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단순한 정보 검색 도구가 아니라 감정적 대화 상대, 이른바 ‘AI 친구’로 사용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AI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의 새로운 인간관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AI가 외로움과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연구진은 소셜 챗봇을 활용한 실험에서 참가자의 외로움과 사회불안 지수가 각각 15%,18%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AI가 접근성이 높은 심리 지원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청소년들은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AI에게는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언제든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상담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AI 사용이 오히려 외로움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MIT 미디어랩과 오픈AI의 공동 연구에서는 챗봇 사용 시간이 많을수록 외로움과 정서적 의존이 증가하고, 실제 인간 관계에서의 사회적 교류 시간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AI가 인간 관계를 대체할 경우 사회적 고립을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감정적 대화를 제공하는 AI를 사용할수록 사용자들이 AI를 인간처럼 인식하고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는 청소년의 대인관계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청소년기는 사회성, 공감 능력, 갈등 해결 능력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AI는 사용자의 감정에 맞춰 설계된 존재이기 때문에 갈등이나 거절, 타협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실제 인간 관계에서 필요한 사회적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청소년 대상 설문 조사에서도 일부 학생이 “사람보다 AI와의 대화가 더 편하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AI가 인간 관계를 대체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AI 친구는 외로움을 줄이는 새로운 기술적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인간 관계를 대신하는 존재가 될 경우 사회성 발달과 정서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AI를 인간 관계의 대체물이 아니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학교와 가정에서는 AI 활용 교육과 함께 대면 소통 능력, 공감 훈련, 또래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사회성 교육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대에 친구의 형태는 변화하고 있지만, 인간 관계의 중요성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 AI 친구가 외로움을 줄일지, 더 키울지는 결국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