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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놀이가 되다

2018-07-06 2018년 7월호

브랜드, 놀이가 되다

크록스

글  이종선 시 브랜드전략팀장

여름이다. 산과 계곡, 바다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할 때다. 이맘때면 거리 또는 피서지 어디서나 비슷한 유형의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치 예전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신었던 고무신 같기도 하고, 뭉툭한 모습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어른이 신으려면 용기가 필요하겠다 싶기도 한 신발이다. 바로 크록스(Crocs)다. ‘크록스’라는 이름은 악어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크로커다일(Crocodile)에서 유래했다. 악어가 육지와 수중 등의 공간에서 생활하며 여러 환경에서 잘 적응하는 특징을 살려서 지었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사는 세 젊은이 린든 핸슨, 스콧 시먼스, 조이 베데커는 파도타기를 하면서 놀다가 ‘신발에 구멍이 있으면 물이 잘 빠져서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2002년 세상에 크록스를 내놓게 되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크로슬라이트라는 소재를 사용해 무지개 색깔을 본떠 다양한 신발을 출시했다. 부드럽고 편안한 크록스는 착화감이 좋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2002년 첫 모델로 제작한 3,000켤레가 3일 만에 다 팔렸고, 출시된 지 15년 만에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3억 켤레 이상이 판매되었다.

크록스가 널리 보급되고 더욱 유명해지게 된 데에는 지비츠(Jibbits)의 역할도 컸다. 지비츠는 크록스 신발에 있는 구멍에 끼우는 배지 형식의 액세서리다. 지비츠를 통해 사람들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크록스를 갖게 되는 재미와 가치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지비츠의 아이디어는 크록스 제작자가 아니라 미국의 평범한 주부에게서 나왔다. 2005년 가정주부인 셰리 슈멜저는 아이들의 크록스 구멍에 심심풀이로 단추나 매듭 같은 모양의 액세서리를 끼워서 장식했다. 자신만의 신발로 재미있게 변신한 크록스를 자녀들이 좋아했고, 다른 아이들도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에 용기를 얻은 슈멜저 부부는 아예 ‘지비츠’라는 브랜드로 크록스 구멍에 들어가는 액세서리를 만드는 조그마한 회사를 설립했고 지비츠는 그야말로 히트를 쳤다. 지비츠의 엄청난 인기는 슈멜저 부부를 돈방석에 앉게 해주었다. 크록스가 2006년 지비츠를 1,000만 달러(약 11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뭍에서나 물에서나 어디서든 신을 수 있는 신발, 거기에 배지 모양의 지비츠를 붙이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신발. 크록스는 재미있는 생각이 현실이 되고 또 놀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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