내수골 도령네 집에서 멀리 떨어진 찬우물에서 사랑을 확인하곤 했단다.
그러나 나뭇꾼 강화도령과 양순이는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헤어져야만 했다. 임금으로 등극한 강화도령은 찬우물 사랑을 잊지 못해 “강화도가 좋았다”는 말을 틈만 있으면 했다고 전하며 양순이는 임금이 되신 도령과의 사랑을 정절로 지키며 홀로 일생을 살았다고 전한다.
강화읍 터미널에서 외포리, 전등사 방향으로 4차선 큰길을 따라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찬우물이 보인다. 나물, 야채, 과일 등 소박한 소출을 파는 시골 아낙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글 _ 지영일 (Incheon@news 편집위원·openme@incheon.go.kr) / 사진 _ 김정식 (자유사진가·jsjsm@incheon.go.kr)
한모금의 시원한 물이 간절한 요즘이다. 깊은 산속 옹달샘, ‘찡’하고 손끝을 저리게 만드는 샘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저 만큼 물러난다.
하지만 옹달샘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물’뿐이랴. 휴식과 건강이 그곳에 있고 ‘어울림’ 또한 찾을 수 있다. 조용한 산책로, 운동시설, 쉴 곳과 깨끗하고 시원한 약수가 지친 도시인을 기다린다.
종합스포츠센터 ‘동네 약수터’
부평 백운역 부근 선포산(혹은 함봉산). 이른 아침이면 물을 뜨기보다는 운동을 하러 모여든 사람들로 조그만 운동장이 북적인다. 에어로빅, 기공체조 등 자연을 호흡하며 심신을 ‘맑고 밝게’하려는 도시인들이 산곡동 선포약수터의 새벽을 연다. 이곳은 야외공연장과 운동장, 실내배드민턴장, 기본 운동시설 등을 고루 갖춘 종합스포츠센터나 다름없다. 꽤 넓은 터에 조성된 약수터에는 아름드리 벚나무가 빼곡하고 그 사이로 계단식 벤치가 놓여 있다. 야간 조명시설이 있어 무더운 여름밤에는 잠 못 이루는 주민의 안식처가 된다. 약수터까지는 완만한 경사라서 누구라도 무리없이 오를 수 있고 중간 중간 쉼터도 있어 삼림욕에도 제격이다.
서구 석남약수터는 인천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다. 천마터널 옆에 위치한 이곳은 운동기구외 시설로 배드민턴장과 족구장이 있으며 약수터 옆 계곡으로 지압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계곡 중간에 얕은 여울을 만들어 아이들이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며 물장구를 칠 수도 있다. 지역주민의 손길로 너무도 아름답게 가꾸어진 약수터 길도 예술이다. 2개의 약수터로 구성 되어있는 이곳은 약수터 표지가 보이는 곳으로부터 처음 약수터는 약 5분 거리, 둘째 약수터는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다. 약수터 입구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으며 노견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부평공원묘지내에 흐르는 개울은 굴포천의 발원지로 그 상류에 칠성·부령약수터가 있다. 인천에서 가장 길고 유일하게 한강으로 흐르는 굴포천의 발원지라는 의미도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약수터다. 공동묘지이지만 운동과 휴식을 즐기려는 시민이 늘 찾는 이곳은 주변 전체가 공원이나 마찬가지다. 산등성이나 묘지 사잇길을 따라 등산을 하거나 조깅,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 좋다. 특히 물속 생태계나 곤충 등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생태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산곡동 명신여고 부근 현대아파트 뒤 철마산 등허리에 철마약수터가 있다. 이곳에는 한여름 물장구를 치며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면 배드민턴장이 있고 멀리 바닷가까지 보이는 철마정이 땀에 흠뻑 젖은 방문객을 기다린다.
자비의 향기 물 따라 흐르고
좋은 물과 사찰은 한 쌍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가장 돋보이는 곳으로 강화 마니산 동쪽 기슭에 있는 정수사를 빼놓을 수 없다. 신라 선덕왕 8년(639)에 창건된 이 사찰은 1426년 함허(涵虛·1376~1433)가 절을 고쳐 지을 때 법당 서쪽 산신각 아래 바위틈에서 맑은 물이 솟아났다. 석중천(石中泉)으로 그 맛이 오묘하여 무거운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나는 물이라고 한다. 이 물맛 때문에 함허에 의해 절 이름이 정수사(淨修寺)에서 ‘물 수(水)’자가 든 정수사(淨水寺)로 바뀌었을 정도다. 따로이 마련된 운동시설은 없지만 입구에서 정수사까지 오르는 숲길이 환상적이며 절 옆으로 마니산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가 있다.
연수구 방향의 문학산 중턱에는 청학사약수터가 있다. 문학터널 위쪽에 위치한 이곳은 탁트인 시야와 잘 가꾸어진 등산로가 있어 찾는 이들이 꾸준하다. 절까지 오르는 길 자체가 등산인 셈으로 우거진 숲과 아늑한 산사, 물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차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운동삼아 걸어가도 좋겠다.
아울러 연수구 청량산 시립박물관 못 미처 호불사약수터도 시민들이 즐겨찾는 약수터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곳은 최근 공원으로 조성돼 운동시설과 휴식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곳곳에 야외 헬스형 생활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목조데크로 산책로와 앉을 곳을 마련해 놓았다. 어린이 놀이터도 별도로 마련해 놓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나들이에 제격이다.
이밖에 징맹이 고개 옆 계양산 자락에 지선사약수터가 있다. 주변에 삼림욕장이 있으며 야생화동산과 사계절 자연학습장이 마련돼 있다. 운동과 산책은 물론 만남의 장소로도 유용한 곳이다.
역사의 애환서린 아릿한 물맛
강화산성 북문주차장에서 약수터를 향해 걷노라면 숲속 오솔길이 들려주는 역사이야기에 가슴이 울렁인다. 오읍약수는 고려때 생겼다고 한다. 고려 고종은 1232년 강화로 천도하여 2년간에 걸쳐 내성과 궁궐, 관아를 건축했다. 그때 많은 강화인들이 동원되어 북문을 건축하던 중 날씨가 가물어 더욱 힘들었다 한다. 고종은 북문 앞에 제단을 쌓고 기우제를 올렸는데 정성을 어여삐 보았음인지 하늘이 어둡기 시작하고 천둥까지 쳤다고 한다. 바로 그때 벼락이 큰바위에 떨어지며 물이 솟아 약수가 되었다. 이에 제를 지내던 모든 사람들은 “살았구나”를 외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오읍약수(五泣藥水)’라 부른다.
배드민턴장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면 약수가 일년내내 흐른다. 이곳에 가려면 강화대교를 건너 계속 직진해서 인삼센터 3거리를 통과한 후 강화군청 이정표를 지나쳐 고려궁지까지 간다. 고려궁지 왼쪽 주차장을 끼고 언덕을 계속 오르면 멀리 강화산성 북문이 보인다. 북문을 통과해 오른쪽 길이 오읍약수로 이른다.
또 하나, 찬우물약수터가 있다. 강화도령 원범이는 조선 24대 헌종의 뒤를 이어 왕으로 추대되어 강화를 떠났는데 훗날 철종으로 불리게 된다. 원범은 14살에 강화로 부친과 함께 유배되어 왔다. 강화도령은 천주교 박해에 부모님을 모두 잃고 홀로 19살까지 강화도에 숨어살았다. 그때 위로를 해주고 삶의 희망을 심어준 아가씨가 양순이다. 이들은 강화읍 내수골 도령네 집에서 멀리 떨어진 찬우물에서 사랑을 확인하곤 했단다.그러나 나뭇꾼 강화도령과 양순이는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헤어져야만 했다. 임금으로 등극한 강화도령은 찬우물 사랑을 잊지 못해 “강화도가 좋았다”는 말을 틈만 있으면 했다고 전하며 양순이는 임금이 되신 도령과의 사랑을 정절로 지키며 홀로 일생을 살았다고 전한다.
강화읍 터미널에서 외포리, 전등사 방향으로 4차선 큰길을 따라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찬우물이 보인다. 나물, 야채, 과일 등 소박한 소출을 파는 시골 아낙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글 _ 지영일 (Incheon@news 편집위원·openme@incheon.go.kr) / 사진 _ 김정식 (자유사진가·jsjsm@incheon.go.kr)
- 첨부파일
-
- 이전글
- 그 해 여름에도 역사는 흘렀다
인천광역시 아이디나 소셜 계정을 이용하여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온라인 열린 시장실 」 관리자 알림 >
그동안 해당 게시판에서는 댓글 기능을 제공해 왔으나, 댓글이 공식 의견으로 접수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부득이하게 운영을 종료하게 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
댓글은 공식 의견으로 접수되지 않으며, 향후 확인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의견 제출을 원하시는 경우 '의견내기 참여' 탭으로 이동하시어 본인인증 후 게시글을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리게 된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체 댓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