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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명 용사의 무덤 앞에서 ...
2003-06-10 2003년 6월호
나 여기 살기 위하여 이곳에 왔네
나 여기 죽기 위해서 이곳에 왔네
비처럼 쏟아지던 총탄
내 몸 어딘가에 외씨처럼 박힐 때
자욱한 포연 내 몸을 덮었네
그때 나는 들었네
나를 부르는 내 어머니의
목청 터지는 소리를
나는 보았네
내 어머니의 굵은 눈물이
내 눈 위로 뜨겁게 떨어지는 것을
어머니 어머니 내 어머니....
점점 아득히 멀어지는 총소리
아득히 멀어지는 내 어머니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가에
무심히도 핀 노란 들꽃 하나
어느 들녘 들풀처럼
나 여기 이름 없이 피어있으리
김판길 (남구 숭의 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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