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5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을 겨냥하여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발언한 가운데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586 세대’란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학번으로 대학교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50대의 나이를 가진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으며 정치는 물론 경제와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가장 큰 주류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사실 586 세대의 용퇴(勇退)가 필요하다는 여론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일명 ‘꼰대’라는 단어가 사회에 통용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586세대는 기만과 갑질을 일삼으며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집단이라는 의견이 다수 존재했다.
지금껏 그들이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왔던 것은 촛불 시위,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세대라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바로 이 점이 기성세대의 꼰대 의식을 장려했다고 지적한다. 이들에게는 너무나 자명한 악이 존재했다. 다시 말해 자신들보다 도덕적으로 열등하다고 느끼는 집단과의 투쟁만을 이어왔기에 스스로의 오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사고 방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비교적 저도의 기술을 요하는 산업이 발달하며 폐쇄적인 사고가 오히려 도움이 되었지만 현대와 같은 고도정보사회가 발전하는 데 있어 이는 치명적인 결함을 낳을 수 있다.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정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나가야 하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하루빨리 그런 측면의 변화가 요구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기성세대가 가지는 고무적인 면도 충분히 존재한다. 아직까지 그 성격이 결집되어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단순히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변화를 추구하는 세대의 가치관만은 언제 어디에서든지 존중받고 자극을 줄 만하다. 또한 오랜 사회 생활을 통한 경험과 연륜은 20, 30대에 커다란 배움을 선사하기 충분하다.
이런 흐름에서 필자는 각 세대의 대표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적절한 재배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현재 30대 이하 국회의원은 3명에 불과하고, 이들이 자유롭게 청년이자 국민으로서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586세대의 적합성에 따른 것이 아닌 국회의 의의를 다하기 위해서, 각 세대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골고루 편성되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적인 면에서도 특히 그런 측면의 대체가 요구된다. 현재 교육의 특성을 잘 인지하고 있는 어린 교육감, 교육장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현재 이에 대한 갈등은 문제의 본질적인 면을 벗어나 단순한 기성세대와 MZ세대 간 편가르기로 변질되고 있다. 하지만 아마 박 위원장, 그리고 국민 전반적인 여론의 의도는 이런 것이 아니었으리라. 아마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듯하다. 세대의 특성을 존중함과 동시에 그것이 가지는 개별성을 인지하고, 어떤 세대의 일원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린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거듭나, 똘똘 뭉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