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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소개하는 우리 동네 -애관극장
오래된 극장에서
요즘 영화 보는 재미
글 이연희(중구 개항로)

내가 ‘세대 차이’를 실감하는 주제는 바로 영화다. “고등학생 때 짝사랑하던 오빠와 ‘보디가드’를 극장에서 보는데 주제곡 ‘아 윌 올웨이스 러뷰 유I will always love you’가 얼마나 가슴 절절하게 느껴지던지.” 회사에서 점심을 먹으러 가던 길, 이렇게 말하자 같이 걷던 후배가 그걸 극장에서 봤냐며 놀라워했다. 그에게 그 영화는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영화 정보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아주 오래된 고전처럼 기억됐던 모양이다.
어차피 ‘옛날 사람’ 된 김에 말을 더 이어갔다. “그땐 표를 살 때 좌석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어서 원하는 빈자리에 앉으면 되는 시스템이었어. 그래서 좋은 영화는 몇 번이고 다시 보곤 했지. 때론 좌석 옆 계단에 앉아 보기도 했고. 좀 불편하지만 낭만적이었는데.”
퇴근하는 길, 애관극장 앞을 지나며 점심시간 후배와 나눈 대화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영화와 관련한 나의 추억은 대부분 애관극장과 함께한다.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보기 위해 친구와 화장까지 하고 표를 사다 걸려 혼났던 일이며, 대학 시절 첫사랑과 이곳에서 처음 영화를 본 추억이며. 지금은 CGV나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밀려 예전 같은 북적임은 사라졌지만 나는 여전히 애관극장을 찾는다.
1895년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이라는 역사적 사실도 그러하거니와 클래식에서 묻어나는 따뜻함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최첨단 극장의 세련된 분위기와는 또 다른 정겨움이 곳곳에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휴게실, 곳곳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가 예스러우면서 정겹다. 이곳에서 울고 웃으며 영화를 봤을 많은 사람의 감동이 켜켜이 쌓인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또 하나, 영화를 보는 것만큼이나 극장 벽면에 붙은 옛날 영화 포스터, 옛날 기사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를 보면 내가 살아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누군가의 삶을 엿보는 것 같아 매번 흥미롭게 빠져든다. 애관극장은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영화 관람 환경이 아닐는지. 나의 애관극장 사랑은 앞으로도 쭉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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