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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보내는 편지
2001-05-15 2000년 4월호
땅속에 웅크리며 기지개를 펼 날들을 기다리던 새싹들이 조금씩 조금씩 움트던 이 계절! 난 또 한분을 먼 하늘로 흘려보내면서 '아, 이제 우리세대만 남는구나'하는 아쉬움과 서글픔을 맛봅니다.
이 계절, 나의 정신적인 지주이면서 보호자이며 동반자였던 어머니를 보냈고 오늘아침 이모부님을 또 보냈습니다.
남은 자들의 가슴에 비수만 꽂아 놓고 가신 분들은 그것을 아실까요? 그래서 이 계절이 더욱 쓸쓸해집니다. 인생의 완성도도 정립해 보지 못하고 스러지신 내 사랑하는 분들의 영혼 앞에 난 심히 작고 초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지에 매달려 새봄을 맞으려고 애를 쓰는 묵은 낙엽을 보면서 이제는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어느새 여기까지 와있구나, 덧없는 인생 속에 나 이제 모든 것을 흘려버립니다.
옹렬하고 이기적이고 배타적이던 내 자신을 지나가는 겨울이란 계절 속에 흘려버리렵니다. 어머니! 단신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난 또 한번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난 이제 힘들면 누굴 의지해야 하나? 이제 정말 나 혼자 구나 하는 생각에 몸서리를 치면서 당신을 향한 설움이 내 설움이 되어서 통곡합니다.
아마도 당신께서도 혼자된 이 딸이 걱정되어서 하늘나라에서도 노심초사하리란 생각에 더욱 더 죄인이 된 양 통곡합니다. 가뜩이나 쓸쓸한 이 계절이 나를 더 지치고 힘들게 하는 건 정녕 들려오는 봄의 소리를 느낌을 외면하려는 나의 좁은 소견 탓만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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