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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독백

2001-05-15 2000년 4월호
처 얼 썩 솨-아
태평양 쪽에서 굽이쳐온 파도는
삼척시 근덕면 문암리
하얀 해변에 쏟아놓았다

스르르 녹아 내리는
수 억년된 옥 알갱이
여름을 뭉개버린 숱한 발자국
퍼런 멍든 파도에도
언제나 도루묵의 눈

오너라 너 파도여
진작에 깎이고 단련된 몸
부스러기 하나
말간 국물 방울도 없다

나는
저기 잡초 듬성한 자갈밭
검정 염소가 풀 뜯고
울퉁 불퉁 호박이 익어 가는데
강릉 원조로 간 자식들 마음에 심고 사는
김씨댁 터전을 지키랴 잠도 없다

*물과 물의 경계를 지켜주는 모래를 보고 찬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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