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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단 이끄는 '왕'언니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짧게 쳐온 머리가 이젠 제법 자라 묶어도 좋을 정도. 끝에 꼬실꼬실 힘도 줬다. 웬 일일까. "나이가 나이인 만큼"이라고 무뚝뚝하게 툭 한마디 던진다.
인천제철 여자축구단 20명을 이끄는 주장 이미애선수. 과연 자칭타칭 축구단의 '왕언니'다운 대답이다. 처음부터 축구를 했던 건 아니다.
중3때부터 역도를 했다. 내내 국가대표 선수일만큼 실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역기를 내려놓았다.
축구를 알게 된 건 대학교 1학년때. 모교인 인천전문대학교에 여자축구단이 있었다. "여자가 과격한 운동을 한다는 점이 오히려 호감이 갔기 때문"에 선택했단다. 5남1녀중 막내. 남정네들 틈바구니에서 컸던 탓인가. 외모는 그렇다치고 어쩜 말투까지도 오빠스럽다.
결혼? 아직 생각해본적 없다. 남자친구도 없다. 선수생활에 짬을 내기도 어려우려니와 우선은 관심 밖. 남자에게 눈을 돌리기엔 할일이 급하다.
국가대표 선수단 주장까지도 맡고 있어 한눈팔 틈이 더더욱 없다. 까마득한 후배들을 챙기는 일만해도 그렇다. 팀안에서 언니이자 엄마, 심지어 할머니의 따뜻한 품노릇까지도 해야 할 판. 올해나이 스물일곱. 다른 선수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후배들은 물론 여자축구계에서도 이선수의 장래가 큰 관심사다. 얼마나 더 필드에서 뛸 수 있을까. 이선수 자신은 "98년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뛰는 것 까지가 목표"라고 말한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나이가 들어도 열심히만 하면 얼마든지 현역에서 뛸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단다.
남은 길은 여자축구를 위해 일하고 싶다.
지도자 생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일. 여하튼 여자축구가 활성화되는데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건 없다. 160㎝·65㎏. 결코 만만치 않은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그는 그저 많이 먹고 푹 잔다. '요새 젊은 애들'한테 뒤처지지 않으려면 체력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철칙.
한국 여자축구를 떠받치고 있는 그녀의 두발은 튼튼하다.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 역시 토실토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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