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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밈(MEME)의 본질과 삶

작성자
유동현
작성일
2022-06-18

사회 시간에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국제 사회에서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이 증가함에 따라 인류 문명이 단일한 체계로 수렴한다는 뜻이다. 이는 비단 인류의 문명을 위협한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문명의 단일화는 인간의 주도성을 상실시키며 우리의 삶 자체를 재단하는 잣대가 되어버렸다. 문명, 문화, 의식주, 여가 등 점점 좁은 범위의 개인 특징적인 면마저 획일화되고 있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이 지어진 집에 살며, 똑같은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는 인류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운 지경을 넘어 다소 거북할 정도이다.

우리는 밈(MEME)의 지배를 스스럼없이 수용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밈이란 유전자처럼 개체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개체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문화요소이다. 책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으로, 자기복제라는 목적을 위해 다른 개체를 매개로 사용한다. 수많은 밈 중 가장 번식력이 강한 것이 우리를 통제하는 것이라면, 우리의 선택이 낳은 밈의 통제는 점점 전지구적인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밈은 임의성에서 보편성으로 향한다는 특징이 있다. 임의적인 개체를 매개로 선택하고, 점점 그 대상을 확대해 나가며 번식한다. 또한 극단성을 지닌다. 수도 많은 밈 속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면은 그 자체로 번식력을 뜻한다. 인간이 주도하여 결정함으로써 번식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난 우리의 입맛과 취향도 철저히 밈에 의해 조종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음식과 옷, 각종 취미는 모두 하나의 밈으로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숙주(개체)가 연합하여 사회라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들이 또다른 개체로의 전염을 이끄는 것이다.

만들어진 신에서 도킨스는 인간의 종교 역시 밈의 대표적인 예이며, 일종의 정신 바이러스와 마찬가지여서 외부 세계를 합리적으로 해석하고 처리하는 것을 무력화한다고 말한다. 종교도 하나의 밈이다. 신성을 모독하고자 하는 의도를 벗어나, 신이란 허상이며, 허상의 물체가 가진 자극적인 면을 이용해 자신을 최대한 번식시키고자 하는 밈이다. 종교를 임의적으로 접한 개인이 그를 주변에 번식시키며, 인간에게 스스로 결정한 바라는 인식을 가지도록 만든다.

나는 단순히 밈의 지배적인 특성을 자각하자는 취지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동시에 밈이 우리를 위협하는 나쁜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단지 우리의 삶에 대해 의심해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것처럼, 우리 삶은 그리 우아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스스로에 대한 깊은 만족감을 지니고 거울을 보았을 때, 그것이 자신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인간에게 너무나 잔인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밈에 대해 고찰해보는 것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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