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에 닿는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겹겹이 껴입은 옷에 움츠러든 몸과 마음이 둔하기 쉽지만 묵은 때도 한꺼풀 벗겨내고 겨울철 건강관리도 할 겸 해수탕이나 온천욕은 어떨까. 바다를 끼고 있어 해수탕의 천국이나 다름없는 인천. 저렴한 비용으로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삶의 질 수은주를 한껏 올려보자.

해수탕의 진수 해수피아
영종도에 자리 잡은 대규모 해수온천으로 800m 천연 암반에서 올라오는 청정해수를 사용해 수질이 뛰어나다. 온천수가 바닷물이라 처음 탕에 들어가면 따끔따끔 쏘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필수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노폐물 배출과 혈액순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폭포수를 쏟아내는 노천 계곡탕은 외국의 고급 리조트를 연상케 하는 규모와 분위기. 천연 황토와 소나무 껍질을 이용한 불한증막, 깊은 계곡 사이에 자리한 인진쑥탕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연세 지긋한 부모님을 동반한 가족단위 나들이객이나 어르신 관광단, 영종도나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이 손님의 대부분.
이곳을 가려면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영종대교를 통과해 신불IC로 나온 후 첫번째 신호에서 U턴한다. 영종·용유 방면 표지판을 따라 고속도로 밑으로 통과해 나오는 해안도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해수피아가 바로 보인다.

해수탕의 종합판 연안부두 주변 해수탕 거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사람들의 주말 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좋은 곳. 휴일마다 이곳 해수탕은 사람들로 붐빈다. 연안부두 일대의 해수탕은 연안의 바닷물을 직접 끌어들이지 않고 지하 200m까지 관정을 박아 끌어올린 깨끗한 바닷물을 40℃ 내외로 데워서 목욕물로 쓴다. 연안부두 일대에 해수탕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다.
각각의 해수탕마다 허브탕, 인삼탕, 다시마탕, 쑥탕, 솔잎탕, 커피탕, 옥돌사우나, 참숯사우나 등 특색 있는 시설을 만들어 놓아 주말에는 수도권 시민들이 많이 찾아온다. 고려스포빌은 골프연습장도 갖추고 있다. 특히 씨월드해수탕은 연안부두 근처 다른 해수사우나중 최고의 시설을 갖춘 곳. 대형 해수 사우나에 노천탕도 갖추었다. 길이 21m 너비 4.3m 규모의 풀장이 있어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박하탕, 녹차탕, 허브탕, 냉탕, 참숯탕, 열탕 등 다양한 기능성 사우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연안부두 주변에 산재한 해수탕은 씨월드해수탕, 고려해수탕, 명진해수탕, 남해목욕탕, 서해목욕탕, 유림해수온천탕 등이며 기타 동남해수탕(남구 용현동), 영종해수은사우나(영종도), 하버뷰해수탕(월미도), 강화해수탕(강화 외포리)이 있다. 영업시간은 보통 아침 6시부터 오후 8시 사이지만 정확한 시간과 휴일은 업소마다 약간 다르고 입욕료도 3천원부터 5천원 내외로 나뉘기 때문에 가기 전에 미리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도심속 이국적 휴양지 인스파월드
예전 융창씨랜드가 있던 자리에 최근 새로운 워터파크 개념의 대규모 시설이 들어섰다. 제2경인고속도로 종점에서 연안부두 방향으로 직진하다보면 교차로 직전 우측에 인스파월드가 보인다. 이곳은 56m 물놀이 슬라이드와 수영장, 아쿠아시스템을 갖춘 전국 최대규모의 실내 워터파크로 천연해수탕과 참나무를 직접 때는 전통 재래 불가마를 비롯한 다양한 사우나 시설을 완비해 놓고 있다.
아울러 회원제 피트니스 클럽과 특급호텔 수준의 로비, 맛깔스런 식사메뉴와 함께 5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 등 다양한 고객 편의시설을 갖추고 ‘온 가족이 하루종일 행복하게’ 휴식과 재충전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추천할만하다.

좋은 물은 마음까지 다스린다
유일한 지하수 온천, 마라쓴물칼슘탕
“몸의 때만이 아니라 삶의 고민, 인생 무게까지 녹여내는 물이 진정한 물입니다”
박용호(58) 사장은 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마음의 안정과 심지를 다져주는 물’이라고 소개하는 마라칼슘물은 지역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강화도 창후리 포구까지 멀다않고 달려와 물맛을 보는 이들은 노인뿐만 아니라 아이를 동반한 가족, 젊은이들 등 다양하다. 여느 온천과는 달라 사시사철 손님이 줄을 잇는데 번호표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면서도 불평이 없다.
본래 마라쓴물칼슘탕은 ‘달우물온천’이라는 이름으로 교동도에서 시작했다. 점자를 발명한 고 박두성 선생의 생가에서 박 사장에 의해 지난 89년 우연히 발견된 이후 10여년 영업을 해왔다. 마라쓴물을 먹고 자란 농작물은 튼튼하기도 하거니와 열매가 실하였고 먹어본 사람이라면 잔병치레가 없었다. 마라쓴물은 주요 미네랄 성분과 천연 알카리성과 다량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어 쓴맛이 나며 각종 피부질환 이외에도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특히 아토피에 강하다. 목욕후에도 1~2시간 동안 몸이 따뜻하고 땀이 배나온다. 이것이 포구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 명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뱃편 이용과 군사보호구역 등으로 손님 불편이 커지자 5년전부터는 창후리 포구로 자리를 옮겨 영업해오고 있다. 필요한 물은 20톤짜리 탱크로리로 매일 2~3회씩 퍼 나른다.
이곳에서는 세제나 화장품을 쓸 필요 없이 뜨끈한 마라쓴물에 몸을 담그었다가 나오면 그만이다. 일회용품이나 세제를 쓰지 않으니 환경오염도 없다. 가족탕 형태로 운영되며 욕조도 특이해서 4인정도가 둘러앉을 수 있는 4각형 구조로 되어 있다. 지하와 2층 모두해서 칸막이로 나눠진 30개의 욕실이 있다. 반신욕을 기본으로 하며 바닥에 내려앉으면 전신이 물에 잠긴다. 카운터에서 각 욕실마다 적당량의 물을 관으로 공급, 의자에 앉으면 가슴까지 찰 정도의 물을 넣어준다. 각각의 욕실은 바깥창이 나 있어 동반자와 함께 담소도 즐기면서 창밖 포구 풍경이며 바다, 산, 들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해질녘에 이곳을 찾으면 그런 낭만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 별다른 편의시설이 없어 쾌적한 환경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박 사장은 “가장 훌륭한 온천은 세 가지 조건을 지녀야 한다”며 “기능수(효능)이어야 하고, 가족 또는 연인이 자연과 함께 사색하며 정을 나눌 수 있어야 하며, 방법적으로는 반신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욕시간은 보통 1시간~1시간 30분. 예약은 받지 않으며 아토피 환자나 장애인 가족의 경우 우선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성인 2인 1실 기준으로 입욕료가 1만5천원이다. 마라콩나물, 마라쓴물 순무, 마라티슈, 마라식빵 등의 상품도 구입 가능하다. 문의 _ 933-4622

짠물 목욕, 이래서 좋다!
해수사우나는 프랑스 의학자들이 2000년 전부터 내려온 지중해 바닷물을 이용한 질병 치료방식을 연구, 개발한 탈라소세라피(Thalasso Theraphy 해수요법)를 이용한 건강 욕탕법이다. 우리나라 경우 <세종실록>에 실린 도자기가마 한증법을 계승한 전남 함평군 함평읍 손불면 마을 일대에서 1800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민간요법이다. 신체의 신진대사에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 바로 미네랄인데 해수에 포함된 100여 가지의 미네랄은 인체 혈액 성분과 아주 비슷해서 헤모글로빈을 활성화시켜주기 때문에 동맥경화, 당뇨, 관절통, 요통, 냉증, 피부병, 부인병, 무좀, 습진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태아 양육에 필요한 양수도 해수와 같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니 생명체를 키우는 지구혈액, 바닷물은 우리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해수는 이온화된 거의 모든 화학원소들을 가지고 있어 쉽게 흡수되기 때문에 광물질 부족으로 온 질병에 효과가 있다. 특히 다른 광천수와는 달리 마그네슘, 브롬, 요드, 이온 등이 많아 신경증, 자율신경성 균형장애, 심장혈관 계통 기능장애에 효과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