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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민 리포트 | 인천지역유산 산책길

2026-01-31 2026년 2월호

걸을수록 역사가 깃들다

인천지역유산 산책길


오래된 책방 골목에서 시작해 계단으로 역사를 오르고, 짜장면 한 그릇으로 마무리하는 하루. 우리 시가 이번에 제정한 ‘인천지역유산’은 평범한 날을 뜻깊은 하루로 바꾸는 힘을 지녔다. 인천의 삶이 깃든 유산을 따라 걷는 산책은 어떤 모습일까. ‘인천 문화 덕후’가 직접 경험해 보았다.


글. 이로미 시민기자  사진. 황지현 포토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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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인천지역유산’은 국가유산이나 시 지정·등록 문화유산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근현대에 형성된 공간·기록·사건 등 인천의 역사적·사회문화적 가치와 시민 공감도를 지닌 유산을 발굴·보존하기 위한 제도다.


과거의 정서가 머무는 곳 

배다리 헌책방 골목 



추운 날이었지만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온기로 가득했다.


위. 역사를 간직한 아벨서점


아래. 색색의 서점이 옹기종기 모였다.


나는 오래전부터 인천의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나고 자란 도시이기도 하지만, 한쪽에는 시간을 품은 구도심이 자리하고, 다른 한쪽에는 생활이 편리한 신도심이 펼쳐져 있는 대비가 인천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해 와서다. 인천지역유산 제도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자 나도 그 흔적을 따라 몇 곳을 직접 돌아보고 싶어졌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부터 방문했다. 이곳은 인천에 위치한 유일한 헌책방 골목이다. 그 개수가 많지는 않지만 드라마 ‘도깨비’에도 나올 만큼 유명한 장소다. 골목의 역사는 광복 직후 인천을 떠나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일본 책을 고물상에 헐값으로 넘기면서부터 시작됐는데, 주인 잃은 책들이 배다리 시장으로 넘어왔고, 그 이후에도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헌책을 배다리 시장에 팔면서 자연스레 헌책방 골목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나는 골목의 터줏대감인 ‘아벨서점’에 들어갔다. 1973년, 배다리 인근 교회에서 작은 헌책방으로 시작한 아벨서점은 지금까지 이곳에서 책을 팔며 50년 가까이 골목을 지켜왔다. 서점 안에서는 여러 사람이 편안한 모습으로 책을 살펴보고 있었다. 나도 사람들 사이에 섞여 여러 책을 보다가 한 권을 구매했다.


인천의 경계에서 

각국조계지계단



역사를 알고 계단을 둘러보니 모든 게 새로웠다.


각국조계석 앞에서 잠시 생각을 골랐다.


옛 인천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각국조계지계단’은 언뜻 보면 흔한 계단처럼 보이지만, 인천 개항기의 시간이 남아 있는 장소다. 제물포조약으로 조선이 개항한 뒤, 조선에 진출한 열강들은 외국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조계지를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지금의 자유공원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경사지에 석조 계단이 놓였고, 그 흔적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지나가기만 했을 뿐 계단을 오르는 건 처음이다. 역사를 알고 나니 그저 평범한 계단이라고만 여겼던 풍경이 새롭게 다가왔다.

계단을 올라 왼쪽으로 걸어가면, 높은 지대에서 인천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바다가 보이는 김수근 건축가의 벽돌집 ‘개항장 이음 1977’은 인천지역유산은 아니지만, 다음으로 만나볼 ‘각국조계석’을 보기 전 개항장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기 좋은 곳이었다. 늘 보던 바다였지만, 겨울 햇빛이 내려앉은 풍경은 유난히 아름다웠다.

길을 따라 조금 더 걷자 각국조계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계석은 조계지의 경계를 표시한 표지석을 뜻한다. 앞면에는 각국지계各國地界, 

뒷면에는 조선지계朝鮮地界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당시 조계지와 조선인이 살던 마을의 경계를 구분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눈앞의 돌 하나가 아픈 과거의 풍경을 불러오는 것 같아서,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섞고, 보존하다 

차이나타운 골목과 짜장면 



 늘 먹던 짜장면이 새삼스러웠다. 


차이나타운 구석구석에는 중국식 디저트 가게가 많다.


이국적인 매력이 있는 차이나타운


각국조계지계단에서 ‘차이나타운’까지는 지척이다. 소박하고 다소 쓸쓸한 풍경이 감돌던 조금 전과 달리, 차이나타운은 화려하게 빛나는 중국식 건물과 함께 공갈빵, 월병 등 중국 전통 디저트 가게와 짜장면으로 유명한 식당이 즐비한 장소다.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1884년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면서 화교들이 모여들어 형성된 곳이다. 지금도 화교 학교가 남아 있으며, 매년 9월에는 ‘인천-중국의 날 문화관광축제’와 ‘짜장면 축제’가 열릴 만큼 이국적인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한국 안에 자리한 공간인 만큼, 두 문화가 겹쳐진 독특하고 흥미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나는 짜장면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짜장면은 인천지역유산 가운데서도 ‘무형’에 해당하며, 차이나타운과 인연이 깊은 음식이다. 짜장면의 탄생에는 여러 가지 ‘썰’이 있지만, 인천항 부둣가에서 노동자들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춘장에 국수를 비벼 먹던 형태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후 청나라 조계지를 중심으로 짜장면을 파는 식당이 늘어났고, 원조를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1905년에 문을 연 공화춘을 중심으로 대중화되며 확장됐다. 짜장면은 인천에서 처음 탄생한, ‘인천만의 역사’가 담겨 있는 무형 유산이다. 계속 걸어서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짜장면이 오늘따라 더 맛있게 느껴졌다.

배다리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계단에서 역사를 만났고, 차이나타운의 골목을 거쳐 한 그릇의 맛으로 완성됐다. 인천지역유산은 멀리 있는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걷고 먹고 살아가는 일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



이로미 시민기자

인천은 역사와 트렌드가 한데 어우러진 도시에요! 다른 지역에서 오신 분들도 인천지역유산을 한 번쯤 둘러보며 인천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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