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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

작성자
안다경
작성일
2022-09-30

지난달 18, ENA에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많은 시청자들의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한번 본 것은 무엇이든지 기억하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가지고 있는 신입 변호사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서 여러 사건을 맡으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주인공 우영우 역을 맡은 박은빈 배우의 경이로운 연기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성실하고 선한 인간의 이야기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 단숨에 화제성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어마 무시한 인기에는 여러 논의가 뒤따랐다. 자폐 스펙트럼 여성 변호사를 주제로 한 작품이니만큼, 그에 뒤따르는 여러 문제점이 제기된 것이다. 우선,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인식을 다소 왜곡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작중 우영우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조기졸업 겸 수석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수석 졸업한 후 변호사시험에서 1500점이상을 받은 엄청난 천재로 묘사되고 있다. 때문에 이 드라마를 본 몇몇 사람들은 우영우의 천재적인 두뇌를 자폐인의 한 가지 특성으로 머릿속에 새겨 넣곤 했다. 하지만 우영우처럼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사람은 자폐인 중 극히 일부분이다. 선천적으로 자폐성 장애 및 지적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기억, 암산, 퍼즐이나 음악적인 부분 등 특정한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가지는 증후군을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라고한다. 하지만 이 서번트 증후군이 발생될 확률은 발달장애인 중 100만분의 1 정도로 낮으며, 전 세계 인류를 통틀어 서번트 증후군환자는 100명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력적인 드라마 스토리를 위해 설정된 우영우의 천재라는 캐릭터성이 자폐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형성시킨 것이다.

또한, 콘텐츠의 소비를 위해 장애를 상품화 시키고 현실을 미화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실이라면 성립하지 않았을 요소들을 연출하고,우영우의 주변 환경을 판타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자폐 스펙트럼장애인과 그 가족은 경제활동은 고사하고 씻기고, 입히고, 먹이는등의 일상을 보내는 것조차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현실이 실존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대중들에게 내보여 그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은 아주 작고 단편적인부분만을 노출시켜 대중들의 뇌리에 박아 넣은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이런 <우영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드라마 소재로 등장하여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미디어의 순기능을 꼽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자폐 당사자들 또한 드라마에 대해 호평을 했다. 일본의 여성 자폐인 ‘스즈키 나츠코’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주로 남성을 기준으로 연구되어왔기에 여성의 기준에 맞지 않는 진단이 많아 항상 아쉬움이컸지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여성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다뤄 매우 행복했고 주인공 우영우가 어른으로서,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매회 엄청나게 큰 용기를 얻는다며 ‘살아도 된다는 용기를 준 작품’이라말했다.

또한, 꼭 장애에 대한 면이 아니더라도 <우영우>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여러 차별문제, 사회 문제나 인간상을 드러내고 있기에 그 점에 대한 칭찬도 여럿 나오고 있다. 작중 ‘권모술수’라는 별명을 가진 권민우라는 캐릭터는 공정과 역차별이라는 베일 아래 사회적 약자들을 차별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 우리에게 공평과 평등이라는 의미의차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들어주고, 이와 반대로 주인공 우영우를 일상적으로 도와주는 최수연을 ‘봄날의 햇살’로 묘사하여 시청자들에게 하여금 우리 사회가 더불어 잘 살기 위해서는 어떤 인간상이 필요한지 인식시켜준다. 황진미 대중문화 평론가는 시청자들이 <우영우>에 반응한 요인에 대해 “지금 이 시대에 가장 미묘한 정치적 쟁점인 장애, 젠더 등을 피하지 않고 예리하게 공략했다. 예민하거나 무거울 수 있는 소재에 당의정을 잘 입혔다”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힐링 드라마라는 겉표지 아래 장애인 차별, 어린이인권, 젠더 갈등과 같은 예민한 문제를 잘 녹여 다뤄낸 것이다.


우리는 장애인 차별과 같은 여러 사회 문제를 다룬 이 작품을 마냥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현실과의 괴리감, 지나친 미화와 같은 문제점은, 아마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영화와 드라마 같은 작품들이 미디어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며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영우>와 같은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된다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사회 문제를 윤리적으로 다루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더 많은 시청자들또한 이러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며 사회적 약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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