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다양한 예술체험의 기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은 여러가지 역할이 있다. 그 중에는 관객개발이라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반시민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예술교육을 실시해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나아가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게 하는 일이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을 감안할 때 학생들이 학교와 일상에서 직접적인 예술교육을 받기란 극히 부분적이며 체계적이지도 못하다. 이런 맥락에서 종합문화예술회관이 어려운 여건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립교향악단·합창단 중심의‘청소년 문화체험마당’과 무용단의 '무용·타악교실’ 등 각종 교육프로그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 올해부터 가세한 또 다른 모범적 사례가 있다. 시립극단의 박은희 감독에 의해 지난 2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5일간 펼쳐졌던 교육연극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연극은 시립극단 예술감독인 박감독이 '92년부터 국내에 소개해 온 연극교육의 새로운 방법론이다.
기존의 연극입문은 연극에 대한 개론강의와 잘 씌여진 대본에 의해 배역이 정해지고 연출자의 작품해석에 따라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후 무대에 서는 작업이었다. 청소년들의 창의력 개발보다는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훈련방법에 길들여졌던 것이다.
그러나 교육연극의 접근방식은 전혀 다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것은 교육연극의 한 분야로 DID(Drama In Education)라는 것이었다. DID는 극장에서 공연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학생간에 이뤄지는 드라마워크(Drama Work)를 말한다. 우선,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가볍게 걸으며 긴장을 푼다. 여기에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다. 걸으며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기 또는 외면하기, 인사하기 또는 자기소개하기, 그리고 범인찾기 게임 등으로 이어진다.
자기표현의 방법도 재미있다. 동작과 형용사를 함께 써 가며 자기소개하기, 소개받았던 친구를 다른 친구들에게 다시 소개하기 등 그 접근이 놀이와 같다. 상상력을 위해서는 각자 생활공간에서 떠오르는 물건을 몸짓을 통해 표현하고 다른 사람이 알아 맞춘다.
집중력 훈련에는 이야기 만들기가 동원된다. 한 팀의 구성원이 주제를 염두에 두면서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앞사람의 문장을 이어받아 새로 문장을 덧붙이며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바른 자세, 자기표현, 상상력, 집중력 등이 과정(놀이)별로 일대일 대응처럼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주된 관심사를 주제로 정해 이야기를 만들고 몸을 하나의 소품으로 정지된 장면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듭하면서 팀원간의 아이디어를 모아 조금씩 살을 붙여 나아간다. 처음보다 훨씬 다듬어진 제법 연극적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으로 발표된다.
놀이처럼 재미를 통해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교수법은 학생 스스로 각자의 개성을 발견하고 익혀 타인과 사회적 관계맺음을 돕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연극에 있어 교육자는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하다. 최소한의 간섭으로 피교육자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전체적인 진행을 파악하고 돕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일방적인 지시나 연출로 자발성과 창의성을 억압해서는 안된다. 올해 정부 예산 중 문화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건국이래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그러나 그 씀씀이를 꼼꼼히 따져 볼 일이다. 물론 문예 인프라를 확충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하거나 최소한 대등한 것은 인프라를 채우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교육(체험)의 기회를 넓히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지도강사 초빙, 교육 기자재 및 장소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위해 예술교육처럼(대형 축제와 달리) 전시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관광부와 인천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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