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4,500쪽에 담긴 인천 발자취
소설이나 대하드라마로 재구성된 것을 빼놓고, 역사에 재미를 기대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더욱이 市의 역사를 기록한 시사에 재미를 바란다면 욕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곧 발간을 앞두고 있는 2002년 판 '인천시사'에서라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쉽게 읽히는 문장으로 써 내려가고 사진도 양념처럼 곁들여 인천의 역사를 맛있게 전달해주자는 것, 이번 시사작업의 주제는 ‘시민 곁으로’였다.
9월 중에 세상 빛을 보게 되는 2002년 판 「인천시사」는 1993년 이후 10년 만에 발간되는 시사이자 ‘새 천년 첫 시사’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 보다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고매수로 따지면 3만 매, A4용지로는 4,300쪽에 담겨있던 인천의 역사는 이제 6권의 양장본 책(총 4,500페이지)이라는 근사한 옷을 걸치고 세상에 나온다.
이번 시사 편찬을 위해 집필에 참여한 사람은 각계 전문가 62명. 감수만도 18명이 위촉되었고 교정교열에만 10여 명이 달라붙어 4∼5교 끝에 겨우 인쇄에 넘어갔다. 외형적으로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내용이나 형식도 새로워졌다. 「인천시사 상·중·하」라는 투박한 이름에 백과사전이나 사전을 연상시키는 두꺼운 세 권 짜리 책으로 나왔던 기존의 시사를 탈피해 6개의 분야로 세분화시켜서 각 권이 한 손에 너끈히 잡히는 여섯 권의 전집으로 꾸몄다.
제 1권 ‘자연환경과 지리’ 편에는 각 시·군·구의 연혁을 비롯해 지도, 방언, 땅이름 등의 내용을 담았고 2권 ‘인천의 발자취’에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인천의 역사가 통사적으로 쓰여져 있다. 3권 현대사회(Ⅰ-정치·행정·사법), 4권 현대사회(Ⅱ-산업과 경제), 5권 현대사회(Ⅲ-사회와 문화)에는 1990년대 이후의 통계와 상황을 중심으로 인천인의 실생활이 담겨있다. 6권 ‘문화유산과 인물’ 편에는 인천의 문화재를 비롯해 박물관 및 관광명소, 민속, 전설과 민요, 인물 등이 담겨있다. 서술시기는 선사시대부터 2000년 12월까지이다.
10년만의 작업이다 보니 새로 기록해야 할 일도 많았다. 그동안 인천은 직할시에서 강화와 옹진, 검단을 포함하는 광역시로 탈바꿈했고 인구가 260만, 면적도 980.04㎢에 이르는 거대도시로 성장했다. 더욱이 인천국제공항 개항, 송도신도시 조성, 인천문학경기장 건설, 인천지하철개통 등 그 자체가 역사라 해도 손색없는 굵직굵직한 일들이 일어났다. 10년 새, 강산이 달라져도 이만저만 달라진 게 아니다.
표현방법도 한자가 너무 많아 마치 공문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무엇보다 한글사용을 원칙으로 고등학교 교재 수준의 쉬운 말을 썼고 글과 함께 풍부한 사진을 곁들여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고 여백의 미를 살리는 묘도 부렸다. 겉 표지는 산뜻한 빛깔을 입혀 잡지 풍으로 편집했다.
여기에 시민들의 손길을 거치며 마무리되어 더 뜻깊은 작업이 됐다. 원고를 완성한 뒤 지난 6월부터 7월 13일까지 공람 기간을 가진 것이다. 그 끝에 40여명의 시민들이 의견을 냈고 이를 반영해 수록하기도 했다.
2002년 판 <인천시사>는 오는 10월 15일 인천시민의 날을 기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일단 1,000질을 발간해 주요 기관에 나누어주고 동시에 시사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CD-Rom도 제작해 시민들의 손에 전달할 계획이다. 뒤이어 일반 시민이나 초·중·고등학생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시사 요약본을 만들고 영어와 일어 등 외국어로도 번역해서 인천의 역사를 세계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새 천년 첫 시사는 당분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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