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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있어 행복하오

2005-05-01 2005년 5월호
인생에 있어 가정과 자녀의 의미가 깊게 다가오는 시기가 ‘장년기’이다. 남자들은 사회적 성공을 바탕으로 안정된 경제생활을 유지하며 왕성하게 일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시기이고 여성 역시 자아실현, 삶의 의미를 곱씹어 보며 독립적 생활을 꿈꾸기도 한다.

필요한 것은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노력
“잘하던 일도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생겼다.”면서 “지난해 받은 평등부부상은 앞으로 더 잘 살라는 압력같다.”고 토로하는 남항우, 최옥화 부부. 지난해 7월 우리시에서 수여하는 평등부부상을 받고 난 후 이들에게 주어진 시선과 관심이 부담스럽단다. 그렇지만 여전히 ‘닭살부부’라는 애칭이 젊은이만 아니라 40대 중반의 결혼 20년차 부부에게도 해당한다는 사실을 삶으로 보여준다. 한의사인 남편은 차분하고 세심한 반면 부인은 추진력과 활기가 넘치는 ‘장부’로 61년생 동갑나기인 이 부부의 한지붕살이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뭘까?
“남들은 밥 먹을 때도 말 없이 먹다가 놀 때도 따로 논다는데 우린 어찌나 할 말이 많은지 다른 사람이 보면 시끄러울 만큼 수다스럽다.”고 말보따리를 푸는 분위기부터 예사롭지 않다. 고3, 고1, 초등학교 5학년 사내아이 셋을 키우는 이 부부는 판에 박은 남·녀의 틀이라든가, 안·밖의 경계가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 젊어서 나름대로 잘 나가던 최씨는 은행에 다니며 맞벌이를 하면서도 시부모를 모시고 바지런한 생활을 했다. 아이들이 하나, 둘 생기자 직장은 그만두었지만 자원봉사와 각종 단체활동으로 아이들 어려서부터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은 불편함이나 나무람없이 각자의 역할을 찾아갔다. 집안 청소며, 식사, 출근준비와 등교준비를 여자의 손을 타지 않고도 스스로 할 수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길인가?’로 많은 대화를 나눈다는 부부의 말처럼 ‘조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온 바탕이 있어서일까?
“우린 서로 대화하는 것을 즐기고 논쟁도 마다않는다.”는 최씨는 “하지만 해결 안될 일로 감정싸움까지 갈 것 같으면 바로 ‘타임아웃’을 선언, 서로 냉정을 찾은 후 생각을 정리해 다시 대화를 나눈다.”고 구체적인 비법을 소개해 주었다. 매우 민감한 부분 가운데 하나인 소유 재산도 집은 부인명의로, 한의원은 남편명의로 되어 있다. 다른 부동산의 경우는 남편이 먼저 나서서 공동명의로 하자고 제의할 정도라고 한다. 특히 이제는 제법 머리가 굵게 자란 아이들이지만 항상 함께 움직일 줄 아는 이 가족은 탁구를 비롯한 레저활동과 여행은 물론 집안 대소사에도 가족이 함께 하며 이것이 어색하지도, 부산스럽지도 않다고 한다. 아빠는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할 일들을 그때그때 메모하고 서로 상의하며 과제를 수행한다.
최옥화 씨는 “보통 집안에서 여자가 혼자라는 느낌, 외톨이가 되었다는 느낌을 종종 갖게 되는데 우리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 부부가 서로를 인정하고 자신에게 맞추려하기 보다는 서로 맞추려는 노력이 그 비결인 듯 했다. 애틋하기 그지없는 이 부부는 친구 모임에 부부동반은 기본이고 밤이면 밤마다 이모임, 저모임에 서로를 끌고 다녀 괴롭히기 일쑤고 혹시라도 혼자 길을 걷는 경우를 보면 동네 사람들이 으레 “남편한테 가? 남편은 뒤에 오나?”라며 ‘실과 바늘’임을 확인해야 안심할 정도. 부부의 영향인지 아이들도 자상하고 큰 아이는 여자친구에게 그렇게 잘 할 수 없다. 물론 공부도 알아서 한다. 이러니 남의 집 가정불화가 ‘강 건너 불구경’일 수만은 없다. 부부가 나서서 중재하기 위해 술잔을 기울여가며 말문을 틔우고 상담자 역할에 든든한 후견인 역할도 마다 않는다.
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생활로 여긴다. 처음부터 하나가 아니고 ‘안성맞춤’도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는 하루 몇 시간이나 내 생각해?”라는 남편을 향한 최씨의 질문이 살갑기만 하다.

 

글 _ 지영일 (편집위원·openme@incheon.go.kr)
사진 _ 김정식 (자유사진가·jsjsm@incheon.go.kr)


평등부부란
사랑의 서약으로 인연을 맺은 부부지만 화목하게 살기가 그리 만만치는 않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면서 개인의 바람직한 성장까지 이루기란 더욱 어렵다. 최근 양성평등이란 말이 나오면서 부부간 고유 성(性)역할을 넘어선 동등하고 존중적인 역할분담과 관계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우리시는 매년 여성의 권익증진과 지위향상 사례를 발굴해 시상하는 한편 새로운 가정문화 확산 차원에서 평등부부상을 만들어 이를 격려하고 있다. 이 상은 결혼생활 10년 이상인 부부를 대상으로 가정내 평등 실현의 정도, 즉 재산소유와 관리 방식, 가사와 자녀양육 분담, 취미 및 여가활용 형태, 대외활동 등을 기준으로 주어진다. 6회째를 맞는 올해의 경우도 추천을 통해 선정되는 다섯쌍에 대해 오는 7월 5일 시상할 계획이며 평등부부에게는 상패와 시상금 150만원이 수여된다.
문의 _ 여성정책과 440-2692



인천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존중’, ‘이해’, ‘개별성’. 부부사이, 부모와 자녀사이, 개개인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금언(金言)이다. 부평구 갈산동 갈산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현순) 안에 최근 ‘인천시 건강가정지원센터’(515-8187)가 문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곳은 건전한 가정 조성 분위기를 확산하고 폭력, 이혼 등 위기에 처한 가정에 효율적인 극복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센터에는 전문 상담원 5명이 배치되고 자원봉사자 10명이 교대로 이혼, 폭력, 파산 등 가족문제 발생 예방, 건전 가족문화 확산 및 위기 가정에 대한 합리적 개입을 통한 가정의 안정을 도모한다. 이를 위해 가정이나 학교 방문상담과 교육, 어머니 바로세우기와 자녀 행복만들기 ‘아빠 힘내세요’ 등 가정교육, 여가·봉사·생활문화 만들기를 주제로 한 캠페인과 어린이 경제교실 등도 운영한다.
센터 손연주 실장은 “가정의 위기가 한 가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으로 확산되기 마련”이라면서 “건강한 가정은 각 구성원의 건강한 삶을 담보하는 기본 조건이자 사회와 국가의 건전성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손실장은 “성인인 부모도 자녀로부터의 독립, 노후 준비, 퇴직 준비 등이 필요하고 평소에 ‘함께 하는 가족 문화’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복한 가정만들기 상담원
최근 지속되는 경제불황으로 가정 역시 내우외환을 겪는 경우가 많아지고 해체 위기에 놓이는 가정도 심심치않다. 문제의 심각성은 가족만의 힘으로 어려움이 극복되지 못하고 상처와 그 폐해의 골이 깊어져만 간다는 점이다. 가족 구성원의 심리적 안녕을 헤치는 골칫거리나 가출, 이혼, 폭력 등 가정자체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어려움들에 대해 ‘행복한 가정만들기 상담원’들이 큰 도움이 되어줄 수 있다. 이들은 방문, 전화 등 개인상담, 성폭력, 성매매방지 등 성관련 상담, 가정폭력, 가출, 이혼, 미혼모 등 보호가 필요한 여성문제 상담, 소년·소녀가장, 홀몸노인 등 가정문제 상담, 기초적 법률지원을 필요로 하는 문제에 대한 상담, 취업·직업훈련 등 복지요구 조사 등을 벌이며 문제해결에 적극 나선다. 최근 우리시는 100시간 전문상담과정을 이수한 상담원들을 읍·면·동사무소 68개소에 배치해 가족해체를 미연에 방지하고 가정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각종 상담활동을 펼치게 하고 있다. 이들의 서비스가 각별한 이유는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다양한 가정·가족 문제에 대해 상담하고 여러 각도로 문제해결을 모색한다는데 있다. 상담이 필요한 사람은 동사무로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상담원들은 주 3회 하루 4시간씩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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