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보기
내 친구 아름이
“지영아. 오늘은 햄버거스테이크도 나왔어, 너 많이 줄게.” 급식당번이 된 수정이가 내게 달려와 말해주었다. 4학년이 되어서 즐거운 일 중 한가지는 어머니께서 해주신 음식도 맛있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냠냠 쩝쩝 맛있게 먹는 급식시간이다.
‘오늘은 무슨 반찬이 나올까.’ 아이들은 학교에 오자마자 급식 이야기를 하고 나는 그럴 때면 꼭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이제 겨우 1교시가 끝났는데…. 내가 좋아하는 햄과 육개장이 나왔을 때는 부지런히 먹고 더 먹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급식을 하기 시작하면서 선생님께서 치약과 칫솔을 가지고 급식 후 꼭 칫솔질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점심을 먹고 조금 후 바로 체육시간이 시작될 때도 있었고 RCY 모임이 있을 때도 있어서 시간이 없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사실 귀찮아서 안 닦을 때가 더 많다. 그런데 내 친구 아름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꼭 이를 닦으러 화장실에 간다. “지영아, 이는 닦았니.” 이렇게 물어보는 아름이가 날 부끄럽게 하는 것이 밉기도 하고 스스로 이를 닦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며칠 전 학교에서 돌아와 어머니께 급식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어머니께서 “지영아, 이는 닦았니.”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니요.” 나는 부끄러웠지만 솔직히 말씀드렸다. 어머니는 치과 위생사이시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내 치아에 관심이 많고 또 치아에 관한 많은 것을 알고 계신다. “지영아, 너 그렇게 급식은 맛있게 먹으면서 이를 닦지 않으면 나중에는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어. 이제 영구치 어금니도 있는데 잘 닦아주고 관리를 해야 할머니가 되어서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거야. 내일부터는 꼭 점심 먹고 바로 이 닦도록 해. 알았지?” 하셨다. ‘정말 이러다가 내 치아가 피아노 까만 건반처럼 되면 어떻게 하지?’
치아가 없어서 맛있는 것을 못 먹는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요즈음 부지런한 아름이 처럼 나도 급식을 먹은 후 바로 이를 닦으려 노력하고 있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반짝반짝 내 치아가 예쁘게 있어주길 바라면서…. ‘내 친구 아름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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