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 양 일가족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29일 광주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낮 12시 20분경 조 양 가족이 타던 아우디 차량의 인양을 마쳤다. 차량 내부에서는 탑승자 3명이 확인됐다.
운전석에서 발견된 시신은 성인 남성으로 안전벨트를 착용했고, 뒷좌석 시신은 성인 여성과 여자아이로 안전벨트를 미착용한 상태로 확인되었다.
바닷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 양과 30대 부모의 사망원인을 ‘알수 없다’는 부검의 1차 소견이 나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인을 가려내 줄 정밀 부검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승용차 추락 경위와 오작동 등에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30일, 광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조 양 가족 시신 3구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는 ‘사인 불명’이라는 구두 소견을 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익사를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시신의 고도 부패가 진행된 까닭에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조 양 가족의 시신을 정밀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부검에는 체내 플랑크톤 검사 및 약물, 독극물 검사도 병행된다. 체내 플랑크톤 검사를 하면 사망자가 물에 빠지기 전에 숨졌는지, 물에 빠진 다음 숨졌는지 확인된다. 부검 결과는 한 달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명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국과수에 차량 감식을 의뢰하고 차량 내 블랙박스를 수거해 영상 복구 작업도 벌이고 있다. 또한 유류품인 휴대전화 문자와 통화 내역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수습된 가족의 시신에서 육안상 타살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지난해 컴퓨터 판매 사업을 접은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점을 미루어 극단적인 선택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수면제와 가상화폐(루나 코인), 방파제, 추락등을 여러 차례 검색한 점 등도 판단 근거가 되었다.
조 양 가족은 지난달 광주광역시에 있는 아이의 학교에 한 달 일정의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연락이 끊겼다. 조 양의 부모는 학교에 “제주도 한 달살이 체험을 하겠다”며 지난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체험학습을 신청했다.
그러나 조 양 가족은 지난달 25일부터 제주가 아닌 완도의 한 펜션에 머물렀으며, 같은 달 30일 밤 어머니가 축 늘어진 조 양을 등에 업고 펜션을 나서는 모습이 CCTV에 잡힌 뒤 행적을 감췄다.
이어 31일 오전 1시를 전후해 20분 간격으로 조 양과 조 양 어머니의 휴대전화 전원이 각각 꺼졌고, 오전 4시경 송곡항 인근에서 조 양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꺼졌다.
이후 승인받은 체험 학습 기간이 지난 16일 이후에도 조 양이 계속해서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 2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가운데 조 양 아버지가 주변인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조 양 아버지가 가상화폐에 투자해 돈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주변인의 말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통신과 금융 계좌 기록을 분석한 경찰은 조 양 부모가 포털사이트에 접속하여 수면제와 루나 코인을 검색한 이력을 확보했다.
루나코인은 지난달 말 일주일 사이 가격이 97%가량 떨어지는 등 폭락 사태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차라리 차 버리고 밀항한 거였으면 좋겠다”, “제발 극단적 선택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애는 무슨 죄가 있나” 등 누리꾼들의 안타까운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나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향하자 일부 누리꾼은 “개인사가 아니라 사회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 양이 부모의 선택에 의해 삶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그러나 국과수 부검 결과가 ‘사인 불명’으로 나온 만큼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
또한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다. 철저히 조사해 사망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참고한 기사
‘완도 실종’ 조유나양가족 사인은 불명… “익사 가능성 배제 못해”_고귀한 기자 (https://www.khan.co.kr/local/Gwangju/article/202206301305011)
“차라리 밀항이었으면”… 완도실종가족,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_박지혜 기자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797846632366640&mediaCodeNo=257&OutLnkChk=Y)
22기 이상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