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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다시 봄 이다
인생,
다시 봄 이다
2020년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온 베이비붐 세대가 정년퇴임하는 시기다. 때가 돼 어쩔 수 없이 은퇴하지만, 이후에도 재취업을 통해 남은 인생을 꾸려가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100세 시대. 사회활동 지원사업에 참여해 인생 후반부를 멋지게 써가는 ‘액티브 시니어’를 통해 실버 라이프에 걸맞은 직업을 살펴보고 미래를 설계해본다.
글 김윤경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최준근 자유사진가
인천국제공항에 자리 잡은 실버 카페 ‘카페 지브라운’
커피 한 잔에 행복과 자부심을 담아요
실버 카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에 지난해 12월 작은 카페가 문을 열었다. 인천시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어르신 바리스타 16명이 근무하는 실버 카페 ‘카페 지브 라운’. 이곳이 여느 카페와 다른 점은 커피를 내리고 있는 바리스타들의 연령이다.
카페 지브라운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영숙(검암동)씨의 나이는 74세. “우연히 집 근처 노인문화회관에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권유를 받았어요. 그래서 YMCA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는데,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에 카페 근무원 모집공고가 났습니다. 그래서 이거다 싶었죠.”
임 씨가 자신 있는 커피는 기본 아메리카노다. 가장 저렴한 메뉴이지만 한 잔 내릴 때마다 찌꺼기를 깨끗하게 닦아내는 등 허투루 내놓는 법이 없다.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의 일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100%”라고 답한다. “이곳은 다른 카페에 비해 특별해요. 시니어들에게 취업 기회를 주기 위해, 2인1조로 하루에 6시간씩 주2회 일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근무할 수 있어요. 우리 나이에는 이런 자리도 무척 귀해요. 짧은 시간이지만 시니어 바리스타를 뽑아서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해요. 그래야 저와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에게 모범이 될 테니까요.”
한편 인천에는 총 21개의 실버 카페가 있고, 약 230명의 실버 바리스타가 참여하고 있다.
실버 택배는 시니어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영호 할아버지가 택배 업무를 하고 있다.
하는 기쁨과 건강, 두 마리 토끼 잡았죠
실버 택배
주안 더월드스테이트 관리소 앞. 이곳엔 어르신 택배원 14명이 근무하고 있다. 고령의 나이와 쌀쌀한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택배 사무소는 활기가 넘쳤다.
아파트 단지 내 배송을 위해 물건을 분류하던 한영호(주안동·70)씨는 어느덧 3년 차 택배 베테랑이 됐다. 국내 굵직한 건설회사에서 40년을 일하다 정년퇴임한 그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가족들이 위험하다고 말리곤 했단다. 그러나 그는 “집에서 쉬는 것보다 일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한 씨는 “택배 일 자체가 운동이 되니까 별도로 건강관리를 안 해도 돼 좋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아파트 주민들도 자주 보는 얼굴이라며 반갑게 맞아준다고.
인천시와 CJ대한통운은 지난 2016년부터 실버 택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마을 단위로 택배를 받으면 동·호수 분류와 근거리 배송을 60세 이상의 실버 택배원이 담당하는 구조다. 임금은 해당 자치구 노인인력개발센터 보조금(15만원가량)과 택배 기업이 주는 실적금액을 합해 지급된다. 근무 일수는 일요일을 뺀 주 5일이다. 사적인 일이 생길 땐 전화 한 통화로 무급휴가가 가능하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동화 구연 중인 최정애 할머니
손자 손녀 돌보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북스타트 활동
어릴 적 할머니 무릎에 누워서 듣던 옛날이야기는 스르르 잠이 들 만큼 편안하고 포근했다. 매일 들어도 매일 새로웠던 할머니의 이야기보따리가 도서관과 유치원, 어린이집으로 찾아가고 있다. 관내 도서관과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는 영유아들에게 책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북스타트 활동가’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방문해 우리의 옛이야기,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이야기 할머니’ 사업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2012년부터 북스타트 활동가로 일해 온 최정애(만수동·68)씨는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방문한 복지관에서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알게 돼 관련 교육을 도서관에서 받은 경우다. 그 후 동화 구연, 북코치, 그림책 지도사 등의 자격증을 따면서 꾸준히 북스타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뭘 좀 하고 싶었는데, 우리 같은 노인들은 정보가 부족하고 방법도 잘 모르니까…. 요즘엔 노인인력개발센터에 가면 다양한 정보가 있더라고요. 이 나이에도 일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삶에 활력을 주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돼요. 다른 분들도 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인생을 즐기며 사셨으면 합니다.”
웃음이 떠나지 않는
연수구 공동작업장의 어르신들
다 같이 모여 일하니 기쁨도 배가 되죠
공동작업장
업장 안은 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담소를 나누고 웃는 사이에도 손은 쉬지 않는다. 사랑방 역할에 머무르고 있던 청학경로당에 설치된 연수구 공동작업장. 50여 명의 어르신들이 마스크팩 포장에 한창이다.
“여기에서는 80세 언니들이 일을 제일 잘해요.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집에만 있을 땐 늘 우울했는데, 여기 다니면서부터 성격도 달라졌어요. 출근하는 날 아침엔 너무 설레요.”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박분이(연수동·65)씨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공동작업장은 기업의 일부 공정을 분양받거나 중소기업의 일감을 가져와 어르신들이 하루 3시간 정도 간단한 작업을 하며 공동으로 생산에 참여하도록 하는 시설이다. 기업의 인건비와 물류비를 절약하는 동시에 어르신들의 소득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구별로 이런 공동작업장이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자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나도 이런 곳이 있는줄 몰랐는데, 우리 사돈이 알려줘서 노인인력센터에 등록하고 다니게 됐거든요. 우리 노인들이 손끝 야무지고 끈기 하나는 최곤데, 이런 곳을 좀 더 늘려주면 안 되나요?”
한편 연수구는 오는 4월 옥련동 대암경로당에 공동작업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2018년 노인 일자리는 확대돼요
맞춤형 일자리
시는 지난해 노인 대상 맞춤형 일자리 2만5,250개를 제공했다. 올해는 사회공헌형 공익형 일자리, 민간 구인·구직 연계를 통한 고령층 적합일자리 확대, 어르신 만족도 제고 및 수익증대를 위한 사업개발 지원 등 2만7,000여 개의 노인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노인일자리는 크게 공익활동형, 시장형, 인력파견형으로 나뉘며, 시니어 인턴십사업과 기업연계형사업도 진행된다. 이러한 일자리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모집 내용은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를 비롯한 각 구의 노인인력개발센터를 통해 알 수 있다.
앞으로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는 더 많은 노인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인세대 전반에 관한 사회적 역할 문제를 연구하고, 노인들이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활동지원과 사회참여프로그램 개발해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일자리가 필요하다면 일단 가까운 노인인력개발센터에 먼저 등록하자.
공익활동
지원 대상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
활동 기간 노노(老-老)케어(9개월, 12개월), 그 외 유형은 9개월
활동 시간 월 30시간 이상(일 3시간 이내)
활동비 월 최대 27만원
사업 유형
노-노케어, 취약계층 지원, 공공시설 봉사, 경륜 전수 활동
인력파견형 사업
지원 대상 만 60세 이상
참여 기간 연중 참여
근무 시간 해당 기업의 근로계약에 따라 다름
급여 해당 기업의 근로계약에 따라 다름
사업 유형
관리사무(경영, 통계, 고객상담 등), 공공 전문(교육강사, 시험감독 등),
서비스(요양, 간병, 운송, 배달, 식당보조 등), 판매(요금정산, 매표, 주유 등),
단순 노무(청소, 환경미화, 주차관리 등)
시장형사업단
지원 대상 만 60세 이상
참여 기간 연중 참여(서비스제공형 사업은 9개월 이상 자율적으로 운영)
근무 시간 근로계약서에 정해진 시간에 따름
급여 근로계약서에 정해진 내용에 따름
사업 유형
공동 작업형 : 공동사업장 운영 사업, 지역 영농사업, 기타 공동작업형 사업
제조 판매형 : 식품제조 및 판매, 공산품 제작 및 판매, 매장 운영, 아파트 택배,
지하철 택배, 세차 및 세탁사업, 기타 제조 및 판매사업
서비스 제공형 : 학교 급식 도우미, CCTV 상시 관제, 스쿨존, 교통 지원,
영유아 및 청소년 교육 지원, 기타
인생 2모작,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시작!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 ☎ 886-1855, 중구노인인력개발센터 ☎ 762-2288, 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 ☎ 214-5700,
남구노인인력개발센터 ☎ 888-8263, 연수구노인인력개발센터 ☎ 818-2111, 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 ☎ 466-8836,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 ☎ 528-6080~1, 계양구노인인력개발센터 ☎ 546-9662~4, 서구노인인력개발센터 ☎ 569-1363
은퇴 준비, 은퇴 시점에 하면 늦는다!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에서 미리 준비하자
즐거운인생
지원팀
인생 재설계, 경력개발 교육
네트워크 지원
사회공헌 및 일자리
시니어
연구팀
지역 맞춤형 정책 개발 및 연구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평가
돌봄종사자
지원팀
돌봄종사자 권익 향상 지원
직무 역량 강화 교육
커뮤니티 형성 및 활동 지원
휴게실 운영
출산·고령화 대책이 시급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인천시 고령사회대응센터가 문을 열어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여성가족재단 산하조직으로 편제된 이 센터는 ‘시니어연구팀, 즐거운인생지원팀, 돌봄종사자지원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즐거운인생지원팀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를 중심으로 50대 이상 장년층의 인생 2모작을 돕는 것이 주요 기능이다. 장년층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준비를 위해 인생 재설계 지원 및 상담, 사회 재진출과 50+세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지원하는 전문기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시니어연구팀에서는 50+세대와 노인인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역사회에 알맞은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돌봄종사자지원팀은 각종 상담을 비롯해 직무 향상, 안전, 응급처치 등 실무 향상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과 돌봄 종사자들에 대한 인식 개선과 권익 증진을 위한 캠페인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불안한 미래와 막연한 은퇴 준비, 혼자가 아닌 함께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점에서 고령사회 대응센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인천광역시 고령사회 대응센터는 올 4월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 ☎ 715-5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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