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새 정부에 가장 기대하는 교육 정책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어교육 전문기업(윤선생)이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7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교육 정책’ 주제 설문조사 결과 이번 정부 주요 교육(보육) 정책 가운데 가장 기대하는 것으로 ‘자기주도학습센터 설치 등을 통한 사교육비 부담 경감’이 1위(58.1%·복수응답)를 차지했다. ‘기초학력, 초등돌봄 등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가 53.8%로 뒤를 이었고 ‘교육과정 혁신 등을 통한 AI 미래교육 강화’(42.6%)는 3위에 올랐다.
학부모들의 이런 바람과는 달리 우리나라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는 영어 교과서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 격차가 커 공교육 불신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일 오전 국회에서는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영어 교과서와 수능 등 난이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 영어 최고 난이도는 미국 13.84학년, 이번 6월에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 최고 난이도는 12.12학년으로 우리나라 대학교 1~2학년 수준이었다. 반면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Ⅱ(고등학교 2학년 2학기 과정) 교과서 4종의 본문 최고 난이도는 8.45~11.05학년이었다. 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고등학교 2학년 수준이다. 평균 난이도 역시 지난해 수능 영어는 9.81학년, 올해 6월 모의평가는 9.32학년이었고, 교과서의 평균 난이도는 8.21학년으로, 최고 난이도와 평균 난이도 모두 교과서와 수능·모평 사이 격차가 있다. 이에 시민단체(사교육걱정없는세상)는 “교과서와 수능, 모의평가 간 난도 격차가 매우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EBS를 통해 수능을 대비하는건 가능하지만 이것조차 정상적 학교 교육과정으로는 대비가 불가능하다는 걸 의미한다”며, “현 수능 영어 출제 수준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얼마나 큰 공교육 불신을 안겨주는지 알아야 한다”며 “학교 교육과정으로 수능시험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2024년 서울지역 고등학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가 102만 9천원(통계청 발료)이라고 하는데, 학부모들이 가장 기대하는 교육 정책을 “사교육비 경감”으로 꼽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러나 영어과목만 보더라도, 학생들이 사교육 없이 학교 교육과정만으로는 대학 입시를 충분히 대비할 수 없으므로, 울며 겨자먹기로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는 자기주도적 학생들이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대학입시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교육 현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