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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소 그 손놀림 참 오랫만이네

2003-03-12 2003년 3월호

‘하나된 마음 새로운 모습 힘찬 새 출발’ ‘새로운 마음 새로운 출발 우리 다시 시작합시다’ 공장 곳곳에 붙은 플래카드와 격문들이 부평공장 근로자들의 ‘생존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02년 10월 17일, GM-대우가 정식으로 출범했지만 부평공장은 아직 GM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 있지 못하다. 군산공장, 창원공장 등은 GM의 한 식구가 되었지만 부평공장은 생산성, 판매량 향상 등이 뒤따라야 인수한다는 ‘조건’이 붙는 서러움을 맛보았다.          
부평공장 근로자들은 이를 계기로 마음을 다시 한번 추스르며 반드시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어 내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찾겠다는 각오로 땀을 흘리고 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이 내린 날 오후 부평구 청천동에 자리 잡은 대우차 부평공장 조립1부에 들어서자 쌀쌀한 바깥 날씨와 달리 공장 내부는 작업열기로 후끈거렸다.
면적 42,700㎡의 조립1부는 3개의 커다란 컨베이어벨트를 중심으로 4개의 서브라인이 설치돼 있는 공장이다. 이곳은 대우차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현장이다. 지난 1986년 4월에 공장을 세워서 10월부터 르망을 시작으로 에스페로, 씨에로, 라노스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승용차를 생산해낸 곳이다. 현재는 500여 명의 근로자들이 ‘대우차 회생의 기반’이 될 야심작 칼로스를 생산하고 있다.
‘위∼잉’ ‘드르륵 드르륵’. 반복적이고 강한 기계음이 넓은 공장 안에 울려 퍼졌다. 걸음걸이 정도의 속도로 끊임없이 돌고 있는 컨베이어벨트에 몸을 싣고 전동드릴을 이용해 부속품을 하나 하나 맞춰나가는 근로자들의 통일된 모습이 마치 매스게임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예쁘장한 칼로스 한 대를 만들기 위해 조립하는 부품수는 모두 5천650개이며 공정은 256개이다. 칼로스 한 대를 조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30분. 조립 1부 공장에서는 시간당 57대의 칼로스를 만들어 낸다. 
‘우리의 생존을 위하여 최고의 제조품질 달성하자’. 부도, 법정관리 등으로 이어지면서 인원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심한 홍역을 치른 근로자들은 한동안 ‘헝그리 정신’으로 재무장하고 자립의지를 불태웠다. 최근 들어 그들의 얼굴에 서서히 웃음기가 돌기 시작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작업준비를 한다. 8시 정각에 업무 시작을 알리는 벨이 울리면 컨베이어벨트가 힘차게 돌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은 빈 껍데기 차체가 컨베이어 벨트 하나를 거칠 때마다 시트, 운전대, 헤드램프, 도어, 타이어 등 장기(臟器)를 하나씩 이식 받으며 자동차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한다. 마지막 공정을 마친 자동차는 마치 생명의 기운을 얻어 어머니 뱃속을 빠져나가듯 공장 밖으로 힘차게 달려나간다.   
10대 중에 서너 대 꼴로 완성차의 앞면 유리창에는 뉴질랜드, 룩셈부르크, 키프러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메이드 인 인천’의 라벨을 붙인 칼로스가 전 세계 도로를 달리고 있다.  
‘아름다운’이란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 칼로스(Kalos)는 그 이름에 걸맞게 지금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아름다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9천대 수출이 잡혀 있습니다. 근 3년 만에 토요일 특근을 시작해야 합니다. 게다가 미국에 월 5천 여대 씩 수출길이 다시 열리기 때문에 7월이 되면 2교대로 일을 해야 합니다.” 박영진 품관1부 완성검사 3직장은 오랜만에 밤새 불이 켜져 있을 작업장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오후 5시, 작업 종료 벨이 울리자 모든 기계가 올 스톱했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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