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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도지미(개떡)를 배열한 독특하고 희귀한 도요지

2001-05-16 2000년 6월호

경서동 녹청자도요지 가는 길은 골프장 가는 길이다. 그 옛날 도공이 흙, 물, 바람 그리고 불로 생명을 빚어냈던 도요지는 인천국제컨트리클럽 안에 숨겨져 있다. 경기도 이천과 여주의 도예지를 상상하고 길을 떠나면 십중팔구 실망하기 십상이다.

녹청자도요지는 컨트리클럽 15번 홀 옆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도요지란 옛날에 기와, 사기, 질그릇 등을 만들던 가마터를 말한다.

녹청자도요지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65년과 66년 네 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되면서부터다. 발굴당시만 해도 이 일대는 온통 보리밭이었다. 녹청자 도요지가 왜 경서동에 있었을까. 수수께끼는 두 가지 논리로 금방 해결된다.

먼저 요업의 원료로 쓰이는 토색의 함유량이 많은 흙을 이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이곳 주변에는 항아리를 비롯한 생활용기들인 질그릇을 굽던 공장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또 한가지, 지금은 이곳이 내륙으로 변해있지만 옛날에는 배를 이용해 완제품을 중국과 일본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해안가였다는 점이다. 이렇듯 경서동은 녹청자를 만들기 위한 생산원료의 조달부터 판매경로까지 다른 지역에 비해 탁월한 입지조건을 지니고 있었다.

녹청자는 청자계(靑磁系)의 얇은 태토(胎土) 위에 녹청색 유약을 발라 구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것을 언제부터 구었는지 대해서는 설이 나뉘지만 고려 초에서 조선 후기까지 쓰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주류를 이룬다.

녹청자를 굽는 요의 구조와 양식은 매우 특이하다. 구릉을 타고 완만하게 기울어진 요상(窯床·도자기를 올려놓는 곳)의 표면에 흙으로 만든 원형의 도지미(개떡)를 배열한 희귀한 양식이다. 도지미란 자기를 굽기 전에 그릇들을 하나하나 올려놓아서 그릇의 굽이 직접 요상에 닿지 않도록 배열한 굽받침을 말한다. 녹청자의 굽받침으로 평형을 이루도록 조절하는 방법은 일본의 두 곳에서만 발견돼 그때까지만 해도 그네들의 독창적인 기법이라고 자부해왔다.

경서동의 도요지 발굴은 그들의 주장을 퇴색시켰을 뿐 만 아니라 오히려 도요 기술이 한반도를 통해 흘러 들어갔다는 설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중요성으로 녹청자도요지는 1970년 6월 8일 문화재관리국에 의해 국가지정 사적 제 211호로 지정되었다. 인천 최초의 국가 사적인 경서동 녹청자도요지에는 지난 84년 12월에 발굴터의 보존을 위해 보호막사가 설치됐으며 그 이후 골프공으로 부터의 훼손을 막기 위해 보호망까지 뒤집어 섰다. 처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곳간처럼 생긴 막사를 문화재로 오인하기도 한다.

국가 사적이 골프장 잔디 위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곧잘 '그린 위의 보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녹청자를 눈으로 보기 위해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인천시립박물관을 찾아야 한다. 인천시립박물관 제 2전시실에는 대접을 비롯해 완접시, 자배기, 항아리 등 경서동에서 출토된 녹청자 20여점이 전시돼 있다. 출토품엔 대부분 문양이 없고 유약을 긁어 장식을 시도한 흔적이 보인다.

유약의 빛깔은 녹갈색과 암록색으로 불투명하고 광택이 없는 투박한 막그릇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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