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하수물은 어떻게 깨끗해지나
이제 시설을 둘러볼 차례. 제일 먼저 최초침전에 도착했다. "어휴 냄새" 최초침전지에 도착도 하기 전에 이내 지윤이가 손을 코에 가져갔다. 집에 버린 물이 그대로 모인 곳이어서 그야말로 시궁창 냄새가 코를 찔렀고 물 색깔은 검은빛을 띠고 있었다.
하수물은 최초침전지에 2∼3시간 머물면서 무기물 등 찌꺼기를 가라앉히고 맑은 물만 걸러져 옆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옆으로 흘러내리는 물은 그나마 조금 깨끗해진 듯했다. 물위에는 거품같은 것이 떠 있기도 했는데 그게 바로 집에서 빨래할 때 쓰는 합성세제란다.
합성세제는 다른 오염물질과는 달리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어렵고 물위에 거품이 생기게 되어 산소가 물 속으로 녹아 들어갈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햇빛을 차단시켜 물 속의 플랑크톤이 정상적으로 번식하는 것을 방해해 물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집에 돌아가면 엄마께 합성세제 사용을 줄이시라고 말씀드리라는 부탁이 이어졌다. 다음 코스인 폭기조로 이동. 벌써 코가 둔해진 것인지, 아니면 물이 한번 걸러진 덕분인지 더 이상 악취가 풍기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폭기조에서 물은 5∼6시간 머물게 되는데 적정량의 미생물과 산소를 투입해주면 물속에 있는 미생물들이 반응을 일으켜 물을 맑게 만들어준다.
물위에는 물방울 같기도 하고 작은 거품 같기도 한 것이 떠 있었는데 그것이 미생물이란다. 걸음을 빨리 해 최종침전지에 가보았다. 둥근 원통모양에 물이 모여 있었다.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물은 마치 수돗물처럼 맑고 깨끗했다.
"이게 아까 그 물이예요?"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휘둥그레진 눈으로 하나가 물었다.
"이 물 먹어도 돼요?" 준호의 씩씩한 물음도 이어졌다.
수돗물처럼 깨끗해 보여 마셔도 괜찮을 것 같은 이 물이 처음에 보았던 악취를 풍기던 그 물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는 마술처럼 느껴졌다.
물을 덜 버리는 것이 물 보호의 첫 걸음 정말 이 물이 맑은 물일까? 더러운 폐수가 생명이 살아 숨쉬는 맑은 물로 다시 태어났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안내된 곳은 비단잉어가 헤엄치고 있는 연못. 이곳의 물은 최종침전지에서 걸러진 맑은 물을 모아놓은 것이란다.
"와 이쪽에도 있다" 견학하는 내내 형, 누나들과 장난치기에 바빴던 범준이는 대여섯 마리씩 무리지어 헤엄치고 있는 비단잉어가 신기한 듯 소리를 질렀다.
폐수를 걸러 비단잉어가 살 수 있을 정도의 맑은 물로 만들어 바다로 내보낸다니 오염은커녕 오히려 바다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연못 옆에는 작은 동물원이 마련돼 있었다. 화려한 꼬리를 자랑하는 공작이랑 거위, 하얀 털이 탐스러운 토끼 등 아이들과 친한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승기수질환경사업소는 주말이면 누구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놓고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이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다시 시청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
오늘 승기수질환경사업소에서 느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9명의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물을 아껴야 겠어요" 그리고 다짐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합성세제를 알맞게 쓰시도록 엄마께도 꼭 말씀드려야겠다고.
▣ 맑은 물이 되기위해 필요한 물
식용유 한 냄비 → 55만컵
된장찌개 한 그릇 → 1만8천컵
육개장 → 5만 1백컵
설렁탕 → 5천7백컵 갈비탕 → 3천컵
라면 한 그릇 → 4천1백컵
소주 한 병 → 9만9천컵
맥주 한 병 → 4만3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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