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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14 1999년 3월호

눈이 오는 걸 창을 통해

보고 있었다

겨울이 이토록 길게 햇빛속에서 녹아내릴 즈음 나는

또 다른 문을 열고 당신을 기다렸다

 

바람은 나뭇가지에 머문적 없는데

 하얗게 내리는 눈꽃을 보며 저것이 날리는 게 아니라

마지못해 떨어지는 건 아니었는지

 

온 몸으로 눈송이를 받아내는 강 한가운데

서면 불안으로 가득한 대지 밑을 힘겹게

떠미는 생의 두얼굴

 

나는 그곳에 서면 늘 발목이 시려왔다

곱게 발목까지 올라 온 하얀 양말을 신고도

허기진 유년은 얼음같은 손으로 온 몸을 긁어댔다

 

눈이 오는 걸 창을 열고

받아내었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가엾은 깃발

나는 어디에서나 당신을 기다렸다

다만 누구도 열어주지 않았던 깊고 푸른 창으로

지나는 바람이 잠시 덜컹였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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