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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활, 여성도 정치를
‘남성과 정치’는 특별한 주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이래 지독한 가부장제 사회여서 정치는 남성이 하는 것이고 또 남성이면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이니까.
부끄럽게도 새 세기에 들어선 2001년 올해에도 여성 정치 참여의 척도인 여성 권한지수가 아셈 70개국 중 63위이다. 회교도 국가를 제외한다면 꼴찌이다. 올림픽에서는 세계 10위권도 아쉬워 하고 국가경제수준에서도 중위권 이상에 머무는 한국이, 그것도 여성의 교육정도는 세계 상위권에 있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수준은 바닥을 치는데도 별로 반응이 없다. 잘 보도되지도 않는다. 한쪽 구석에서 여성운동단체나 여성정치인들만 목소리를 키운다.
주부로서 동네 문제 거들다가 어느결에 구의원, 시의원이 되어 소위 ‘제도정치권’에 들어선지 10년. 우리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막강한 정치의 힘을 생생하게 확인한 세월이다. 시민생활에 서비스를 하는 게 행정이고 그 행정의 방향을 잡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정치이다.
쉬운 예로 요즘 젊은 부부들이 ‘아이키우기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그 때문에 직업(사회활동)을 포기하고 아까운 능력을 사장시키는 여성들이 많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보육제도, 법 및 조례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들의 생활이 달라질수 있다. 또 그 예산을 얼마나 마련하느냐도 정치인들의 예산심의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내가 겪은 경험 중의 하나는 ‘학교급식’이었다. 인천시의원이 되어 교육감에게 첫 번째 한 질문인 ‘타시도에 비해 취업주부가 많은 인천의 급식추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은 ‘도시락은 엄마가 싸주어야 한다. 학교 급식을 하는 외국의 경우 비행청소년이 많다’는 것이었다. 물론 교육감은 큰 질책을 들었고 교육청은 부랴부랴 예산을 짜서 하루속히 학교급식 시설을 마련해 도시락 때문에 새벽 또는 아침마다 전쟁터 같았던 각 가정의 생활이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그 외에도 정치가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사례들을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심의 등의 의정활동 할 때나 또는 정당활동을 통해 보고 겪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 많은 경험 중 보람을 느끼는 좋은 사례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힘에 부친다’고 느꼈다.
내년에 지방자치제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다. 그리고 월드컵 경기가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어디에 집중될 지 뻔하다. 더구나 지방자치제 선거 즈음해서 월드컵 경기가 있다. 어느때보다 국민들의 무관심과 무판단(비이성적인 기준, 즉 연고 지역감정, 사적 이해관계 등에 의한 판단)아래 치뤄질 선거가 걱정된다. 주민의 무관심 아래 꾸려질 지방정치는 그들의 고통에도 무관심할 테니까.
그래도 혹시 기대를 해볼까. 월드컵 축구경기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여성들이 그 시기에 그들의 생활을 바꿔줄 수 있는 정치에 더 관심을 갖고 정치에 참여하여 정치판을 확 바꿔볼 수 있을까.
오랜, 그리고 지독한 가부장 사회속에서 살아온 여성들, 그런 문화가 몸에 배인 여성들인데 어느날 ‘여성도 올바른 정치의식을 갖고 정치에 참여하여 생활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한다고 해서 쉽게 변화되리라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는 하나의 방법으로 정치를 생각한다면 그래서 여성단체, 여성리더들이 우선 앞장서서 ‘정치는 생활, 따라서 여성도 정치 참여를’ 하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밀하고 끈기있게 노력한다면 결코 여렵지 만도 않을 것이다. 내년 선거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세계여성권한지수는 여전히 바닥을 치는 불명예와 함께 여성 삶의 고통을 그대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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