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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행간에 인천이 있네

2002-09-02 2002년 9월호

●려인(麗人)·시인의 별 _ 이인화


‘려인(麗人)’은 몽골의 족장 수테베이와 고려 가기(歌妓) 태란과의 못 다한 연정을 다룬 이야기이다. 몽고군의 침입을 피해 강화로 임시수도를 삼았던 시절이 배경이다. 몽골의 침입에 고초를 겪었던 당시의 강화풍경과 팔만대장경을 조판하던 선원사의 모습이 잔잔히 묘사되어 있다. ‘려인(麗人)’이 실린 이인화의 최근소설집 <하늘꽃>에는 인천이 배경이 된 또 하나의 소설이 있다. 대청도가 배경인 ‘시인의 별’이다. 몽골의 지배아래 있던 고려 말의 ‘안현’이라는 불우한 지식인이 원나라의 왕자에게 빼앗긴 아내를 되찾기 위해 몽골과 시베리아 대륙을 유랑하는 긴 여정을 짧은 소설 속에 담았다. 대청도는 안현 부부가 사랑을 꽃피운 땅이다.  

 

●나무들 비탈에 서다 _ 황순원

6·25전쟁을 겪은 젊은이들의 방황과 고뇌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그로 인한 후유증을 그려 보인 소설이다. 동호와 현태, 윤구 등 세 명의 친구가 전쟁 후 각자 선택한 삶을 살아가며 겪게되는 고독과 사랑, 상처를 그리고 있다. 소설에서 인천은,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다 기생 옥주를 죽인 뒤 자신도 자살하는 동호와 그를 사랑했던 숙이의 고향이다. 부평과 주안사이에 있는 원통이 고개의 옛 이름 ‘원테이 고개’를 발견하는 반가움이 채 가시기 전, 예전엔 해수욕장 구실을 했던 월미도와 송도 근처 겨울 바닷가 풍경과 만날 수 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_ 김중미

화선지에 먹물이 스며들듯 청소년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적셔가고 있는 소설이다. 오랫동안 서점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있어 청소년 필독서로 불리기도 한다. 소설의 무대는 고작 2천여 남짓한 세대가 오순도순 살고 있는 인천 송현동 만석부두 일대 괭이부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마을. 본드흡입과 폭력을 탈출구로 일삼던 동네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서로 위로하고 의지하며 꿋꿋하게 성장해 가는 모습이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려져 있어 소설을 읽고 나면 가슴이 훈훈해진다.


●광장 _ 최인훈


젊은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방황하며 빠져나와야 하는 이데올로기와 사랑이라는 이름의 터널이 있다. 광장에는 그곳을 벗어나지 못한 채 결국 자살하는 한 지식인의 외로운 자기성찰이 그려져 있다. 해방 뒤 이념의 문제로 고민하던 이명준이 남과 북 어느 쪽도 아닌 중립국으로 목적지를 택한 뒤 인도로 가는 배 위에서 옛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인천항은 주인공이 밀수선을 타고 북으로 가는 곳이기도 하고 사랑에 빠져드는 곳이기도 하다. ‘조용하고 오붓한 시골’ 혹은 어시장, 항구 등으로 표현된 인천의 옛 풍경을 그려보며 지금도 유효한 젊은이들의 고뇌에 공감해볼 수 있다. 
 

●엄마의 말뚝 _ 박완서


책장을 넘기는 사이, 구태여 실향민이 아니더라도 분단이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 절절히 느껴볼 수 있는 소설이다. 전쟁통에 죽은 오빠와 그가 남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어머니의 삶을 통해 한 가족이 겪는 비극을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강화도는 어머니의 고향인 북녘의 개풍 땅과 지척인 곳으로 한때 좌익운동에 가담했다가 인민군에게 죽임을 당하는 오빠의 뼛가루가 뿌려진 곳이기도 하다. 어머니가 그랬듯 바닷가로 내려가 볼 수는 없지만 강화 어디를 가든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다. 모두 3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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