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출퇴근시간, 늘 인파로 북적이는 곳이 있다. 바로 지하철역이다. 하지만 시간이 금이라는 말마따나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목이 잡힌다면. 그것도 '장애인'들의 시위 때문에. 무려 20년동안 사회에 내던져진 목소리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장애인'이다. 그들은 '교통 약자'로서 이동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포함해, 그들이 지금껏 살아오며 겪은 불편들에 대하여 국가가 보완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수년동안 그들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급기야 그들은 지하철 역에서 비장애인 시민들의 출퇴근길을 방해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의견도 극명히 갈린다. 물론 그들의 입장은 이해한다만, 그렇지 않아도 바쁜 시간에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지 않느냐며 사람들의 언성도 높아진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과 정부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한 공약들을 빈번하게 해왔다. 그러나 매번 무산되거나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장애인들은 큰 실망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비장애인 시민들의 눈에 잘 밟히지 않으니 그들에게 장애인에 관한 문제는 뒷전이었을 수도 있다. 그들도 무고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시위를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들이 겪는 불편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장애인들이 지하철역으로 나와서 시위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나는 사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시위를 바라보았다. 비장애인으로서 그들의 마음이 어떠한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보를 다시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했다. 비장애인 시민들의 눈에 띈다고 해서, 그들의 발걸음을 잡는다고 해서 정말 문제 해결이 될까? '정작 그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해내는 시민들 또한 답답할 것이다.
'무고한 시민'들의 통행 권리는 고려하지 않은 채로 특정 단체의 이익만을 위하여 진행되고 있다고 말이다. '물론 장애인 분들이 느끼는 불편은 대부분의 일반인 분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욱 크기에 장애인 분들이 그들의 불편 사항 개선에 대하여 요구를 계속 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사회적 약자라 할지라도 한 '국민'이 다른 '국민'에게 물적 피해를 끼쳐도 되는 권리는 없습니다.'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사회적 피해를 유발하는 4호선 장애인 시위에 대한 처벌 촉구' 본문)
나의 자유는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으로서 가지는 모든 권리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가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장애인이 '사회적 약자'로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도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불편 사항에 관해 요구를 말할 때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은 절대 당연하지는 않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고 할 수 없다.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위에 참여하는 모두가 그들이 목소리를 내는 방법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남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물론 반대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로 지금껏 장애인들의 아픔을 모두 무시한 채 비판 의식만 갖고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서로 배려'가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있기 때문에.
자료
청와대 국민청원, '사회적 피해를 유발하는 4호선 장애인 시위에 대한 처벌 촉구'
조선일보 - 장애인 지하철 시위에... "권리다" "민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