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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모든 길은 지하로 통한다!

2015-01-08 2015년 1월호

 

모든 길은 지하로 통한다!

‘세계도 인정한 부평지하상가로 오세요~’



한류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여기에 쇼핑관광까지 더해지면서 인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遊客)’가 크게 늘었다. 이에 우리시는 이들 요우커를 흡수하기 위한 마케팅을 시 핵심 10대 과제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인천의 매력 포인트 가운데 하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를 넘어 세계기록으로도 인정받은 부평지하상가는 인천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도 원정쇼핑을 오는 ‘핫 플레이스’다. 평소 이곳을 즐겨 찾는다는 중국에서 온 유학생과 부평이 고향인 인천시민이 만나 부평지하상가 나들이에 나섰다.

글 정경숙 본지편집위원   사진 김상덕 자유사진가


 
출구 만 31개, 최다 점포 세계기록 인증
부평역 일대, 부평역지하상가를 비롯해 신부평·부평중앙·부평대아·부평역사 모두 다섯 구역으로 이뤄진 부평지하상가는 세계도 인정한 거대한 지하 쇼핑세계다. 하루 유동인구만 30만 명, 출구 만해도 31개, 3만 1천600㎡ 면적에 다양한 업종의 1천408개 점포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이에 지난해 미국 ‘월드 레코드 아카데미’로부터 ‘단일면적 최다 지하상가 점포수’ 부문에서 세계기록 인증을 받기도 했다.
차디찬 겨울바람을 헤치고 들어선 부평지하상가는 공기부터 훈훈한 그야말로 별천지다. 지하 골목골목에 즐비하게 늘어선 수많은 상점들은 눈을 휘둥그레하게 한다. 평일 오전,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활기를 뿜어낸다.
“중국에도 지하상가가 있지만, 이렇게 큰 규모는 아니예요. 평소에도 옷이나 신발 등을 사기 위해 부평지하상가를 자주 찾곤 했어요. 굳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즐거워요.” 장단단(24)씨는 2010년에 중국 산동성에서 한국으로 와 인천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에게 있어 부평지하상가는 젊은 여성이라면 꼭 체크해야 할 즐겨찾기 명소다. “지금은 지하상가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졌지만 제가 중·고등학생 때 만해도 지금보다 훨씬 규모가 작았어요. 그래도 유행하는 청바지, 신발 등… 웬만한 것은 다 살 수 있었지요.” 부평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유학 간 10여 년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곳에서 살아 온 성열(42)씨에게 부평지하상가는 지나간 추억과 현재의 일상이 흐르는 특별한 공간이다.



노동자들의 상가에서, 트렌드 세터들의 명소로
부평지하상가는 1986년 그 역사를 시작했다. 처음 대피시설로 만들었기 때문에 냉난방과 환기 시설이 미흡하고 일반 형광등과 백열등으로 조명을 밝혀야 할 만큼 열악했다. 하지만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을 비롯해 인근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모여들면서 점차 번성해 90년대부터 전성기를 누렸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시계, 신발 등 잡화를 파는 가게 10여 군데가 있었어요. 누가 이 구석진 지하를 알고 찾아왔겠어요. 낯 시간에도 상인들이 모여 파리만 날리고 앉았던 시절도 있었지요. 하지만 인근의 주머니 가벼운 노동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모여들고, 명절 때면 선물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답니다.” 부평역지하상가의 조강목 대표는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부평에서 카메라를 팔면서 젊은 날의 꿈을 일구었던 그때 그 시절을,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부평역지하상가는 지금 변화 속에 있다. 상인들 스스로 힘을 모아 2001년과 2014년 두 번에 걸쳐 상가시설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새롭게 손님들을 맞고 있다. 이번 공사에선 시대 흐름에 맞춰 모유수유실 등의 편의시설을 비롯해 장애인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추가로 설치했다. 특히 외국관광객 유치 홍보실과 외국어 방송설비를 마련해 외국인 쇼핑객들의 편의를 높였다. 상가 내의 상인도 상점도 가게에서 파는 아이템도 한층 젊어졌다.
“늘어나는 대형쇼핑몰과 경쟁하려면 바뀌어야 해요. 부평역지하상가를 중심으로 단순한 지하상가가 아닌 원스톱으로 먹고 쇼핑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지하도시를 만들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국제적인 쇼핑명소로 거듭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어지는 쇼핑 천국
길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싶을 만큼 거대한 지하세상 안에는 최신 유행을 달리면서도 값싸고 실속 있는 제품들로 쇼핑욕구를 자극하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요즘 가장 눈에 띄는 매장은 화장품 가게다. 문을 열고 처음 맞이하는 백화점 일층 매장이 그렇듯 부평역지하상가 중심에는 화장품 가게가 포진해 있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사용하는 화장품, 드라마 여주인공이 바르고 나온 립스틱 등은 요우커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여행 경비 대부분을 화장품 쇼핑에 할애할 만큼 한국 화장품을 좋아해 최근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장단단씨도 브랜드를 줄줄 욀 만큼 한국 화장품을 좋아한다. “옷과 화장품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누구나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값싸고 좋은 제품들을 파는 가게가 많아서 좋아요. 쇼핑상가가 정말 크고 가게도 물건 종류도 아주 많아요.”



지상 밖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 부평지하상가는 지하철 환승구간인 동시에 지상 밖 쇼핑거리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이리저리 쇼핑을 다니다 지하상가 끝에 다다르면 밖으로 나가 서점에 가고 극장에도 갔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극장은 좌석제가 아니라서 당시 인기 있던 블록버스터 영화를 서서 봤던 기억이 있어요. 함께 갔던 여자친구에게 엄청 혼이 났었지요.” 성열씨의 추억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부평지하상가와 ‘부평 문화의 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젊은이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늘 젊은 에너지가 넘친다.
최근에는 개성 강한 스트리트 패션 숍, 백화점에서나 볼 법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춘 상점 등이 곳곳에 들어서며 거리에 새로운 표정을 입히고 있다. 인천 멋쟁이들에게 최고라는 평가를 받던 ‘패션1번지’는, 지금 세계적인 패션명소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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