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사회이야기

"선거는 1번이 유리" 정말 그럴까?…경기도 조합장 '기호' 분석

작성자
이다영
작성일
2023-02-26

선거는 ‘무조건 1번이 유리’할까. 적어도 경기지역의 조합장선거에 한정해 보면 이는 틀렸다.

다음 달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지난 선거 당시 경기지역 후보자들의 ‘기호’를 토대로 당선 현황을 분석해봤다.

■ 조합장선거 기호, 오로지 ‘추첨’으로

우선 선거전에서 후보들의 기호는 어떻게 정해질까.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선거와 조합장선거의 기호는 결정되는 방식이 다르다.

지방선거의 경우 국회에서 의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정당의 추천 후보자(다수 의석 순), 의석이 없는 정당의 추천 후보자(가나다 순), 무소속 후보자(추첨 순) 등의 요건이 다양하게 고려된다.

반면 조합장선거는 오로지 추첨 형태로만 번호(기호)를 뽑는다.

이번 조합장선거 역시 지난 21~22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마지막날 오후 6시30분께부터 곧바로 지역 구·시·군 선관위별 추첨이 시작됐다. 선거에 도전하기로 한 각 후보들은 스스로 번호를 추첨해 자신의 기호를 확정 받았다.


■ ‘1번 메리트’ 딱히 없다…산림조합은 ‘2번’ 당선자 ↑

과거에는 선거 공약이나 후보자 약력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 공유가 쉽지 않았던 만큼, ‘당선에는 1번이 유리하다’는 말이 있었다. ‘모르는 사람은 무조건 1번 뽑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럼 과연 실제로도 ‘1번의 메리트’가 있을까. 2015년 제1회 조합장선거와 2019년 제2회 조합장선거 당시 경기지역 후보자들의 당선 현황을 기준으로 살펴봤다.

다만 이때 상당수 조합의 후보자 수가 3명 이하인 만큼, 상대적으로 ‘1~2번’ 당선자 수보다는 ‘4~5번’ 당선자 수가 적음을 감안해야 한다.

먼저 제1회 선거다.

경기도 163개 농·축산업협동조합 중 ‘1번’ 기호를 달고 당선된 조합장 수는 49명, ‘2번’을 달고 당선된 수는 48명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는 ▲3번 25명 ▲4번 10명 ▲5번 3명 ▲6번 1명 ▲무투표 27명 등이다.

같은 시기 산림조합장 선거에서도 전체 15개 조합 중 ‘1번 당선자’가 5명, ‘2번 당선자’가 6명으로 집계됐다. 즉 1번이나 2번이나 당선되는 데에는 크게 차이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뒤이어 4년 뒤 치러진 제2회 선거는 양상이 더 달랐다.

이때는 경기도 농협 162개 중 최종 조합장 당선인 47명이 ‘1번’, 57명이 ‘2번’이었다. 오히려 1번보다 2번이 10명 많았다는 의미다. 또 ▲3번 29명 ▲4번 11번 ▲무투표 18명 등으로 구성됐다.

심지어 산림조합장은 1번 기호를 단 후보자가 전부 낙선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2번 기호를 뽑았던 3명이 각 산림조합의 장(場)을 차지했고, 3~5번 후보자들도 각각 1명씩 당선됐다. 나머지 10명은 단독 후보로 출마해 무투표로 조합장이 됐다.


■ “기호보단 조합원 목소리 듣는 게 중요”

결과적으로 조합장선거에서 기호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전 선거들과 달리 지금은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선거 전체 일정은 물론, 각 후보자의 직업·학력·경력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조합장선거가 2015년 이전까지는 조합마다 별도로 진행됐으나, 이후로는 전국동시선거로 치러지고 있어서 선거인들의 ‘한결 똑똑한 선거’가 가능해진 영향도 있다.

즉 기호 순서보다는 각 조합장 후보군들이 어떤 이슈를 제시하고, 어떤 쟁점을 해결할 것인지가 조합원들의 마음을 더 흔든다. 후보자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조합 내·외부 여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기도의 한 조합 관계자는 “우리 조합의 경우 현직 조합장이 재출마에 나선 상태다. 이번에 1번 기호를 뽑지 않았지만 전혀 여의치 않아 하는 분위기”라며 “중요한 건 조합원들이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를 후보자들이 수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조합에 출사표를 던진 한 후보자는 “조합장선거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게 아닌 조합원만 참여하는 선거라 오직 후보자들의 공약만이 중요하다. ‘우리 조합, 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현실적인 조합장을 진지하게 찾기 때문”이라며 “기호는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저는 1번을 추첨했고, 괜시리 기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도 항상 1번이 중요한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말에 살짝 놀랐다. 역시 선거는 번호 말고 후보자의 목소리를 듣자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글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다음글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청소년정책과
  • 문의처 032-440-2923
  • 최종업데이트 2023-08-23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